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리뷰/정보] (스포) 추린이의 살육에 이르는 병 리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26 17:56:21
조회 754 추천 10 댓글 7
														
							
스포일러 주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스크롤 해주세요.
만두이미지


7fed8274b58b6af051ee81e1458372739c835e0d5932a3e44ef01d1b91195c0b



두 번째로 읽게 된 추리소설 '살육에 이르는 병'

지금까지 서술트릭에 대한 개념이 막연했는데 이 책을 두 번 읽고 확실히 알게 된 기분이야.

가모우 가의 '할머니' 에 대한 묘사가 전혀 없었던 점과, 마사코의 아들 = 미노루 라는 공식이 머릿 속에 깊게 박혀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마사코의 대사는 정말 충격적이었어.


물론 처음 읽었을 때 순간순간 막연한 의구심?이 들었을 때가 몇몇 있었긴 했어.

미노루의 어머니가 옆집 할머니 할아버지를 때때로 보러 가야 한다고 언급 했지만, 마사코 시점 서술에서는 그런 언급이 전혀 없었던 점.

2월에 미노루가 어머니에게 살인 테이프를 들킬 뻔한 위험을 넘어가놓고 3월에 아들이 마사코에게 테이프를 보다가 또 들킨 점.

소설에서 미노루는 반듯한 외형의 미남으로 묘사되는데, 목격 진술에 따르면 호텔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가 30대로 보였다는 점.


하지만 이게 미노루가 마사코의 남편이라는 것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휘몰아치는 전개에 휩쓸려서 미노루의 살인미수 현장에서 죽어있던 의문의 남성 시체를 마사코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발언했을 때 뇌 정지가 왔고, 그러면 지금 가모우 가를 향하고 있는 미노루의 정체는 도대체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도 잠시, 바로 이어진 마사코의 마지막 대사에서 미노루를 향해 언급한 '여보' 라는 단어를 보고 쇼크를 받았어. 진짜 한 30초동안 벙찐채로 뇌가 안 돌아가서 뭐가 어떻게 된 건가 싶었지.


그 이후로 소설을 다시 처음부터, 정확히는 마사코와 미노루의 시점을 중점적으로 다시 읽으니 마사코는 아들을 단 한 번도 '미노루' 라고 부른 적이 없고, 마찬가지로 미노루도 엄마를 '마사코' 라고 부른 적이 없었으며, 또한 미노루가 대학교 교수라는 것을 알게 된 시점에서 책을 다시 읽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어.

마사코를 통해 내내 묘사되던 아들의 시점이 없다는 것 만으로도 이런 식으로 독자를 속일 수 있는 전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어.


두 번째로 당한 소녀가 미노루를 내내 '아찌' 나 '아저씨' 로 부른 이유, 미노루의 어머니와 마사코의 말투가 사뭇 다른 것, 마사코가 가족 온천 여행을 제안하지만 남편과 아들 모두 거절하는 이유가 개연성 있게 드러났고, '같은 소설인데 이렇게 다르게 읽히구나' 라는 놀라움을 줬어. 서술 트릭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맛 본 느낌이야.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 섞여 있는데 처음에는 이것이 시간 순서 트릭을 위해 장치해둔 것인 줄 알았으나, 작년은 정확하게 작년이며 1, 2, 3월은 모두 같은 시간대에 일어났던 거였고, 복잡하지 않아서 오히려 작품의 완성도가 올라간 것 같아


여기까지가 이 작품의 트릭에 대한 감상이었어. 그 외 소설 내용에 대한 감상평은, 솔직히 처음에는 마사코의 강박적인 아들 집착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 이 의도적인 것 같은 강박적인 행동이 '사실 마사코가 범인인가?' 라는 의문까지 미쳤을 정도로.

우리 가족도 부모님이 작품처럼 같은 집에서 서로 남남처럼 지내지만, 우리 엄마는 마사코와는 다르게 자신이 즐기는 일과 종교 활동을 통해서 쓸쓸함을 해소하시거든.

다만 해설 부분에서 언급한 시대상과, '아버지의 부재가 모자의 밀착을 가져온다' 라는 주제를 새기고 작품을 다시 읽으니 마사코의 아들에 대한 강박적인 행동 심리가 어느정도 이해되긴 했어. 확실히 이 소설이 쓰여진 시기와는 달리 지금은 여성의 행동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해.

또한 이게 미노루의 어머니에 대한 뒤틀린 사랑에도 적용 되더라.


아쉬웠던 점은, 미노루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 묘사가 중후반부에 어떠한 복선 없이 정말 뜬금 없이 나오는데(그 전까지는 미노루가 어머니와 대화를 해도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전혀 묘사되지 않았음), 읽으면서 조금 모난? 느낌이 들긴 하더라. 후반부 어머니에 대한 뒤틀린 애정과 살인행위를 위한 복선이라고는 하나, 너무 갑자기 튀어나온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어.


아무튼 첫 번째로 읽었던 소설인 '봉제인형 살인사건' 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너무 재밌게 읽었던 작품이었고 서술 트릭이 뭔지 제대로 알려주는 작품이었어. 일본 작품이 확실히 다른 해외 작품들에 비해 간결한 문체가 많아서 그런지 훨씬 가독성이 좋더라. 소설만이 전개할 수 있는 진행 방식이 너무 신선했어.

다음은 '히사시노 게이고' 의 '악의' 를 읽을 예정이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추천 비추천

10

고정닉 4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19449 일반 하루치카를 봤어요 [1] ㅇㅇ(106.102) 22.10.16 79 0
19448 일반 SF나 특수설정 하나 추천해주세요 [4] 애드리언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6 222 0
19447 일반 [노스포] 흑뢰성 초반부터 어질어질하다.... [8] ㅇㅇ(61.80) 22.10.16 481 0
19446 일반 폰으로 책사서 스캔하는게 편하네 [1] ㅇㅇ(218.50) 22.10.16 316 2
19445 일반 흡입력 있는 도입부라는게 참 쓰기 어려운 듯 [4] 애드리언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6 223 3
19444 일반 본인 능지 딸려서 앞에 노트북 놓고 [1] ㅇㅇ(222.121) 22.10.16 168 0
19443 일반 기린의 날개 재밌음? [6] ㅇㅇ(61.77) 22.10.16 289 0
19442 일반 스포) 악의 질문 [10] RainStor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6 302 1
19441 일반 미쓰다 신조 작가시리즈 질문 [2] ㅇㅇ(211.246) 22.10.16 284 0
19440 일반 요즘 추리소설에 푹 빠져있어서 행복하다 [7] ㅇㅇ(221.152) 22.10.16 277 2
19439 리뷰/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딱잎학교> 리뷰 [6] 경자디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6 527 10
19438 일반 스포) 조즈카 3편 반절까지 읽은 입장에서 조즈카 성격은 [2] ㅇㅇㅇ(106.72) 22.10.16 213 0
19437 일반 말 나온 김에 엘릭시르의 표지 성형 능력 [1] 카즈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5 377 0
19436 일반 표지 보고 책을 고르는 건 아니지만 [2] 카즈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5 326 0
19435 일반 표지 예쁘다고 생각되는 책 있음?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5 335 0
19434 일반 외국추리 읽을때 등장인물 메모하면서 읽어? [7] ㅇㅇ(221.152) 22.10.15 157 0
19433 리뷰/ (스포,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스포?)미스터리 아레나 꽤 재밌게봄 [1] 음냐냐(125.130) 22.10.15 135 1
19432 일반 추리하면서 읽는편임?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5 186 0
19429 일반 히가시노 책 이거 살건데 어떰?? [6] ㅇㅇ(118.235) 22.10.15 368 0
19428 리뷰/ 스포일러는 없는듯?) 리커시블 [2] ㅇㅇ(211.109) 22.10.15 221 4
19427 일반 밀리 책 추천좀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5 280 0
19425 리뷰/ 스포) 영매탐정 조즈카 다 읽고 남기는 매우 주관적인 불호글 [14] 그뉵헬창드래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5 430 2
19424 리뷰/ 나미키 도의 우리들의 비밀 온실 00(220.67) 22.10.15 47 0
19423 일반 새로 나온 관 시리즈 [2] ㅇㅇ(211.243) 22.10.15 346 2
19422 리뷰/ 니시무라 교타로-화려한 유괴 [1] 뭔디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5 369 7
19421 일반 책왔다 [1] ㅇㅇ(221.153) 22.10.15 147 2
19420 일반 스포)용의자 x의 헌신 질문 [8] ㅇㅇ(175.195) 22.10.15 203 0
19418 일반 블루홀식스 이 시봉새들 시치리 복수의협주곡 9월 10월에 낸다해놓고 [2] ㅇㅇ(182.216) 22.10.15 209 0
19417 일반 앨리스 죽이기 다 읽었는데 [2] ㅇㅇ(223.62) 22.10.15 335 0
19416 일반 쓰네카와 고타로는 제목 참 잘 짓는 것 같음 [1] ㅇㅇ(163.239) 22.10.15 209 0
19415 리뷰/ (스포) 와카타케 나나미의 '나의 차가운 일상' ㅇㅇ(59.18) 22.10.15 152 3
19413 리뷰/ (스포) 와카타케 나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ㅇㅇ(59.18) 22.10.15 235 8
19412 일반 스포) 메두사 결말 질문 [2] ㅇㅇ(49.171) 22.10.15 106 0
19411 일반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소설이 나음? [3] ㅇㅇ(119.69) 22.10.15 217 0
19410 일반 케닐, 유괴 살인사건 번역본은 영영 안 나오겠지? [2] ㅇㅇ(125.181) 22.10.15 96 0
19409 일반 관시리즈 이북 할인 놓쳐서 잠이 안온다 [3] ㅇㅇ(222.121) 22.10.15 180 0
19407 일반 불야성 뒤지게 재밌네 [2] 셰익스피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5 282 0
19406 일반 미로관 옴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4 187 0
19405 일반 분노로 구매한 밀실살인게임 2.0 도착! [5] '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4 287 2
19404 일반 악의 예전에 읽고 다시 읽었는데 [1] ㅇㅇ(58.125) 22.10.14 174 0
19403 일반 2010년 초반 표지 디자인은 진짜... ㅇㅇ(59.18) 22.10.14 226 0
19401 일반 마지막 장의 임팩트나 여운이 가장 강했던 작품이 뭐임? [21]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4 764 0
19398 일반 오늘 대출해온 책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4 167 0
19397 리뷰/ 아마네 료 '공상탐정과 밀실 메이커' 다 읽었다... [2] 국뽕한사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4 202 7
19396 일반 클로즈드 서클 볼때마다 답답한거 [4] ㅇㅇ(223.39) 22.10.14 279 2
19395 일반 추소갤에서 ㅊㅊ 받고 머리가 띵할 정도로 좋았던 작품들 [4] ㅇㅇ(39.114) 22.10.14 499 1
19394 일반 알라딘에서 책시켰는데 이거 환불가능? [4] ㅇㅇ(121.184) 22.10.14 271 0
19392 리뷰/ 스포) 내가 생각하는 조즈카가 인기 많고 평가 좋은 이유 [3] ㅇㅇ(211.109) 22.10.14 713 10
19391 일반 조즈카 재미없어... [1] ELS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4 247 0
19390 일반 요네자와 호노부 최고작 [22] ㅇㅇ(203.237) 22.10.14 61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