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미 마코토 <어리석은 자의 독> 리뷰 - 추리소설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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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리뷰/정보] 우사미 마코토 <어리석은 자의 독> 리뷰앱에서 작성

Souvenir

2021.02.12 00:57:05

조회 724 추천 14 댓글 5

독자들을 엄청나게 '지치게' 만드는 작품이다. 물리적인 분량의 문제가 아니라, 깔끔하고 정돈된 문장들이 속도감을 붙게 만들면서도 그 문장들 하나하나가 가슴을 짓누른다. 결말에 이르기까지 가슴 속에 돌덩이 하나를 매달고 보는 듯한 먹먹함이 느껴진다. 읽으면서 여러번 숨을 골라야 했다.

그러나, 두 주인공의 복잡하면서도 미묘한 관계, 50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진행되는 웅장하면서도 가슴 아픈 전개, 그러면서도 추리소설 특유의 작법과 휴먼 미스터리의 특성을 놓치지 않은 이 작품의 거대한 힘에 압도당해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읽어본 그 어떤 추리소설 중에서도 가장 '순수문학스러운'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굉장히 특이하게도, 일본문학임에도 우리나라 소설 특유의 수더분하면서도 찡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결말에 도달하면 안타까움이 가슴에 콱 들어와 박힌다. 최악의 최악까지 몰렸던 주인공들, 그 둘에게 결코 맹목적인 비난을 퍼부을 수가 없었다. 10년 전 '기시 유스케'의 <푸른 불꽃>을 읽고 느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우사미 마코토는 "호러든 미스터리든 그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작품을 만드는 힘이다."라고 밝혔다. 내가 다음에는 그녀의 어떤 작품에 다시 한 번 압도당하게 될지 궁금하다.

점수 : ★★★★★★★★★☆ (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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