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가 "나"일까 - 나폴리탄 괴담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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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21-03-02

[나폴리탄] 어디까지가 "나"일까앱에서 작성

코런갑다

2024.04.27 13:49:48

조회 281 추천 9 댓글 2

하울의 명제

나는 뭘까

가전재품들로 가득찬 ㅇㅇ아파트 102동 809호 작은방 거주 ㅇㅇ대학교 재학 중 23세 군필 미혼 연예경험 전무

돼지같은 뱃살에 165cm 89kg 17cm 다리는 짧은 편

자기 힘으로 무언가를 해보려 한 경험은 전무

여성경험도 없다

기술같은건 배운적도 없다

로우리스크 하이리턴만을 바래온 삶

오물을 보는 듯한 시선을 받으며 23년간 살아왔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고칼로리 음식들로 뱃속을 채우기를 수년

부르트고 닳고 닳은 저 말들 중 진정 "나" 라고 할 수 있는건 뭘까

르네상스 시대와도 같은 세상의 화려함만을 보며 살아온 나는 "나"를 받아들일 수 없다.

고생한 흔적이라고는 전혀 없는 손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있으나 없으나 한 나의 ■■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잔인하게 잘려나가 바닥에 떨어진 나의 다리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아집으로 가득차 후회만을 남기는 나의 뇌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내 두꺼운 다리를 보고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말도 안될 정도로 불어난 나의 배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이채가 들기는 커녕 죽은 생선의 눈이라고 하도 좋을 내 눈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맞기만 해온 나의 갈비뼈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아직도 움직이고 있는 내 심장은? 내 폐는? 내 손가락은?

나는 의심했다.

누굴까 나는

고뇌에 고뇌를 거듭해

합리적인 결론을 내렸다

치색연필의색소가나뭇잎의하나가빛을하나두었고내몄다

면티셔츠의 탐방울이 기분나쁜 냄새를 풍겼다

하나다

나는 하나였다.

다 하나였다. 그저 그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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