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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천국으로의 문에 당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9.248) 2024.05.12 03:38:11
조회 1318 추천 29 댓글 0
														
“안타까운 일이에요. 김명섭 열심신도님.”

“저는 당신이 언젠가 우리 교단에서 큰 일을 해낼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신흥 사이비 교단의 취재를 위해 잠입한지 어언 6개월,
평일 진행되는 3회의 예배와 교리공부,
주말 이틀간의 정기예배까지 모두 참석하며
이들의 신도 착취에 대해 몰래 조사하려고
지하 4층으로 가는 숨겨진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나보니 하얀 타일로 된 방의 의자에 구속되어있었다.

“무슨 이유로 이 곳에 왔느냐는 시시한 질문은 하지 않을게요.”

“저는 정말로 실망했습니다.”

입을 열고 재잘대는 눈 앞의 윤성심 고위사제 주위로 수술도구와 큰 빛을 내는 조명.
이 곳에서 나를 고문하거나 죽일 셈이 분명하다.
혹은 둘 다일지도 모르겠군.

“그런데, 행복에 대해서 어디까지 아시나요, 신도님?”

“행복은 주관적인 감정이라서.”

“어떻게 느끼냐는, 당신의 주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요.”

오른쪽 손목의 구속구가 약간 헐거운 것 같은데…
시간만 충분하다면 구속구를 풀고 사제를 인질로 잡아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고개를 끄덕이며 최대한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해봐야겠는걸

“하지만, 아무리 신실한 믿음을 가진 신도들도.“

”아무리 신실한 믿음을 가진 사제들도 살아가다 보면.“

”여러 시련을 겪고 행복하지 않은 순간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니.“

말을 하며 내 주위를 빙빙 돌다가 내 뒤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오한이 이는 소름돋는 감각.
이대로 뒤에서 내 목이라도 따버리는 날에는
반쯤 풀린 이 구속구가 아쉽겠군.


“아직은 준비가 부족하여 일단은 믿음이 깊은 분들께만.”

“그런 시련을 겪지 않을 수 있게 도와드리려.”

“한 마음, 한 뜻으로 행복해질 수 있게.”

‘교주님께서는 준비를 해주었어요.’

목덜미에 축축하고 꿈틀거리는 것을 올려두고.
뒷짐을 진 채, 뒤에 무언가를 숨긴 채.
다시 앞으로 와서 기쁜 표정으로 마주보고.
말을 잇기 시작했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행동들을 정해두고.‘

’그 행동들을 하게 되면 행복한 기분이 들 수 있게.‘

’이 지상의 어떤 행복보다도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게.‘

칼인가?
메스인가?
혹은 우리나라에선 쉽게 구할 수 없는 총일지도 모른다.
아니, 이런 수술실같은 방이니 약물이 담긴 주사기일지도.
오른손의 구속구는 이제 손으로 쉽게 뺄 수 있을만큼 풀렸다.

사제가 가까이 다가온 순간 절호의 기회가 주어지리라.

’사제들, 신도들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천국을.’

‘이 땅에 만들기로 했어요.’

‘짜잔!’

뒤에 숨기고 있던 것은 칼, 총, 주사기도 아니었다.
회백색의 꿈틀거리는 무언가.
회백색의 살덩어리같은 무언가가 맥동하고 있는 것을.
내 코앞에 들이밀었다.

‘하늘에서 오신 교주님께서.‘

’손수 떼어내주신 본인의 피와 살이랍니다.‘

오른손으로 사제의 갸냘픈 목을 움켜쥐고
그대로 바닥으로 내던졌다.
이 종교에는 생각보다 심각한.
더 깊은 무언가가 있었다.
어서 왼손 구속구를 마저 풀고
일어나서 사제를 걷어 차는 순간

불쾌한 기분, 구토감이 엄습했다.
무언가 이상하다.

‘토할 것 같으시죠?’

누워있는 사제를 내려다보니.

‘기분이 이상하시죠?’

이 여자, 어느 순간부터 입을 열지 않고 말을 한다.

‘나쁜 일을 해서 그래요.’

언제부터 그랬지?
조금 전?
처음부터?
아니다, 처음엔 분명 입을 열고 말을 했다.

‘나쁜 일을 하면 괴롭고.’

일단 이 곳에서 벗어나야겠다.

‘좋은 일을 하면 행복해지실거에요.’

이 곳에서 가장 가까운 경찰서가…

‘경찰은 안 돼요.’

경찰은 안 된다.
곧 심야예배를 드릴 시간이니까.
예배를 드려야 행복해질 수 있다.

넉달 뒤 결혼 예정인 여자친구도.
행복하게 해 줘야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

서산 집에 계신 아버지도.
서산 집에 계신 어머니도.
대전에서 공부중인 동생도.
모두 행복하게 해 줘야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

이런 행복한 곳을 기사로 알리는 것이
나의 기자로서, 신도로서의 사명이다.

‘잘 생각하셨어요 신도님.’

‘아니, 이제는 김명섭 사제님이시네요.’

‘큰 일을 해낼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죠.’

‘역시 제 안목은 틀리지 않았네요.’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Ps.
최근에 영화 더 씽을 봤습니다.

인간에 기생하여 숙주를 조종하고
남들한테 감염시키고 감염시켜서
남극의 연구기지를 초토화시키는 끔찍한 괴물이 나오는데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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