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정치권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야당이 김 후보자 인준안과 임혜숙‧노형욱‧박준영 장관 후보자와 인선과 연계해 처리할 것을 주장하는 것과 달리 여당은 별개 사안으로 보고 있어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당은 후보자 인선 단독처리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청문회 이후 정국이 얼어붙을 전망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3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상임고문단과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김부겸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채택에 다 같이 힘쓰자고 했고 야당의 협력 촉구했다”며 “야당 협상과 관련없이 오늘 중, 빠르면 6시에 총리 인준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주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이 예정돼 있어 총리를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4시 여야 지도부는 머리를 맞대고 재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입장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야당 내부에서는 여당이 총리 인선을 강행할 경우 5월 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여당 역시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 경우도 상임위도 단독 개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 원내대변인은 상임위 단독 개의 가능성에 대해 “야당이 비협조적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다”며 “오후 4시 대표 간 합의 따라서 상황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응천 의원 등은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심사 및 채택’을 위한 전체회의 개회 요구서를 제출했다. 여야 원내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는 시점에 노 후보자 인사청문결과보고서 채택 움직임을 보인 것이어서 양당의 마찰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오후 1시에도 여야 원내지도부는 머리를 맞대고 총리‧장관 후보자 인선 문제를 놓고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야당은 총리 인선을 장관 후보자 인선과 연계해 처리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있는 후보들은 전원 낙마해야 한다는 기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국정을 운영하는 주무부처 장관 선정은 야구경기가 아니다”며 “세 명이든 네명이든 자격없는 후보자는 모두 지명 철회해야 한다. 1명 낙마냐 아니냐는 식의 숫자놀음으로 국민들을 속이려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논란이 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했지만 야당의 기조에는 변화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야당에 불리하지 않은 국면으로 인식하고 이같은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임혜숙 후보자는 국비를 지원받은 해외 출장에 가족동반 출국, 제자 논문에 남편을 공동저자로 올린 ‘논문내조’,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임명 전 당적 보유, 의장전입 의혹이, 김부겸 총리 후보자는 가족의 라임펀드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