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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길티 오브 비잉 닌자 #1

ㄱㅂㅈ(125.178) 2021.01.08 03:09:03
조회 1592 추천 17 댓글 7
														

【인터미션】


"사요, 나라!" 닌자 킬러가 폭발사산했다. 진홍색 불꽃이 장속과 함께 순식간에 분해되고 휘몰아치더니 소멸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잔심 자세를 취한 채,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 눈앞에는 둔중한 은빛의 오벨리스크가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의 멘포가 삐걱이며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눈동자의 불길이 사라졌다. 1

(* 카라테에서 결정적 카이샤쿠 후에도 잠시 공격 자세를 풀지 않는 것을 의미)


이윽고 먼 배후에서 엘리베이터 도착 마이코 음성이 희미하게 새어들려온다. 에일리어스, 간도, 그리고 우미노다. 닌자 슬레이어는 되돌아본다. 거대한 토리이를 빠져나가 그들과 합류한다. 2


간도는 닌자 슬레이어를 본다. 그리고 말했다. "해치웠나?" "끝났다."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끄덕인다. "돌아갈까." 라고 말하는 간도. "돌아... 아니." 그는 고개를 저었다. "예전과는 다른 경치도 보이는 것 같군." "포엣." 간도는 활짝 웃었다.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너. 예전에 했던 이야기인데." "......" 3


"세키바하라." 간도는 말했다. "그때... 난 너에게, 정말로 모든 닌자를 죽일 거냐? 자이바츠를 멸망시키는 것까진 아무래도 좋지만 나중엔 뭘 할거지? 나는 이렇게 물었었지." "아이에에..." 초췌한 우미노가 대화 내용에 반응하며 에일리어스의 팔에 매달렸다. 4


"기억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간도는... 스스로 꺼낸 말에도 불구하고... 어안이 벙벙했다. "기억하고 있어? 정말로?" "그대는 나에게 탐정 일을 권했다. 닌자 탐정이다." "헷" 간도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 나는 아직 닌자가 아니었으니까... 지금이야 웃을 수 있지만." 5


"그때 나는 대답을 보류했지만."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검토할 때가 온 것 같군." "헤! 헤! 헤헷!" 간도는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설마 네가 먼저 이 이야기를 할 줄은." "탐정!" 에일리어스가 눈을 빛낸다. "실제, 도죠의 센세이보다 선명한 아이디어잖아...!" 6


그리고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은빛 오벨리스크를 본다.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이제야 때가 된 걸지도 모르겠군." 발을 디딜 준비가 된 것인가? 사투의 현장 대부분을 돌아보는 일이 없었던 자신의 비밀을. 나라쿠의.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의 비밀을... 7


【인터미션 끝】


◆◆◆◆◆◆◆◆◆◆


「길티 오브 비잉 닌자」#1


그로부터 며칠 후, *카파도키아인듯한 험준함을 자랑하는, 신비한 오카야마현의 산간... 1

(* 터키의 지명)


헤이안 시대의 철학검사 미야모토 마사시는 한때 이 땅에 암자를 구축하고 좌선했다고 한다. 교토 리퍼블릭에서 흘러들어오는 오염된 대기가 수묵화처럼 무겁게 드리운다. 하지만 네오 사이타마에 비하면 훨씬 개끗한 공기이며, 세이신테키한 아트모스피어가 넘친다고 말할 수 있다. 2


깎아지른 바위. 띄엄띄엄 세워진 바이오 단풍나무 사이로 「ㄴ」「도」「라」 라고 적힌 녹 투성이의 대형 간판이 서있는, 계곡의 바닥에서부터 올라온 흰 연기가 그윽함이라는 이름의 레이어를 드리우고 있다. 속세의 소음과 IRC에서 격리된 신비한 세계... 여기엔 세이신테키를 요구하는 운둔자들이 모여드는 것이다. 3


그 중턱에는 유서 깊은 12층의 대형 온천하우스 「마사시의 깨달음」. 중금속 산성비에 부패된 잿빛 콘크리트 건물에는 수많은 등불이 매달려 안개 속에서 부드럽게 흔들린다. 길고 험한 산길을 올라온 순례자들은 그 불빛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쉰다. 4


이 산지는 비인공적인 온천이 곳곳에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부디즘이나 드루이즘 신앙과 결부된 장엄하고 준엄한 곳이다. 여기서는 마이코 놀이도 뇨타이모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에 증가하기 시작한 테크노 청교도 운동의 영향을 받아 인터넷이나 무선 LAN조차도 완전히 배척되고 있다. 5


「마사시의 깨달음」의 대주차장에서 2주에 한번, 내산성우 PVC 텐트가 쳐져 큰 장이 선다. 여기에서는 테크노 청교도 정착민들이 기슭에서 재배한 농작물과 가축 또는 핸드메이드 코케시가 판매되고 있다. 때로는 순례자가 가져온 디지털 기기와 의약품을 물물교환할때도 있다. 6


안개 낀 이 시장 속에는, 후지키도 켄지와 드래곤 유카노도 있었다. 주위의 순례자들에게 녹아들듯이 평상복을 입고 있다. "좋은 라마네." 유카노가 바이오 라마의 입을 부드럽게 열고 치아를 확인하면서 말했다. "산길에 강합니다." 생체 LAN 단자를 메운 테크노 청교도가 대답한다. 7


"라마가 정말 필요한가?" 후지키도가 묻는다. "문명은 여기까지입니다. 이곳은 당신의 다리로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테크노 청교도는 두꺼운 후드 속에서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메워진 오른쪽의 사이바네 의안 주위가 애처롭게 변색되고 있었다. 사이바네 의수도 녹슬어가는 것이, 절단해야 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8


"후지키도, 나는 아마 당신보다 몇 배나 라마에 대해 정통해. 짐을 운반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게다가... 라마밖에 찾을 수 없는 길도 때때로 있으니까." 유카노가 말한다. 그녀는 드래곤 겐도소의 손녀이자 애제자이며, 닌자 슬레이어의 사형제이다. 그리고 지금은 탐색자이기도 하다. 9


"설마 전설의 미야모토 마사시의 암자를 찾아 그 금단의 고지로?" 테크노 청교도가 묻는다. "그럴 셈이다. 가이드는 필요없다." 후지키도가 대답한다. 테크노 청교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말법의 세상이다. 때때로 이런 은둔자가 네오 사이타마에서 온다. 그는 두 영혼이 평안해지기를 기도했다. 10


바이오 라마를 동반한 두 사람은 시장에서 산으로 가는 길에 음식을 안장에 매달고 「마사시의 깨달음」을 향해 간다. "조속히 도움이 됐네." 유카노가 라마를 어루만지며 말한다. 후지키도는 대형 동물의 취급에 익숙하지 않다. "곧 출발인가?" "안개가 걷히고... 두 시간 정도 걸릴거야. 그때까지 온천에서 체력을 회복하지." 11


후지키도는 유카노의 신비한 지식을 따랐다. 두 사람의 관계는 복잡하다. 유카노의 정체는 수천 년을 살아온 드래곤 닌자... 그러나 그녀의 기억은 수수께끼의 이유로 조각났고, 카라테도 전설적인 와자마에와는 거리가 멀다. 겐도소의 죽음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고통을 경험했을지 후지키도는 생각했다. 12


교토 성에서 생환 후, 유카노는 자신의 카라테와 닌자 신화 지식을 되찾기 위해 세계를 순례했다. 이집트, 아즈텍, 티벳, 로마... 그러한 고대 닌자 문명 연고지를 방문하여 여러 오파츠를 들고 네오 사이타마로 돌아온 것이다. 후지키도를 탐색의 동반자로 하기 위하여. 13


그 의도를 명확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자못 당연히, 사형제가 으레 그러듯이, 그녀는 후지키도를 신비한 퀘스트로 초대한 것이다. 복수를 완수한 것으로 인한 권태와 게으름에서 벗어나 닌자 소울의 비밀과 마주하기 위해 준비하던 후지키도에게도 이것은 실제 *나루터의 배였다. 14

(* 곤란한 상황에서 조력자가 나타나거나 좋은 상황이 될 때를 의미하는 일본의 코토와자)


어딘가 즐겁게 라마를 끄는 유카노의 뒷모습을 보며 후지키도는 시장의 가장자리로 걸어간다. 현실감이 얇은 광경이다. 그것은 어쩌면 네오 사이타마에서 유카노가 말했던 놀라운 비밀의 조각에서 유래했을지도 모른다. 시조인 카츠 완소, 교토 성, 하가네 닌자, 요도 벳핀... 15


물론 유카노가 모든 진실을 해명한 것은 아니다. 닌자인가 모탈인가 불문하고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인류는 아직 붓다와 예수의 정확한 다큐멘터리 영화조차 만들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만들 수 없을지도 모른다. 수천 년의 시간은 그만큼 길고 무자비하다. 16


그녀가 되찾은 기억 조각에 따르면 요도 벳핀은 전설적인 닌자 카츠 완소를 부활시키는 열쇠였다. 그러나 교토 성과 함께 다크 닌자와 요도는 영원히 사라졌다. 오히간의 저편으로 사라진 것이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치기어린 픽션 영화세계의 이야기다. 17


그리고 자신 또한, 평범한 사라리맨이 아니라, 그쪽 편에 발을 들여버린 사람이다. 용이나 흡혈귀... 그런 괴물들의 세계로. 후지키도 켄지는 추잡한 메갈로시티에서 떨어진 세이신테키 아트모스피어에서 그 사실을 재차 상기했다. "까고..." 누군가와 어깨가 부딪혔다. 18


"도-모, 실례..." 유카노를 보면서 생각에 빠져있었던 후지키도는 붐비는 시장에서 작게 끄덕였다. 상대는 흘겨보고 떠나갔다. 닌자가 아니다. 검은 야쿠자 수트를 입은, 굴강한 야쿠자였다. 지나치게 큰 백팩을 등에 메고 옷은 모래먼지 투성이. 순례자일 것이다. 19


"......" 야쿠자는 가슴에서 나침반인듯한 걸 꺼내고 다시 뒤를 돌아봤다. "......" 그 눈매는 사이버 선글라스에 덮여 생각을 읽을 수가 없다. 그는 그대로 라마 가게로 향해 괜찮은 라마가 있는지 물었다. "좋은 라마다." "보는 눈이 있으시군요." 테크노 청교도가 조용히 말했다. 20


"한때 세계를 둘러싼..." 야쿠자가 라마의 입안을 살펴보며 말했다. "...그리고 수많은 죄업을 짊어진..." "당신도 미야모토 마사시의 암자를 찾으십니까?" "이 라마 줘." 야쿠자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앗하이." 청교도는 조용한 광기를 느끼고, 그 이상 아무것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21


「길티 오브 비잉 닌자」#1 끝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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