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는 수도 없이 있지만
그 중에 "후지산 보기, 혼자 여행하기"가 있어서 두마리 토끼 잡으러 떠난 여행

은 물론 출발하기 전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금요일 수업을 제끼고 금토일로 가는데
토요일에 비가올 확률 200000%
2주 뒤로 미룰까 했지만 원래 비행기 값의 50프로를 더 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들이박아 보기로 결정

살면서 본 공항 중 제일 작은 초 카와이한 시즈오카 공항을 뒤로 하고

야부키 라멘으로 첫끼를 때웠다
일본가면 첫 끼니는 라멘으로 든든하게 먹는다는 갤럼의 글을 본 이후로
이상하게도 따라하게 된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아오바 요코초, 이른바 오뎅거리를 갔는데
정말 나같은 아싸는 끼지 못할 왁자지껄한 분위기라서 첫날엔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래서 피신한 전 타베로그 1등 위스키바 블루라벨
일본어 잘 할 줄 모른다 하니 마스터가 처음엔 신경도 안쓰다가
다른 종업원이랑 얘기하면서 술마시다가 20만원 넘게 나오니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거하게 주셨다 ㅎㅎ


둘째날은 예정대로 비가 쏟아졌다.
원래는 후지노미야로 가서 후지산을 가까이서 보기로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쇼핑이랑 시즈오카 시내 구경으로 퉁치기로 했다.
비오는 날 주말 이른 아침, 순푸공원 전세도 내보고


시즈테츠 전철도 타보고

ㅆㄷ 리쿼샵도 들려봤다.
Suzuki liquor store라고 시즈오카 현 사케의 라벨에 모에 캐릭터를 붙여서 판다.
난 ㅆㄷ에 알중이라서 바로 한병 구매함




시즈오카에서 유명한 녹차, 와사비 기념품도 사고
최근 몇년간 빠져있던 아이묭 앨범도 팬심으로 하나 샀음
위붕이로서 위스키도 두병 겟
이외에도 백화점 돌아다니면서 많이 구경했고
점심과 저녁에는 진짜 폭풍 흡입했따..





점심으로는
마구로동 하나가 2만원이 채 안하는 미쳐버린 가성비의
시미즈코 미나미 분점.
저녁으로는
일본 갈때마다 빠짐 없이 들리는 백화점 회전초밥.
한국은 범접할 수 없는, 일본 회전초밥의 미친 가성비로 10만원 세잎(?)

저녁 먹고 난 다음에는 오뎅거리 2트를 하러 갔다..
어제는 8좌석에 사람 다 차있고 겨우 한자리 비어 있고 그래서 들어가기 너무 무서웠지만
조금 이르게 갔더니 빈자리가 많아서 들어가기 한결 수월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술취한 30대 아재가 반겨주니 쉬웠던 것 같긴 하네


살면서 처음?으로 종업원 이외의 일본인과 대화 해봄
허접한 일본어로 한국에서 왔다 술 좋아한다 후지산 보러왔는데 비와서 슬프다 아직 대학생이다 무슨 공부한다 등등
만취해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이런저런 여행과 일상생활 얘기를 하면서
5시간동안 내리 앉아있던 결과

또래 일본 여자랑 얘기도 나눠보고 라인 교환까지 할 수 있었다..
일본어 적당히 하는데 얘기나눠보고 싶다면 카운터 형식의 일본 이자카야가 정말 좋은거 같음
일본인이랑 라인 교환해보는 것도 나름 소원 성취 했달까
둘째날은 술을 오래 마시다보니 만취해서 이 뒤로 호텔에 들어가 끝이 났고

마지막날 기적적으로 날씨가 매우 맑아져서 후지산을 보러 갔다
미호노 마츠바라 가는 버스에서 내렸는데
내리자마자 보이는 후지산이 감탄이 나와서 사진을 안찍을 수가 없게 만들더라....
영상을 통해서만 보던 후지산이 눈앞에 있는 것에도 압도되는데
도로 끝에 희미하게 보이는, 구름에 싸여 있는 후지산이 너무 아름답더라
이것만으로도 시즈오카에 올 이유가 충분한 것 같음




어제 비가 많이 와서 너무 우울했지만
그 우울함을 바로 날려주는 후지산
이렇게 잠시 만났는데도 여행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더라...


하지만 비행기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우나기 하라가와에서 우나기동이랑 소금구이를 먹고
(솔직히 맛없었음 비주얼 원툴)

식후땡으로 녹차아이스크림 조졌는데
이것도 맛없었음, 숙취때문인가?


귀칼 애들이 배웅해주는 시즈오카 공항에서
후지산이 뒤로 보이는 제주항공기를 타고 한오환 당하면서 여행기는 끝
혼자 여행 좀 가보려고 휴학했는데 바로 코로나가 터져서 못나간 한을 풀기도 하고
극 J라서 30분 단위로 여행계획 짜는데, 예정에 없던 비 때문에 나몰라라 무계획 여행도 처음 해보고
살면서 쓸 일본어 거의 다 써보기도 하며, 술바닥에서 만난 사람과 라인 교환도 해보고
현금 출금이 안되기도 하고 만취해서 필름이 끊길 뻔한 웃지못할 사연들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후지산이라는 대자연에 압도되는 경험을 한 매우 알찬 여행이었음...
비록 후지노미야에 가서 더 가까이서 후지산을 보지못한 것 아쉽지만
그 아쉬움은 다음 여행에서 풀 수 있으니까
다음의 재미를 위해서 남겨두는 것으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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