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 16 // 16 // 아틀라스 프로토콜 개시 // 16 // 16 // 16

포털을 바라보자, 포털이 내 눈이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끊임 없이 아른거린다.

집중해야 한다.

> 포털을 작동시킨다

> 떠난다

아틀라스는 침묵한다. 그것은 날 보고 있다.

> 울부짖는다

> 떠난다

난 울부짖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틀라스는 침묵을 지킨다.

> 울부짖는다

> 떠난다

난 나의 여정을, 내가 봤던 모든 것들을 생각하며 울부짖는다.

아르테미스, 그저 다른 여행자를 만나고 싶어했던, 그저 자신들의 외로움을 끝내고 싶어했던 자를 생각했다...

> 울부짖는다

> 떠난다

난 아폴로, 모든 목적이 사라진 것 같았을 때, 내게 목적을 줬던 자를 생각하며 울부짖었다...

> 울부짖는다

> 떠난다

난 -널-...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이런 종말로 그들을 이끌었던 길을 생각하며 울부짖었다...

내가 또 다시 고함을 친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또 다시 소리를 친다면, 난 최후의 선택을 해야만 할 것 같다.

> 울부짖는다

> 떠난다

아르테미스는 한때 그들이 처음으로 하늘 밖에 닿았었다고, 거기서 뭘 보게 될지 전혀 몰랐었다고 말했다. 아름다움, 수수께끼, 모험, 위험, 그 중에 어떤 것과 마주하게 될지도 몰랐다고...

난 아틀라스의 인터페이스 앞, 만물의 중심 앞에 서있다. 나는 존재의 죽음 앞에 서있다.

> 울부짖는다

> 떠난다

여섯 번째 울부짖었을 때, 아틀라스가 대답했다.

"여행자."

> 굴복한다

> 버티고 서있는다

난 말했다. 난 이해했다.

내 명령에 따라 아틀라스는 초기화를 개시할 것이다. 이전에도 벌어졌던 일이고, 그 어떤 것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여전히 16분만이 남아있다.

그 일이 벌어졌을 때 난 무엇을 기억해야 할지도 몰랐다. 다음 번에 내 함선에서 깨어났을 때는, 내가 초기화를 시켰을 때일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모든 것의 끝이 다가온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남은 건 시뮬레이션 최후의 진실, 여행자의 진정한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다음엔...

수천에 달하는 은하계가 사라지고, 수천에 달하는 은하계가 더 나타나겠지. 그 모든 것이 내가 탐험해야 할 곳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