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스만에는 초고대 문명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구조를 해석할 수 없는 건물이 몇 군데 존재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으나 그럼에도 탈리스만 주민들은 초고대 문명에 접근하는 것을 꺼려했다.

대부분 낯선 문명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구조물 속에서 매일 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보낸다는 것은 인간은 물론 드워프조차 꺼림칙해 했다. 물론 과학에 미쳐사는 괴팍한 성격답게 이따금 버려진 폐건물을 자기 거주지로 삼는 특이한 드워프가 있었으나 다른 어떤 이유로 거주를 포기해야 했다. 그 이유란 몹시도 현실적이었는데, 쓰다가 망가진 부분이 생기면 수리하려고 해도 수리할 수가 없어서였다. 철문이 고장나더라도 철이 없으면 수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레코드가 거점으로 삼은 건물도 이러한 초고대 문명의 유산 중 하나였다. 다만 단순히 버려진 폐건물은 아니었다. 진짜 유적이었다. 왜냐하면 레코드는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기에 초고대 문명의 유산도 100% 이상 제기능을 발휘하게 활용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레코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과학력을 보유한 집단이 바로 『엑시즈』다.

"하마터면 위험했어. 엑시즈 녀석들, 벌써 여기까지 쫓아왔을 줄은……."

"그…… 조금 전엔 미안해."

소년은 레코드의 뺨을 때린 행동이 상당히 미안했는지 손가락으로 뺨을 긁으면서 사과했다.

"지나간 일은 됐어. 그보다 앞으로 대책을 논하는 것이 우선이니까."

"앞으로의 대책?"

"엑시즈에게서 도망칠 계획 말이야."

레코드는 소년에게 엑시즈의 위험성에 대해 찬찬히 설명했다. 그들이 광기에 사로잡힌 집단이란 것,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 권력자의 후원을 받는다는 것, 소년이 그들의 먹잇감이라는 것까지.

"그런 굉장한 녀석들이 왜 나를 노리지?"

"너, 아직 자신의 가치를 잘 모르는구나."

소년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소녀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에 자신의 가운을 뒤져 작은 캡슐 하나를 꺼내 바닥에 던졌다.

느낌 괜찮지? 쓰는데 시간 오래걸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