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결혼한지 얼마 안 됐을 때, 20년 넘게 산 친정집보다 몇달 밖에

안산 신혼집이 더 네 집 같고, 편하다고 했었잖아." 

"어떤 기분인지 지금은 조금 알 것 같애. 엄마랑 승탠 내가 항상

지고 있어야 할 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냥.. 저렇게 내려놔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내 속에 있는 것들을 더 말할래야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다 알려준

사람, 왔다. 오작두."

"기사님. 우리 집 부탁드립니다."

"가실까요?"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승태와 엄마.

그런 엄마와 승태를 책임져왔던 승주는 이제서야 그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죽어 있던 자신을 살려냈고, 늘 이고 살아야 했던 가족이란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줬고, 자신이 어떤 밥을 좋아하고, 어떤 반찬을

더 잘 먹고, 어쩌면 자신이 아는 것보다 자신을 훨씬 더 잘 아는

사람. 내 오작두. 저를 보며 환하게 미소짓는 그에게 손을 내밀어보는 승주.

그런 승주 손을 마주 잡아주며 웃는 작두.

승주는 작두 덕분에 짐이라고 생각했던 엄마와 승태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됐고,

작두는 승주 덕분에 세상과 싸워볼 용기가 생겼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 마음이 그들에게 용기를 복돋아줬고,

세상으로부터 자신들의 사랑을 지켜낼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아무리 세상이 약자보다는 강자를, 정의보다는 불의를, 선함보다는 악함을

더 옹호해주는 세상이 되었다고 한들 사랑만큼 위대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그들은 세상과 맞서볼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그들로하여금 나도 행복하다... 그들이 행복하기에...

승주가 말하는 그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자신보다도 자신을 더 잘아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고, 든든한 편이 생긴 기분일 테다.

든든한 내 편. 내가 무엇을 한들 다 믿어주고, 내 편에 서줄 오작두란 사람.

그 마음만으로도 이들은 부부다. 일심동체 부부.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준 그들이 영원히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