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청부인은 안개와 함께〉
1화 『워커들』
에 란텔 남동쪽에 위치한 카체 평야.
언데드의 다발 지역인 이 저주받은 땅은,
'균열'── 세계를 부순 이변이 발생한 후,
발생하는 안개의 범위가 넓어져, 지금까지 이상으로 위험도가 높은 일대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저주받은 땅을 언데드와 싸우며 나아가는 한 무리의 모습이,
주위를 덮은 엷은 안개 속에서 엿보인다──
[도적직 워커]
쳇, 또 뒤에서 오고 자빠졌어!
안개 때문에 시야도 제대로 확보 안 되는데, 기습만 해서 짜증난다고!
[마법 영창자 워커]
안개 자체가 언데드 반응을 가지고 있어.
탐지에는 의지하지 말아주시죠……!
[워커 전사]
우글우글 솟아나니 좋은 벌이는 되지만,
이렇게나 계속 쏟아져 나오는 건 말이지……!
이들은 청부인, 워커.
모험자 조합이 다룰 리 없는 위험하고 불명예스러운 일이라 할지라도
금전욕과 살육에 대한 기호, 혹은 규칙에서 벗어난 정의를 이루기 위해 떠맡는,
조직적인 뒷받침이 없는 사람들이다.
공포심을 푸념으로 속이고 있는 그들의 귀에
이번 업무 의뢰인의 노성과도 같은 선언이 울린다.
[제로]
갑작스러운 함정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기죽지 말고 나아가!
주춤댔다간 그만큼 둘러싸이기 쉬워진다!
[도적직 워커]
그, 그건 알고 있지만!
밀집하고 있지 않으면 동료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이건…….
[말름비스트]
훗, 혼돈짐승과 함께 슬라임의 수프가 되는 것에 비하면야 아무것도 아니지!
[페슐리안]
아아, 그 말대로야,.
[워커 전사]
뭣…… 그건 에 란텔 북방에서 벌어졌다고 그 지독한 함정 얘긴가!?
설마 너희들, 생존──
(스켈레튼의 기습)
[워커 전사]
우왓!?
[???]
……한눈 팔고 있으면 위험해.
[???]
회복은 맡겨두는 검다.
그래도 다치지 않아주는 편이 귀찮지 않아서 좋슴다~……엿차!
[마법 영창자 워커]
하, 한방에 모조리 베었…… 아니, 부쉈어?
저 무기, 도끼라기보다는 둔기 같은──
[???]
아, 이거 말임까?
도끼 같아보이지만, 성장(聖杖)임다.
꽤나 강해 보여서 마음에 든다구요!
[마법 영창자 워커]
그, 그랬던 겁니까.
강해보인다, 기보다는 실제로 강한데…….
[제로]
허허, 볼구석 있는 신참도 있잖나.
에 란텔에서 도망쳐온 녀석들이라 했던가?
이름은──
[시즈니]
………시즈니.
[레기]
레기임다. 꼭 기억해달라구요!
[말름비스트]
마황 얄다바오트 습격의 생존자인가.
워커가 되는 것보다, 에 란텔에 남아서 부흥 일이라도 거드는 편이 더 잘 벌 수 있지 않았겠나?
[레기]
에구, 슬럼 출신 음지인한테는 무리무리라구요.
체면 차려야 하는 일은 성미도 안 맞고, 모험가는 너무 귀찮지 않슴까?
랭크 안 올리면 돈벌이 될만한 일은 못 받는다고 들었는데요?
[페슐리안]
확실히 그렇지.
그런 점에서, 제국은 실력주의다. 힘만 보이면 대부분의 일에 융통성을 보여주지.
슬럼 출신이든 범죄자든 말이다.
[레기]
에헤헤, 고마운 일이네요 그건.
동행인 시즈쨩은 아무래도 손버릇이 좋지 않아서──
[시즈니]
………손버릇은 나빠도, 실력은 좋아.
[제로]
하하, 그런 것 같군!
확실히 너희들은 워커에 딱 어울린다. 그 솜씨가 있으면 얼마든지 벌 수 있겠지.
특히…… 이 몸, 제로 밑에 붙어있으면 말이지!
[레기]
예이예이! 잘 부탁하겠슴다요. 엇차!
(깡!)
[레기]
이야, 그나저나 출현간격 짧네요, 언데드.
[페슐리안]
아아. 통제되고 있는 감각도 느껴진다. 멀지 않았군…….
[말름비스트]
목적의 그놈까지 얼마 안 남았다는 거겠지── 보스!
[제로]
좋아! 여기가 분발할 때다! 기합 넣고 가자고!
보물은 눈앞이다!
.
.
[전투]
.
.
[제로]
헤헤, 아무래도 도착한 것 같군.
봐라……라고 해도 안개로 거의 보이지 않겠지만은.
카체 평야의 「유령선」이다……!
[말름비스트]
뭔가 막대 모양의 물체가 물을 가르듯 움직이고 있는것 같은데……
배를 젓는 노인가?
[페슐리안]
전모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상상 이상으로 거대한 것 같군.
[레기]
히야-, 너무 커서 안개의 벽으로밖에 보이지 않네요.
이것이 보물임까?
[제로]
그렇다. 카체 평야의 언데드들 중에서도 상당히 강한 부류일 존재.
나는 이 녀석을 길들이고 싶어서 말이지.
[시즈니]
………상공. 두목 같아 보이는 것이 내려온다.
[말름비스트]
……엘더 리치다.
데이버노크를 생각나게 하는데…….
[이그바]
나는 이 배의 선장 이그바.
인간 따위가…… 무엇 때문에 온 거지…….
[제로]
너희들 언데드를 일일이 솎아내는 것보다 커다란 돈벌이 이야기가 있어서 말이지.
통행에 방해가 될 것 같은 너희들을 어떻게든 해보기로 한 거다.
소문의 유령선, 나포해주도록 하지!
[이그바]
돈이라…… 생에 매달리는 자다운 야비한 목적이군, 하찮다…….
그럼 이쪽은 줄어든 종자의 보충을 하도록 하지.
자…… 죽음으로써 속죄하도록 하여라……!
[페슐리안]
참으로 극진한 환영이지만 네놈들의 동료가 될 생각은 없다.
[제로]
아아, 내 주먹으로 교육시켜주기로 하지.
자식들, 준비됐나?
[레기]
예이예이~!
[시즈니]
………언제라도 갈 수 있다.
[제로]
엉? 다른 워커들은 어떻게 된 거냐?
[말름비스트]
……아무래도, 아까의 강행군에서 당한 것 같아.
[시즈니]
레기, 회복 역할은?
[레기]
아니, 말해주면 회복해줬을텐데 말이죠.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멋대로 죽으면 난감하다구요, 정말루.
[페슐리안]
후…… 확실히 그렇지.
[제로]
레기라 했던가. 네가 상당수의 언데드를 때려부수는 건 봤다고.
아아, 회복하느라 손을 멈추는 것보다는 정답이다.
그쪽…… 시즈니. 너의 저격도 좋은 솜씨였다.
이 면면이라면…… 언데드 군단이 상대라 할지라도 부족함은 없겠지!
[이그바]
고작 다섯 명이서 당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너희들은 대체…….
[말름비스트]
알고 싶은 거냐. 뭐, 그렇다면야.
──나는 '천살' 말름비스트.
[페슐리안]
'공간참' 페슐리안.
[제로]
그리고 내가 이 녀석들의 리더!
제국 최강의 투귀, 제로다!
[레기]
우와- 여러분, 호흡도 잘 맞네요! 부럽슴다!
[시즈니]
………굉장하다. 멋져.
[제로]
후. 그럼 이 싸움에서 너희의 진심을 보여봐라.
나중에 괜찮은 이명을 생각해 주마.
[이그바]
바보 취급하긴…… 그 쓸데없는 말을 할 수 없게, 여기서 숨통을 끊어주겠다.
전원, 남김없이 말이다!!
[제로]
재미있군. 너희들, 가자!
오늘 일의 총마무리이다!
.
.
[전투]
.
.
유령선의 선장 이그바가 이끄는 언데드 군단과 제로가 이끄는 여섯 팔.
수에서 크게 뒤지는 산 자들은, 물량 차이에도 기죽지 않고 적확하게 언데드를 쓰러뜨린다.
그리고──
[이그바]
네놈들…… 나의 지배하에 둔 군세를 용케도……!
[말름비스트]
산 자를 너무도 증오한 탓인가?
빤히 쳐다보는 근접전을 허용한 시점에서 운이 다했군.
[제로]
그럼. 그 대신 내가 너를 지배하에 넣어주마.
간다……! 《표범》! 《매》! 《코뿔소》! 《들소》! 《사자》!
[레기]
오오! 뭠까, 뭠까뭠까뭠까 이거!
[시즈니]
………문신이 빛났어…….
[말름비스트]
저게 보스, 투귀 제로의 힘.
동물의 영혼을 빙의시켜 육체 기능을 강화하는 거다.
[이그바]
비, 빌어먹을…… 《뇌격 Lightning》!
[제로]
늦어!!
[이그바]
그옷!? 그헉·……!
[페슐리안]
……승부, 났군.
[제로]
소멸되어 버리지 않도록 조절은 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지?
[시즈니]
………미동도 안 함.
[제로]
으음…… 좀 지나쳤나?
[레기]
치유마법이라도 걸어줄까요?
[말름비스트]
이봐 이봐, 언데드인 저놈의 숨통을 끊을 작정이기라도 하냐?
[레기]
아하하, 농담임다.
──하지만 끝을 낼 생각이 없다는 것은,
유령선을 '길들인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었던 것 같네요?
[이그바]
구윽…… 제로, 라고 했던가.
나를 멸하지 않고 무엇을 바라는 거냐…….
[제로]
「유령선」의 선장 이그바. 너는 주변의 언데드를 거느릴 수 있겠지?
이 몸 제로의 부하가 되어 그 힘을 보탬이 되는 데 쓰겠다고 맹세해라. 그러면 살려주마.
[이그바]
……언데드를 이끌 수 있는 나를 원한다는 건가.
강자를 따르는 것에는 불만은 없다. 하지만 우리에겐 삶을 초월해서라도 이루고 싶은 갈망이 있다.
마법이라는 예지에 대한 탐구……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제로]
호오. 엘더 리치라는 것들은 비슷한 소망을 가지는 모양이로군.
……좋다. 나에게 공순한다면 그 자유는 약속해주지.
원한다면 네 몫을 할당해주기도 하마.
[페슐리안]
제도에는 우리들의 아지트가 있다. 거기에 숨어 살면 된다.
[말름비스트]
뭐, 우리 동료에는 데이버노크라는 엘더 리치도 있었거든.
의외로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그바]
오, 오오…… 그렇다면 나에게 이견은 없다.
제로…… 너의 부하가 되도록 하지.
[제로]
오우, 잘 부탁하지.
뭐 도움이 된다면야 나쁘게 대우하지는 않으마.
[레기]
보스의 동료 획득임까.
이걸로 임무는 무사히 달성이라는 걸까요?
[제로]
아아. 레기, 시즈니. 너희들 실력도 대단하더군.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또 일을 맡기고 싶을 정도야.
[시즈니]
………환영. 요즘은 호주머니가 불안.
[제로]
그래? 그럼 집에 돌아가면 밥이라도 한턱 쏘도록 하지.
좋아, 돌아가자! 그래. '유령선'으로 개선하도록 해볼까!
저주받은 망자의 땅, 카체 평야.
거기에 산 자의 호방한 개선가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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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각자 품은 목적』
[모몬가]
──그래, 수고했다. 그럼 계속해서 잠입조사를 부탁하마.
[모몬가]
루푸스레기나로부터 보고가 있었다. 제국 내에서 워커로서의 의뢰를 무사히 수행.
앞으로도 제로의 신용을 얻기 위해 이그바와 연계해서 잠입을 시도한다고 한다.
일단은 예정대로구나.
[알베도]
워커라는 위장신분은 조합도 없고 허가신청도 불필요.
잠입 자체는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제로와의 접촉도 잘 진행되어 다행입니다.
[데미우르고스]
아아. 신원조회 공작은 마쳤다고는 하지만
역시 현장에서 실력을 보여준 일은 크다.
>네──
[player]
제로라는 남자는 입신출세에 대한 강한 야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용할 수 있는 존재라면 수상한 자라도 곁에 두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힘으로 굴복시킬 자신이 있는 거겠죠.
[모몬가]
제로라. 다시 한 번 보고를 읽었는데 재미있는 경력의 소유자더구나.
범죄결사 여덟 손가락의 경비 부문장이,
삼국회담에서는 제국 측에 붙어 어전시합의 대표로서 싸워, 그 다음은 워커의 두령이라.
[player]
혼돈짐승과 다른 워커들 모두, 저 함정에 휘말려야 할 위치에 있어야 했을 텐데…… 잘도 살아남았더군요.
에드스트룀이 생존해 있었던 이상, 예상했던 일이기도 합니다만.
[모몬가]
아아, 예의 함정은 나도 《원격시의 거울》로 보고 있었다.
용해 효과를 지닌 슬라임의 풀장에 혼돈짐승 무리를
교전 중인 워커들과 함께 통째로 떨어뜨릴 계략이었던가. 교묘하긴 했지.
[데미우르고스]
네. 결과는 흔들리지 않았지만 선혈제로 불린 지르크니프의 계책, 의외로 즐거웠습니다.
그 인간도 제국으로 돌아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동향이 궁금해지는군요.
[모몬가]
그렇긴 해도, 지금 감시해야 할 것은 역시 제로일 것이다.
카체 평야── 아마도 샤르티아가 지배당한 곳일 땅에서 대규모 언데드 사냥을 이 타이밍에 한 것이다.
당연히 의뢰인이 존재할텐데, 샤르티아의 존재를 아는 자일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제도에서 뱀파이어에 대한 소문이 전파되어있는지 확인도 해야 되고 말이다.
[알베도]
에 란텔 및 왕국에서는 샤르티아 건에 화제에 오르지 않았다고 하셨지요.
[player]
네.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에게 정신지배를 했다면 상당한 위업이라고 생각되지만,
합의장에서도 모험자 조합에서도 특별히 화제에 오르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다만…… 법국측의 상황이라면 불분명합니다.
인간지상주의인 그 나라에 대해서는 신중히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조사의 기회를 여쭙고 있습니다.
[모몬가]
음. 조심성 없는 짓은 피해야겠지.
지금은 역시 제국이로군. 호기는 놓치지 않고 살려야 한다.
[알베도]
그러기 위한 루푸스레기나와 시즈, 그리고 이그바인 것이군요.
한발 앞서 카체 평야의 언데드를 평정하고 사태에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신 수완, 훌륭하셨나이다.
[모몬가]
샤르티아가 정신지배를 받은 이상, 외부의 강력한 존재를 지배하에 두어야 한다고 마침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뭐, 유령선을 보니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데미우르고스]
겸손을. 이그바를 준비하신 것도 모두 예상대로.
제로라는 자가 부하에 더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십니까?
[알베도]
그러게. 한번 소이가 쓰러뜨리고
그 후 생존이 확인되었을 때 나베랄이 다시 처리한 여섯 팔의 일원── 데이버노크였던가?
제로 휘하에 그 엘더 리치가 있었던 과거를 염두에 두고 선장역으로 올려두셨다.
그런 것이시죠, 모몬가 님?
[모몬가]
…………훗. 뭐, 확실성이 결여된 계책이긴 했지만, 잘 걸려들어준 것 같다.
(……사실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쪽의 사정대로 움직이는 선장역이 있으면 편리할 것 같아서,
평야를 평정하는 김에 회수한 모험자의 시체를 사용해서 임시변통으로 만들었을 뿐…….)
[데미우르고스]
모몬가 님의 계획대로, 제로는 언데드를 거느렸다.
즉, 언데드 사냥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다고 하는 뜻입니까.
[알베도]
제로는 왕국의 암부에도 정통한 것 같습니다.
입신을 향한 야심을 가진 남자라면, 아마도 제국측에도 깊이 잠식해 있을테지요.
[모몬가]
그렇다면, 말이다.
그 제로조차도 이용해, 의뢰자는 카체 평야에서 무엇을 할 생각인가 신경 쓰이는데.
모처럼이다. 여기선 일단 잠복한 두 사람으로부터의 지속적인 보고를 기다리기로 하지──
.
.
.
제국령의 모처.
햇빛이 들지 않는 아지트에서는, 제로 일행이 축배를 들고 있었다──
[전원]
건배!
[페슐리안]
의뢰의 첫 단계는 무사히 끝났군.
[말름비스트]
아아. 동료도 늘어나서 기쁜데.
[이그바]
재차 잘 부탁하마. 이 아지트도 지내기 편해보이는군.
[제로]
그거 다행이군.
그래서 이그바. 너의 언데드를 거느릴 수 있는 능력 말인데, 어느 정도까지 가능하지?
마차의 한 무리를 지키면서 나아가고 싶은데…….
[이그바]
아아, 그 정도 범위라면 쉬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 언데드를 퇴치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던 거로군…….
[제로]
훗. 우리는 더 맛좋은 일을 재빠르게 해나가려는 거다.
뭐, 어쩐지 악운은 강한 것 같으니까.
[페슐리안]
아, 보스는 악운에서도 제국 최강이다.
그래…… 그 황제 폐하 정도나 비견할 수 있을 정도 아닐까 하는 생각할 정도로.
[말름비스트]
하하, 딱 맞는 말이야.
그 선혈제 님은 에 란텔에서 마황 얄다바오트에게 처형당할 뻔했으면서도 무사히 귀환하셨으니 말이야.
뭐, 제도의 일부에서는 무용담이 아니라 왜곡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지만──
[페슐리안]
그것은 어쩔 수 없겠지.
경외감으로 구심력을 얻고 있던 고고한 존재의, 말하자면 실태다.
나 역시 조금은 가슴이 허해지더군. 선혈제 님은 악마의 위협을 받아 빈혈제가 되었다, 라고 말이지.
[제로]
페슐리안. 너, 취했구나?
[페슐리안]
그럴지도.
뭐라 해도, 선혈제의 작전에 말려들어 하마터면 혼돈짐승과 길동무로 수프로 변할 뻔했잖아.
살아남은 워커들도 입을 모아 말하고 있지.
[말름비스트]
페슐리안, 이왕이면 기분 좋게 취하자고.
지금 이렇게 술을 마시는 것도 보스의 악운, 아니 판단력 덕분이다.
보스에게 건배를…… 이겠지?
[페슐리안]
아, 그렇지.
보스에게 건배. 내친김에 불쌍한 황제 폐하에게도 건배다앗!
[말름비스트]
하하하, 건배!
[제로]
거 참…… 미안하군 이그바.
새로운 동료이 생겨서 이 녀석들도 들떠있는 것 같다.
[이그바]
아니, 환영받았다니 다행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파란만장한 생이라 부럽기도 하군.
[제로]
호오, 부럽다라.
[이그바]
아아. 나는 정신차리고 보니 유령선의 선장이 되어 있었다.
마법의 탐구를 하고 싶어도, 이 몸으로는 사람이 사는 땅에 갈 수도 없어서……
자유로운 산자들을 원망했던 것이다.
[제로]
그것 참 안 됐군.
좋아…… 그렇다면, 새로운 동료에게 우리의 「지금까지」와「앞으로」를 주입시켜 주자고.
술안주 대신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그바]
오오, 그건 즐겁겠군.
죽은 몸으로도 지식욕이란 건 시드는 법이 없으니 말이지……!
(좋아, 향후의 정보를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만들어주신 지고의 주군── 모몬가 님을 도울 수 있는 이 사명, 훌륭히 완수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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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팔 애들 슬슬 호감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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