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영웅의 긍지』

[가가란]

……이 근처를 대충 둘러봤지만…….

살아있는 녀석은 못 찾았어.

[티나]

……운 좋게 도망친 사람이,

어딘가에서 숨죽이고 있을지도 몰라.

[가가란]

그럴 가능성에, 기대하고 싶긴 하지만…….

그 악마를 상대로, 도망치는 게 가능은 했을런지…….

[티아]

지금까지 만난 악마들보다 훨씬 강했으니까 말이야…….

[가가란]

이번 악마도 그 도형──

소환진에서 불려나온 건가……?

[티나]

확증은 없지만…….

저걸 봐 봐.

[이블아이]

……소환진……!

지금까지 나왔던 것들보다 복잡하고 거대한…….

[티나]

소환진의 종류에 따라, 호출되는 악마가 차이가 있다는 건가……?

[이블아이]

그렇다면…… 조금, 묘하군.

[가가란]

뭐가 말이야?

[이블아이]

보다 강한 악마를 불러내는 술식이 있었다면……

등급이 낮은 술식을 행할 이유가 없잖나?

[가가란]

……듣고 보니, 확실히 묘한걸.

[■■■]

(보충설명을 해놓자…….)

>처음에는 약한 악마밖에 소환할 수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실험의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선택

[가가란]

실험이라고……?

[라퀴스]

광산을 빼앗은 자는 이 갱도 내에서 실험을 거듭하여,

악마를 소환하는 기술을 쌓아올린 걸지도 모르겠네.

보다 강한 악마를 소환하기 위해 의식을 지속적으로 개량했다고 한다면, 이치에 맞는 게 아닐까?

[이블아이]

술식을 고치는데에는, 보통 방대한 시간이 요구된다만…….

[라퀴스]

보통은, 그렇겠지만…….

어떠한 요인에 의해, 악마가 소환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걸지도 몰라.

[티아]

악마가 소환되기 쉬운 환경……?

이전에 리더가 말하던 '어둠의 힘' 같은 것이, 가득 차 있단 말인가?

>네……?

>어둠의 힘……?

[라퀴스]

아, 아마 그런 걸 거야……

[가가란]

확실히, 고이고 썩은 오라가 가득 차 있단 느낌이 들긴 하는데…….

[티나]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목숨을 잃었으니까.

[라퀴스]

벽면에 적힌 피문자는 어쩌면…….

죽은 자가 뿜어내는 부정 에너지를, 갱도 안에 가둬두기 위한 것일 수도 있겠지.

[이블아이]

으음…….

그런 건가……?

[가가란]

만약 라퀴스의 말대로라면 말이야…….

앞으로 더 강한 악마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단 말인가……?

[■■■]

(가능한한 압박감을 심어두자…….)

>그럴 거라 생각해야 겠죠.

>성가시게 됐네요.

[가가란]

아아…… 정말이지 성가시구먼.

.

.

.

[데미우르고스]

……훗…….

불안의 씨앗은 착실하게, 저들의 품 속에서 자라고 있는 것 같군.

심신 모두, 더욱 소모했으면 좋겠는데.

──엔토마 부탁할 수 있을까?

[엔토마]

네에! 맡겨주세요요!

.

.

.

[가가란]

……어쨌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나.

──음?

[교수형 거미]

……샤앗……!

[가가란]

아아, 그랬지…….

이 광산에는 해충들도 지겨울 정도로 서식하고 있었지……!

[배틀]

[티아]

해충들도…… 안으로 들어갈수록 강해지는 것 같은데…….

[티나]

먹이가 적은 장소일수록, 생존 경쟁이 가혹하다는 건가……?

[가가란]

이 앞부터는 지구전이 될지도…….

[라퀴스]

──!

방금 이 목소리는……!

[모험자]

누군가…… 누구라도……!

[가가란]

이 목소리…… 같이 왔던 녀석인가……!

[티아]

저쪽 방향이야……!

[라퀴스]

……갑시다!

[이블아이]

기다려라.

이건…… 함정일 가능성이 높다.

침입자의 시야까지 신경 쓰는 녀석이, 소리를 신경 안 쓰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우리를 유인하기 위해 일부러 목소리를 들려주는 거다.

[가가란]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면 더더욱 말이지.

[이블아이]

읏…….

[가가란]

내가 선두를 맡는다.

무슨 일이 있으면, 부탁한다고?

[라퀴스]

알겠어.

──갑시다!

>네!

>──알겠습니다!

.

.

.

[모험자]

제발…… 도와줘……!

[가가란]

출혈량이 심해……!

기다려라, 지금 도와줄테니 말이지!

[이블아이]

──!

가가란, 멈춰라!

[가가란]

아 왜, 이블아이!

[이블아이]

천장을 봐라.

[가가란]

……!

이 녀석은 …!

[티아]

슬라임……!

그것도, 상위종인가……!

[이블아이]

강산 점액을 뿜어내는 종족이다.

다가갔다간 방어구 째로 녹아버린다.

[가가란]

하지만 말야……!

이대로라면, 저 녀석이……!

[티나]

──!

슬라임이, 점액을……!

[모험자]

으거……거어어어어억……!

발이, 녹고……!

끄아아아아아……!

[가가란]

큭……!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이블아이]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 원거리 공격으로 처리하겠어!

[이블아이]

칫…….

한 번 더……!

[모험자]

빠, 빨리 도와줘……!

[가가란]

…….

[모험자]

당신들 영웅이잖아?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잖아?

[라퀴스]

…….

[모험자]

제발…… 제발 좀……!

[이블아이]

……빌어먹을……!

……다시 한 번……!

[티나]

……!

슬라임이 포식을……!

[모험자]

……끄아아아아아아……!

몸이, 뜨, 뜨거워어어어어어……!

[이블아이]

──《결정 산탄Shard Buckshot》!

[슬라임]

……!!

[이블아이]

네 상대는, 나다……!

[라퀴스]

──이블아이를 원호하겠어!

너무 다가가지 않도록 조심해!

[가가란]

어…… 알고 있어……!

[전투]

[티아]

…….

뼈까지 말끔히 녹았네…….

이래서야──

[라퀴스]

……미안해요.

도와주지 못해서.

[가가란]

빌어먹을……!

[이블아이]

……가가란, 진정해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라.

[가가란]

눈 앞에서 같이 온 사람이 녹아 죽었는데…….

진정할 수 있겠냐고.

[이블아이]

──아마, 그것이 목적이다.

[가가란]

어……?

[이블아이]

죽일 생각이 있었다면 진작 죽일 수 있었을 텐데, 어정쩡하게 살려둘 이유라 하면 하나밖에 없지.

우리 눈앞에서, 죽이기 위해서이다.

입구에 늘어져 있던 시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기력을 꺾기 위해서 장치된 함정일 것이다.

[슬라코]

(……! 이 사람……!)

[이블아이]

마음이 꺾이면, 저쪽이 생각한대로 되는 거다.

──좀, 진정해.

[가가란]

아아……. 그렇구나.

고맙다.

[라퀴스]

──다들, 좀 소모된 상태겠지.

잠시, 휴식하도록 할까요.

.

.

.

[데미우르고스]

호오…….

저 이블아이라는 이는 이쪽의 의도를 눈치챘나보군.

뭐, 그래도 문제는 없지만.

던전의 '주인'의 악질함이 저들에게 전해지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말이야.

이 타이밍에 조금 더 피로하게 해줄까.

──엔토마.

[엔토마]

…….

[데미우르고스]

……무슨 일 있나?

[엔토마]

……아뇨, 괜찮아요오.

서번트들한테 지시내리면 될 뿐이니까요오.

(내 서번트들을…… 해충이라 부르다니……

인간 주제에……!)

.

.

.

(※배경 스프라이트 잘못 넣은 듯)

[가가란]

……장소가 이래서야, 한순간도 경계를 풀 수 없겠네…….

쉬려고 해도, 쉴 수가 없구나.

[티아]

그런 것 치고는, 기세 좋게 양식을 먹어치우고 있는 것 같은데.

[가가란]

여차할 때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되면 위험할테니까.

아무튼, 배에 뭐라도 채워둬야 …….

──!

이 소리는……!

[이블아이]

벌레……!

그것도, 대군이다……!

[가가란]

해충 새끼들이……!

밥 먹을 틈조차 주지 않겠단 거냐!

[전투]

[라퀴스]

큿……!

끝이 없어.

[가가란]

이블아이……!

너의 마법으로……!

[이블아이]

이 정도의 해충 상대로 비장의 수를 쓸 순 없다.

마력의 소모가, 너무 격하니까 말야.

[슬라코]

(비장의 수단……?)

[이블아이]

이 녀석들은 내가 막아두겠다.

──《수정방벽Crystal Shield》!

──여기서 떠나자!

.

.

.

[가가란]

……하아, 하아…….

……휴식조차 만족스레 취할 수 없다니…….

[라퀴스]

다들…… 체력은 괜찮아?

[티아]

……표적을 추적하기 위한 거라면,

얼마든지 걸을 수 있지만.

[티나]

노려지는 입장이 되어보니,

나름대로 사무친다…….

[가가란]

적어도, 맛있는 밥을 듬뿍 먹을 수 있었더라면…….

[라퀴스]

위험하네…….

이대로, 소모가 계속 됐다간──

[???]

……그우워우우우…….

[이블아이]

이 타이밍에, 이번에는 악마인가………

[티아]

그야말로…… 악마의 소행.

[가가란]

농담할 때냐!

쓰러뜨리자고!

.

.

.

[가가란]

하아, 하아…….

어이…… 다들, 괜찮냐……?

[티나]

……어떻게든.

[가가란]

빌어먹을…… 나란 놈이……!

이 정도로 숨이 차다니……!

[이블아이]

무리도 아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악마보다 강했으니까 말이야.

[티아]

포션이다.

사용해라.

[가가란]

남은 갯수 그렇게 많지 않잖아.

라퀴스를 위해 내버려둬라. 라퀴스만은 지켜내야 하니까.

[라퀴스]

여차할 때에는 내 힘이 필요하니까…….

[가가란]

하── 그런 이유도 있지만, 그 뿐이 아니야.

리더를 지키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잖아?

[라퀴스]

………………고마워.

[티아]

……알겠어.

하지만, 무리하지는 마.

[티나]

──봐.

또 소환진이다.

[이블아이]

지금까지 나온 것 중 최대 사이즈구나.

문양에도 꽤 공을 들였어…….

[티나]

고위 악마를 불러내기 위한 소환진이란 말인가……?

[티아]

이 상태에서, 악마가 더 강해져간다면…….

[티나]

……위험한 걸.

>이 이상의 탐색은 위험하겠습니다.

>우리의 힘을 웃도는 악마가 출현할지도 모릅니다.

[라퀴스]

……다들, 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설마──

[티나]

동행자들은 당했고, 우리의 소모도 심하다.

거기에 더욱 강한 악마가 출현한다면…….

[가가란]

우리들의 체력도, 끝없이 지속되지는 못할 테고…….

[라퀴스]

철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거야?

우리는 왕명을 받고 온 거야.

[티아]

사명의 무게는 이해하고 있어.

하지만…… 철수할 타이밍은, 잘못 재선 안 되잖아.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후에야 철수를 결단해선 늦어.

[라퀴스]

……그건 그렇지만…….

[슬라코]

(좋은 분위기로 흘러가네요!)

[■■■]

(여기서 청장미가 철수해주면…….

우리의 목적은 달성된다……!)

[???]

……끼이이이이이……!

[가가란]

그러고보니 언데드도 있었지…….

성가신 마물들이 모여들였다, 이 말이냐!

.

.

.

[티아]

큿…….

[라퀴스]

괜찮아, 티아……!?

[티아]

다소, 피곤하긴 하지만…….

아직 지장은 없다.

[가가란]

지금으로서는, 이잖아.

[라퀴스]

…….

[이블아이]

……어떻게 할 건가, 라퀴스?

[라퀴스]

……현황에 대해, 다시 정리해볼까요?

[이블아이]

그럴까…….

>그리 해야 할 거 같다고 봅니다.

>적확한 판단입니다.

[라퀴스]

이 앞에──

무서운 악마가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자신의 안전을 우선시한다면, 철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만.

문제는──

소환자를 방치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대로 실험을 계속한다면……. 더욱 강한 악마를 불러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대한 힘을 가진 악마가 이 광산 밖으로 나온다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낳을까요?

>그건…….

>악마의 힘에 따라 다르겠지요.

[라퀴스]

만약, 악마가 일국을 멸망시킬 정도의 힘을 가졌을 경우…….

왕국의 미래가 막힐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최악의 가정으로는, 그렇겠네요.

>있을 수 없진 않지만…….

[라퀴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이블아이]

리더의 가설에 따르면…….

소환진은 소환자의 힘을 뛰어넘는 악마를 불러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했지.

[가가란]

만약, 그런 악마가 출현한다면…….

우리들도 이길 수 없을지도 몰라.

[티아]

그렇다면, 그렇게 되기 전에──

[티나]

소환자를 멈춰야 한다…… 그런 말이지?

[슬라코]

(……!)

>그래야만 하는…… 걸까요?

>달리, 방도가 없는 겁니까?

[라퀴스]

지금이라면 아직 막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나라에 있어서…… 우리 자신에게 있어서, 최선의 길을 택해야 합니다.

[티아]

고위 악마가 소환된다면, 우리조차도 이길 수 없다면──

[티나]

지금 이 순간에 전력을 다하는 게, 상책일지도.

[이블아이]

나라가 멸망하는 모습 같은 건──

보고 싶지 않고 말이야.

[슬라코]

(■■■씨 ………!)

[■■■]

(과연 영웅의 영역에 발을 들인 모험자……

그렇게 쉽게, 걸음을 멈추지는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