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지고의 할로윈〉

1화 『기묘한 호박』

나자릭 지하대분묘, 제6계층.

그 한 켠에 만들어진 「실험장」에 두 수호자의 모습이 있었다.

[아우라]

우리에게 모몬가님이 맡겨주신 식재료 재배실험──

드디어 성과를 보고할 날이 왔네.

[마레]

으, 응.

그, 그치만 나, 왠지 긴장 돼…….

[아우라]

한심한 소리 좀 하지 말고.

그리고 괜찮아. 분명 모몬가님도 만족하실 거야.

그도 그럴 게──

[아우라]

보라구 이 대풍작!

실험을 거듭한 보람이 있는걸!

[마레]

여, 역시 밖에서 가져온

약초군생지의 흙이 좋았던 거려나?

[아우라]

토브 대삼림에서 채취한 종과의 궁합도 좋았던 것 같고.

아직 맛을 확인해야 하긴 하지만 일단 양에 대해서는 실험성공.

앞으로 밭을 넓히고 이것만큼 재배가 잘 되면──

[마레]

마, 만약, 모몬가 님께 도움이 될만한 하수인들이,

나자릭 밖에서 많이, 이주하게 돼도……

배, 배부르게, 먹여줄 수 있겠지.

[아우라]

응. 거기다 반지 아이템 덕분에 식사가 필요없는 우리에게도

맛있는 것을 먹는 것 자체는 행복하잖아.

[마레]

즈, 즐거움이 늘어날지도.

맛있게 자라면 좋겠다…….

[아우라]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우선 수확을 해야겠지.

그러니 다들 열심히 해줘!

(응답하는 울음소리)

[아우라]

그럼, 우리는 수확한 호박의 크기나 무게를…….

아하하! 이거 봐 마레. 이 호박, 얼굴같은 이상한 무늬가 있어!

[마레]

어, 어어…… 그것도?

[아우라]

응? 그것도, 라니…… 어라?

그쪽 호박에도 똑같은── 설마.

[아우라]

이것도, 이것도…… 이쪽 것도.

잠깐 기다려봐.

(탓탓탓)

[아우라]

……역시.

얼굴이 반대쪽을 향하고 있어서 눈치채지 못했지만,

밭을 저쪽에서 바라보니 대부분 얼굴 같음 일그러짐이 있어.

[마레]

우, 우연히, 얼굴…… 눈과 입이 있는 것처럼 보일 뿐,

워, 원래 이런 형태인 품종인 걸까……?

[아우라]

몇일전에 상태를 보러 왔을 때에는

얼굴처럼 일그러져있는 모습은 없었을텐데…….

[마레]

이, 이상한 병이면 어쩌지…….

[아우라]

그게 걱정이란 말이지. 으음-

만약 이상한 병이라 주위에 악영향이 생기거나 해선 곤란하고.

……아, 그렇지.

잠깐 볼일이 생겼으니까, 너희들은 계속 수확하고 있으렴!

[고블린]

알겠.다.

[아우라]

마레, 우리는 아슈르바니팔 도서관으로 가보자.

[마레]

아슈르바니팔…… 아, 호, 혹시.

[아우라]

그래. 지금 막 임무에서 돌아오는 그 녀석이라면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아우라]

호박도 직접 들고…… 자, 가자!

[마레]

아, 기, 기다려, 누나…… 읏!

.

.

.

두 쌍둥이가 실험장을 떠나고, 몇 분 후──

[화일]

(오늘은 아우라 님과 마레 님이 작물을 수확할 예정이니,

혹시 일손이 비면 도우러 가 보라고 페스토냐 님이 말씀하셨는데…….)

두 분 다 안 계시네에…

아, 거기 고블린 씨.

아우라 님과 마레 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몰라?

[착실해 보이는 고블린]

자세히는 못 들었지만, 볼 일이 있다고 했다.

[화일]

그렇구나-

아, 그런데 너희가 수확하고 있는 호박이란 거, 예의 그 작물이지?

수확한 후에 어떻게 할지 들었어?

[착실해 보이는 고블린]

맛을 확인해본다고 했다.

[화일]

그럼 온 김에 몇 개쯤 조리장에 옮겨두는 게 좋으려나?

용무를 마친 두 분이 바로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게 좋을테고.

[착실해 보이는 고블린]

미리 준비해두는 건 괜찮은 일 같다.

[화일]

그렇지!

그럼, 속이 꽉 차 있을만한 걸 골라서──

──────────────────

2화 『할로윈 전설』

[아우라]

……그렇게 된 건데 말이지.

호박이 이렇게 이상한 모양이 되는 병, 뭐 짐작 가는 거 없어?

>이 형태……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전에, 어떤 책에서 본 기억이…….

[아우라]

오, 역시나! 짚이는 게 있구나.

[마레]

호, 정말 박식하네요.

대, 대단해라.

>감사합니다.

>세부사항까지는 바로 생각해내지 못해 죄송합니다.

[player]

(본 기억이 있는 건 확실하지만…… 어느 책이었더라.

호박…… 기형…… 아마도 식물 관련일텐데.)

[슬라임코]

그것에 대해 실려 있는 책을 찾으시나요?

그럼 도와드릴게요!

[아우라]

나도 도와줄게.

[마레]

저, 저도.

[슬라임코]

수호자 두 분이…… 괘, 괜찮으시겠습니까?

[아우라]

신경쓰지 마.

이렇게 넓으면 분담해서 찾는 게 빠르고,

빨리 알면 알수록 우리한테 좋은 거니까.

[슬라임코]

감사합니다!

아, 책을 찾을 때 방해될테니 호박은 제가 보관하고 있을게요!

[아우라]

응? 아, 괜찮아괜찮아.

슬라코도 함께 찾아준다 했잖아.

하지만 확실히 좀 걸리적거리니, 이 쯤에 둘게.

[슬라임코]

와,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경써주신 만큼만, 열심히 할게요!

[아우라]

아하하, 너무 과장스럽게 그러지 말고.

그리고서 한동안, 네 사람은 원하는 책을 찾아다녔다.

.

.

.

[마레]

모, 못 찾겠네…….

[아우라]

식물 관련 책이 아니라는 거려나.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다른 장르를 찾아봅시다.

[마레]

다, 다른 장르라면,

식재료 관련이라던지 그런 쪽에 실렸을 거 같은데…….

[슬라임코]

일단 좀 더 찾아볼까요?

[아우라]

그래. 일단 식물 관련 말고도 손을 대보자고.

[마레]

으, 응.

나, 난 이쪽을 찾아볼게.

[슬라임코]

어디보자, 호박 호박…… 요리책 같은 것도………… 응?

[슬라임코]

(저 호박…… 저런데 있었던가요?)

……누가 발로 차서 굴러온 걸까요.

>무슨 일 있어?

>무슨 말 했어?

[슬라임코]

아, 죄송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게, 분명 이쪽 책장에는──

(사사삭)

[슬라임코]

………….

(방금, 배후에서 뭔가가 움직인 것 같은……

설마…… 아니, 기분 탓이겠죠……?)

[???]

랜……

터어어어어언!

[슬라임코]

아와와와왓!

여, 역시 호박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히잇!? 이리로 오고──

(퍽!)

[아우라]

너희 둘, 무사해!?

……것보다, 어? 방금 그건──

[마레]

그, 그, 그 호박이야, 누나!

[슬라임코]

그, 그치만,

호, 호박은 아채니까,

즉 아채가 덮친 건가……!?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아우라 님, 마레 님.

[아우라]

알고 있어. 저쪽도 그럴 마음인 것 같으니까!

[마레]

여, 열심히 할게요!

[???]

랭……터어어언!

.

.

[전투]

.

.

[아우라]

쓰러뜨리긴 했지만…… 뭐였지, 이 녀석들.

>생각이 났습니다.

>어쩐지 식물 관련 서가에 없더라니 그럴만 했군요.

「잭 오 랜턴」.

「할로윈 축제」 의식에 대한 책에 나온 마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들은 아우라와 말레는 얼굴에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아우라]

호박 마물……?

그치만 이 호박은, 우리들이 씨앗부터 길렀을텐데…….

[마레]

이상이 없다는 건 확인했을텐데, 어떻게 된 걸까?

바, 밖에서 가져온 씨앗이라던가 흙은 제대로 검사했었고…… 그 때는 이상 없었지?

[아우라]

응. 그건 확실하지만……

지금은 의논하고 있어봐야 소용없어.

player! 나랑 마레는 실험장으로 돌아갈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모몬가님께의 보고는 맡겨 주십시오.

[아우라]

고마워! 부탁해!

[마레]

부, 부탁할게……!

>우리도 서두르자.

>……슬라코?

[슬라임코]

우물우물우물우물.

…………후우.

>엣. 먹었어? -선택

>시체로부터 뭔가 정보는 얻었어?

[슬라임코]

이대로 사체로 아슈르바니팔을 더럽히게 둘 순 없고 해서요.

음… 역시 이건 호박이네요.

……하지만 왠지 좀 소화하기 어려운데──

>소화하기 어려운 것은…… 생으로 먹어서……?

>호박으로 의태한 마물은 아닌건가.

[슬라임코]

……조금 속이 더부룩하지만 괜찮습니다.

모몬가 님의 곁으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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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대(大)번식』

[아우라]

작업중지! 뭔가 이상은!?

[착실해 보이는 고블린]

이사앙····?

[아우라]

수확 중에 호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던가, 덮쳤다던가!

[착실해 보이는 고블린]

아니요,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아우라]

그렇구나, 다행이다.

[마레]

느, 늦지 않게 왔나보네, 누나.

[아우라]

저 호박, 혹시 성숙해질 때까지는 못 움직이는 거려나?

어쨌든간에 위험하니까 지금 다 태워버리기로 할까.

[마레]

으, 응.

그럼, 저 근처로──

[???]

랭…….

[아우라]

읏, 마레!

[마레]

얘, 얘네들, 일제히……!?

[호박 마물]

랭턴! 랭, 터……언!

[아우라]

……움직이지 않았을 뿐이지, 마물은 전부 진작에 됐단 거구나.

어쩌면 씨앗 때부터 이미……

근데, 왜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한 거지?

[마레]

우, 우리가 불태우려고 한 걸 눈치챈 걸지도.

[호박 마물]

랭랭! 떤!

[아우라]

그 말을 듣고보니, 확실히 항의하는 것 같기도 한데…….

유감이야. 나에게 있어서 너희는 이제 적이야.

원망할 거라면 슬라코에게 덤벼든 너희들의 동료를 원망해!

.

.

[전투]

.

.

[호박 마물]

랜턴! 랜턴!

[아우라]

단숨에 해치우고 싶었지만……

역시 좀 수가 많네.

[마레]

조, 좀 더, 무리 한가운데서 공격하는 게 좋았으려나……?

[아우라]

그건 안 돼. 아직 특수능력이나 마법을 숨겨두고 있을 수도 있고.

쟤네들의 밑천이 드러날 때까지는 이대로 거리를 두고 싸우자!

[마레]

그, 그렇지…… 아, 알겠어!

[호박 마물]

랜터어어어어언!

.

.

[전투]

.

.

[마레]

조, 조금씩이지만, 상당히 수도 줄어들었네.

[아우라]

여유도 생기면서……

좀 알아챈 것이 있는데.

[마레]

누, 눈치챈 거라니……?

[아우라]

얘네들 의태생물 같구나 해서.

외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색을 바꾸어 주위의 경치에 동화되거나, 식물에 의태하기 쉬운 외형이거나.

의태한 척 하고── 그걸 먹으러 다가간 생물을 거꾸로 포식한다던가.

아슈르바니팔에서 갑자기 슬라코에게 덤벼든 것도──

[마레]

머, 먹어버릴 생각이었다던가……?

[아우라]

아니면 의외로 지능이 높아서, 우리의 대화를 들으며 의태가 들킬 것 같다고 깨달은 걸지도.

얘네들도 「태운다」고 하자마자 덮쳤고.

당하기 전에 해치운다, 뭐 그런 식으로.

[아우라]

뭐, 애초에,

정말로 의태할 생각이었다면 얼굴모양은 지웠을 테지만…….

[마레]

그, 그래도, 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데다 호박인 척을 반복할 수 있다면, 빨리 모두에게 알려야지.

마, 만약 여기서 도망친 호박이 있으면, 큰일이 생길지도…….

[아우라]

player가 보고를 하러 갔으니까, 다른 계층에 대한 지시는 벌써 알베도가 내릴 때야.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눈앞의 이 녀석들을 한 개도,

아니, 한 마리도 남김없이 구제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