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에는 거짓말과 과장, 왜곡이 섞여있습니다.
프로젝트 세카이의 캐릭터는 저마다의 고충을 안고있다. 친구와 사이좋게 못 지낸다던가, 아이돌 오디션에 매번 떨어진다던가 등등. 이런 가벼운(?) 고민을 가진 캐릭터가 있는 반면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비밀을 가진 캐릭터도 있다. 이에 대부분의 사람은 아마 아키야마 미즈키를 떠올릴 것이다. 본인이 꾸미고 싶은 모습으로 있으려는데 고작 성별을 이유로 자기 자신을 규정하고 억제하려드는 외부 시선에 싫증이 나 저항해보지만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어 성별을 속이고 다니는 인물.
분명 미즈키도 현 사회의 시선을 감안한다면 제법 무거운 비밀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미즈키 공식 프로필을 보면 성별 란이 '?'라고 되어있다. 그래서 얘가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는 독자 대부분이 예측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캐릭터 설명 칸에서나 알만한 뻔한 비밀을 가진 캐릭터가 아니라 작가가 여러가지 쪼개놓은 정보를 교묘하게 숨겨 일본 사회의 부조리를 보여주는 캐릭터를 다루려고 한다. 그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이 처자다. 모치즈키 호나미.
성정이 착해 누구의 말도 들어주고 심지어 돌봐주기도 한다. 어찌나 모성애가 많은지 시호도 호나미를 언니라 부를 뻔하는 점이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어른스러워서 셐갤에서 마망이라 불리는, 정말로 마음이 깊은 여성이다. 도대체 이 캐릭터에게 어떤 말못할 비밀이 있다는 것인가? 그를 알기 위해 그녀의 과거를 차근차근 되짚어보도록 하겠다.
호나미는 초등학교 시절 레오니드 멤버와 친하게 지내다가 사키가 병으로 입원한 이후 중학교 시절엔 이치카와 시호와 사이가 멀어져버렸다. 고등학생이 되고 사키가 퇴원해 미야여학원에 복학하는 것으로 레오니드 이야기가 막을 연다. 여기서 우리는 호나미와 친구들의 사이가 왜 멀어졌는지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 착한 애라면서 왜 친구와 거리를 두는가?

호나미 : 당분간 말걸지 말아줘...
호나미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캐릭터다. 그렇기에 옛날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으면 지냈지 멀리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본인의 철칙을 꺾으면서까지 이런 행동을 벌인 이유. 그것은 '자신의 근황을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크다. 그것도 절친한테조차도 말 못할 '고충'. 거기에 그녀의 비밀은 단순히 입을 다무는 것으로 감출 수 있지 않았다. 호나미는 3명을 철저히 속일 필요가 있었다. 시호는 본인 쪽에서 철벽치고 있어서 별도로 손을 쓸 필요가 없었고 사키는 병원이 멀다는 핑계로 병문안을 가지 않는다면 근황을 말할 이유가 없었다. 이러면 특별히 조심할 사람은 이치카만 남는다. 하지만 이치카는 생각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이치카는 기본적으로 착한 인물에 다정다감하고 상대를 잘 공감한다. 그래서 호나미가 어떤 컨디션인지 눈치도 잘 채는 편이다. 그래서 이치카는 호나미가 가진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이아기를 들으려 했다. 이런 이치카의 모습에 호나미는 한순간 방심해 이치카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새 정신을 차린 호나미는 그 '고충'을 말하려 하지 않았고 상담해주는 이치카더러 당분간 이야기하지 말자고 폭탄 선언을 해버린다. 이치카에게 비수를 꽂은 이후로 호나미는 친구들의 관심을 덜 받았을 것이고, 그 사이 모습을 감췄다가 중3말 내지는 고1학기시작에 바로 복학했을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한다면 호나미의 '고충'이 무엇인지 짐작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입단속 하는 것만으로 감출 수 없고, 자취까지 감춰야 할 치명적인 비밀.
그렇다. 이 시기의 호나미는 임신을 한 것이었다. 호나미는 단순히 임신을 한 것이 아니라 상대 남성으로부터 버림받은, 이른바 '미혼모'라 불리는 존재다. 이치카와 시호는 호나미의 공백에 의아함 느끼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치카는 호나미에게 저 말 한 마디 들은것으로 친구에게 말도못거는찐1따로 변해버렸고 시호는 아예 솔플로 전향했다. 그 누구도 호나미와 이야기하지 않았다. 사키가 입원한 게 호나미에게 있어 다행아닌 다행이었던 셈이다.
그러면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런 일이 있으먼 옛날 친구들에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아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친구와의 연락을 끊으려 한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호나미의 '착함'과 그녀의 심리 상태를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호나미: 반 애들한테 욕먹는것도... 놀림받고... 무시당하는것도... 무서운걸...
호나미의 착함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버림받기 싫어서'라는 생각에서 발현한다. 인간관계를 향한 집착 말이다. 즉, 호나미의 착함은 수동적 성격을 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경향은 주로 인간관계에서 일방적으로 버림을 받았던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아이를 가지고 가정을 꾸리기 직전까지 갔는데 상대 남성에게 버림을 받는 것은 어지간한 성인 여성이라도 충격을 받기 십상이다. 그런데 중학생 소녀가 이런 충격을 잘 견딜 수 있었을까? 미혼모라는 음지에 발을 들인 것을 깨달았을 때 더욱 그렇다. 학교에 임신한 애가 있다며 쑥덕이는 친구들, 비웃는 소리, 차가운 시선. 호나미의 절망감은 곱절로 늘었을 것이다.
아마 호나미는 내심 자신의 고충을 들어줄 친구들에게 기대는 것을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남성에게 버림받고나서 '내가 친하게 지냈던 애들이라도 미혼모인 나를 받아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을 것이다. 인간관계 최후의 보루인 소꿉친구들한테도 버림받으면 더 이상 사회에 있을 수 없을거라는 극단적 생각도 했을 것이고. 결국 호나미는 친구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친구를 버린 역설적인 행위를 하고 말았다.
- 임신한 이유



호나미: 어머니 지인 분의 권유로 이 아르바이트(가사대행)를 시작해서 다행이에요.
일본에서는 경제적 궁핍, 부모의 지원 부재 등으로 중, 고등학생의 1/4이 원조교제로 내몰린다고 한다. 호나미가 임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모님의 벌이가 시원찮게 되자 본인이 가계를 꾸리려 한 것. 원조교제는 급하게 돈을 마련하기 정말 좋은 수단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원치 않은 임신을 하고 만 것이다. 호나미는 상대 남성에게 아이의 양육 등을 책임질 것을 요구했지만 순탄치 않았고 결국 본인이 기르기로 한 것이다.
원조교제의 쓴 맛을 본 호나미는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가사대행 아르바이트로 전환하려 애를 썼을 것이다. 다행히 그녀의 노력은 성공했고 고등학생임에도 떳떳한 사회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카나데에게 이 일을 시작해서 다행이라고 말한 것은 글자 그대로의 의미다.
육아는 어머니와 공동 양육을 택했을 것이다. 가사대행 일을 하는 동안 생기는 육아 공백은 어머니에게 맡기고 그러면서 또 본인이 돌 볼 여유가 되면 본인이 돌보고. 이러면 호나미가 학교에서까지 가사 관련 동아리에 들어갈 정도로 가사에 집착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 아이에게 제대로 된 '엄마'가 되기 위해서.
- 호나미의 아이는?

호나미: 남동생이 있어서 익숙한 거 뿐이야
이벤트 스토리에서 호나미가 오랜만에 보는 텐마 가의 물건들을 이것저것 활용해 사키를 돌보며 위와 같이 말한다. 아무리 착실한 누나랄지라도 거의 본 적도 없는 타인의 집에서 정확한 일처리를 하는 것은 어렵다. 호나미의 남동생을 그녀의 아들이라고 생각해보면 저 발언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확히는 상대 남성하고 낳은 아들을 사회의 시선을 신경써서 남동생으로 둔갑한 것이다. 분명 일본 사회의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안 좋았음을 의식했으리라. 프셐 스토리를 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안의 아버지, 카나데의 아버지같은 단역도 일러스트가 있고 심지어 안과 코하네의 무대를 망친 삼류악당같은놈도 일러스트가 나온다. 그런데 왜 호나미의 남동생은 일러스트가 없을까? 그건 남동생이 갓난아이기 때문이다. 호나미가 이치카를 중2때 손절했다 가정해도 아이의 나이는 아무리 많아봐야 24개월도 안 될 것이다.(중1 시기를 고려하지 않은 이유는 밑에서 언급하겠다.) 말도 못 뗀 아이를 카드일러스트에 등장시킬거면 모를까 투디라이브일러로 등장시키기에는 좀 어려웠을 것이다. 호나미의 가사능력 배경을 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사다.
- 호나미의 상대 남성의 정체는?
호나미: 엇? 라이브MC하는게 아니라 맞선보는 것 같다고?
호나미: 신세지고 있는 요이사키 씨께도 미안하고... 알바얘기는 안하는 걸로.
호나미의 상대 남성 정보는 그녀의 자기소개에서 짤막하게 암시되었다. 그녀가 자기소개를 하는데 주변 애들이 맞선보는거 아니냐고 반응하는 것, 또 호나미가 신세지고있는 '요이사키 씨'에게 폐를 끼친다 등의 발언한 것을 들 수 있다. 자기소개에 저런 내용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도 부자연스럽다.
호나미는 자기소개에서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그건 맞선이라는 단어에 있다. 사람이 맞선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결혼을 위해서다. 본의든 아니든 간에 맞선같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호나미는 현재 의지할 배우자를 찾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호나미가 미혼모임을 암시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럼 이 말은 누구한테 하는 걸까?
바로 요이사키(宵崎)라는 성을 가진 남성이다. 요이사키는 일본에 존재하지 않는 성씨이다. 그렇다는 건 호나미의 상대 남성은 호나미에게 자신을 '요이사키'라고 소개한 것이고 호나미는 그게 거짓임을 알고 그대로 '요이사키 씨'라고 언급한 것이다. 즉, 호나미는 자신을 요이사키라고 칭한 남성 단 한 명을 찝어 그에게 재결합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여기서도 그녀의 집요함을 알 수 있다) 대체 요이사키는 누구인가? 작중에 요이사키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딱 한 명 있기는 하다.
바로 카나데의 아버지. 이 인물은 2년 전 심인성 스트레스로 기억장애를 판정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병원 신세를 지고있다.
현재로부터 2년 전이면 호나미는 중2였을 것이다. 호나미가 임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가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간 타이밍과 일치하지 않은가? 마치 호나미의 아이를 책임지지 않기 위해 병자인 척 연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짜 쓰러진 것일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카나데 아버지의 대사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카나데 아버지: 그러니까 무리라고 말하잖아!!
카나데가 아버지 방에 들어갔을 때 카나데 아버지가 무리라고 소리쳤다. 과연 무엇에 무리라고 답한걸까? 그의 일기에는 업무 관련으로 다투었다고 적혀있어서 저 대사가 업무 관련 내용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 대사는 상대방 아이를 책임지는 것을 거절하는 내용으로도 볼 수 있다. 아무리 일기장이라지만 가족에게 보여질수도 있는 공간에 매춘을 했다는 내용은 아무래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으로 보아 '호나미는 중2쯤에 임신했지만 친부인 요이사키 씨(카나데 아버지)에게 거절당했다. 그것으로 인해 미혼모가 된 호나미는 친구에게 버림받을까 두려워 친구를 손절했다. 친구들의 관심이 없을 즘 휴학해 출산하고 중3말 내지는 고1에 복학했다.' 고 판단할 수 있다.
- 카나데에게 잘해주는 이유

카나데: 모치즈키 씨는 대단해. 이렇게 집안일을 하면서 나까지 신경써주고
호나미는 요이사키 씨에게 버림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추론으로 미루어 볼 때 호나미의 목적은 요이사키 씨와의 재결합이다. 자기 아들에게 번듯한 가정을 만들어주려는 욕구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호나미 특유의 '착함'때문이기도 하다. 하늘이 호나미에게 미소를 지은 것일까? 카나데는 가사대행할 사람을 모집공고했고 거기에 호나미가 지원해 지금까지 일을 하고있다. 가사대행을 하며 호나미는 카나데와 친해지려 노력했고 이로써 요이사키 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게 된다. 요이사키 씨가 기억장애를 앓는 것은 맞지만 완치할 수도 있다는 것까지.
위에서도 말했듯 호나미는 착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그것도 인간 관계의 갈망에서 흘러나오는 착함. 그리고 이 욕구는 요이사키 씨를 넘어 카나데한테까지 향한다. 본인의 정체가 탄로나면 얼굴을 붉힐 사이가 될 지도 모르는데. 그런데도 호나미는 카나데를 가족으로 맞을 준비를 하고있다. 단순히 집안일을 해주는 것을 넘어 카나데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카나데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이런 과정에서 본의든 아니든 그녀의 요이사키 가에서의 영향력은 점점 거대해질 것이다.
하지만 비밀을 카나데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불안요소는 건재해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 위태로워 보일 뿐.
또, 호나미의 요이사키 가에 대한 집착은 에이리어 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호나미가 밴드 연습을 위해 여러 집 하던걸 한 집으로 줄인다고 했었다. 그런데 요이사키 가의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요이사키 가가 그녀에게 있어서 중요함을 암시하는 장치다.
일본의 미혼모(미혼부) 문제는 심각한 편이다. 이들은 사회에서도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법적으로도 삶을 보장받지 못해 궁핍한 삶을 살아간다. 대부분이 생계가 곤란해 매춘에 뛰어드는데 한 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매춘 산업 구조를 생각해본다면 미혼모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작가는 이 캐릭터를 통해 청소년기에 일어날 수 있는 사회의 큰 어둠을 환기하고 싶었을 것이다.(미즈키라는 캐릭터를 넣은 것도 일맥상통하다) 하지만 전연령 게임에 넣을 수 있는 소재로는 너무 어두웠기에 작가는 비현실적으로 착한 캐릭터에 전하고자는 메세지를 몰래 넣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작가의 섬세함과 정교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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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누가 갤에서 호나미보고 카나데 새엄마 드립친거보고 끄적여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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