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볼 수 있다는 것이

언제부터 가치 없는 것이 되었을까요

빨간 벽돌 길, 색색 낙엽이 덮어

비 오는 날 흘러 떨어지는 물빛과 하나가 되고

물에 젖어 색 돋아난 낙엽들 빗자루에 밀려 사라지겠죠

불에 색이 있다면, 노란빛 섞인 빨간 나뭇잎 색깔일 거에요

붉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 사이 눈에 띄는 초록 나뭇잎처럼

가치 없어 보였던 것조차 어딘가에선 반짝일 수 있어요

우리 학교 마지막 나무, 우리 2년 함께한 나무

올해가 끝나면 더는 볼 수 없을 나무를 봐요

바람 부는 가을, 눈 내리는 것처럼 가을색이 내리던 나무 아랫길

우리 잊지 말아요, 마지막 사이를 걸어요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오는데 우리 시간은 너무 짧아서

노란빛 예쁜 나뭇잎도 이제는 새까맣게 물들어 썩어가네요

그래요, 분명 앞은 아름답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마지막 가을의 뒷면을 기억할게요

검게 물든 나쁜 기억들은 나뭇잎 타고 흐르는 빗물처럼 흘려 버리고

우리밖에 볼 수 없을 이 특별한 시간을 기억할게요

마치 하늘에 거꾸로 뿌리내린 듯한 나무도

하늘을 가득 채운 초록색 깃털 같은 이파리도

가지에 매달린 이름 모를 검은 열매도

사라지지 않아요, 영원히 남아요

손에서 날아가는 젖은 이파리도, 내 추억에 아름다운 깃털 하나를 남기고 갔기에

내년에 우리학교 나무 자른대서 써봤습니다.

그래봤자 내년에는 이불 차겠지만요.

아 공부하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