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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이달의 뮤지션 8회: Amon Tobin

Sni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2.31 20:41:52
조회 2138 추천 36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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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뮤지션 8회: Amon Tobin

“원본이 무엇인지는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아요. 그걸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하죠.”

(The source material isn't as important anymore. It's more about what's done with it.)


1. 소개

90년대 초의 대다수의 전자 음악가들이 그랬듯이 아몬 토빈 역시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은 아니다. 그는 대학에서는 사진 공부를 했고, 취미 삼아 샘플러를 사용해 여러 음악의 샘플을 따고 리믹스를 했다. 그러다가 1996년에 Ninebar 레코드의 데모 경연에 자기 믹스를 출품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음악 활동을 시작했고, 다음 해인 1997년에 Ninja Tune 레코드로 이적하여 오늘날까지도 해당 레코드의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몬 토빈은 브라질 출신이다. 때문에 그의 커리어 초중반 작품에서 재즈의 색채가 짙게 묻어 나오는 이유를 그의 출신지에서 찾으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가 겨우 2살 때 브라질을 떠나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니다가 10대에 영국에 정착하여 서른이 될 때까지 살았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당장 인터뷰에서도 그의 발음은 브라질의 흔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는 완전한 영국 발음이다. 다른 원인이 있다는 소리다.




토빈은 비슷한 시기의 전자음악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Mo’Wax나 Ninja Tune을 위시한 당대 영국의 레코드 소속의 음악가들이 재즈를 자주 인용한 데에서 그의 원류를 찾을 수 있겠다. 하지만 외부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그가 커리어 초기부터 보여준 중요한 개성이 두 가지 있다. 샘플 선정에 있어 그는 동시기의 다른 음악가들에 비해 좀 더 어둡고 그루브를 강조하는 재즈 샘플을 선호한다. 그 샘플을 상당히 과격한 방식으로 조작하는 것 또한 그의 중요한 특징이다.


2. 초기작 - Adventures in Foam / Bricolage



Cujo라는 가명으로 낸 첫번째 앨범인 Adventures in Foam, 그리고 Ninja Tune으로 옮기고 나서 낸 두번째 앨범인 Bricolage까지만해도 그의 성향은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샘플링의 성향은 확실하게 드러나지만 아직은 이후 앨범에서 그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과격한 드럼머신 소리와는 거리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는 이후 앨범에서도 여러 곡 사이의 완급조절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느리고 완만한 곡들을 편성하는데, 초기의 곡들이 이들과 상당히 비슷한 점도 있다.


3. 스타일의 확립 - Permutation / Supermodified




포락갤 및 전음갤에서도 심심찮게 언급되는 1998년작 [Permutation]과 2000년작 [Supermodified]다. “이게 아몬 토빈이다!”라고 선언하기에 이보다 적절한 예시도 없을 것이다. 이 두 앨범은 영화에서 따온 사운드 샘플이 꽤 많아서 그런지 70~80년대의 첩보영화 사운드트랙을 연상시키는 풍부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실제로는 Permutation의 경우 데이빗 린치의 영화를 여럿 인용함)샘플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쌓는 미덕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지만, 붓을 털어서 캔버스 위에 자국을 남기는 액션 페인팅처럼 샘플 위에 드럼 머신 소리를 잔뜩 긁으며 빠른 템포와 묵직한 리듬을 만들어 내는 재능은 타고 났다고 밖에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두 앨범은 대자본의 집중적인 홍보 없이도 입소문을 타고 상당한 명성을 쌓았으며, 많은 곡들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4. 실험적 궤도변경 - Out from Out Where / Chaos Theory



2002년작 Out From Out Where부터 아몬 토빈은 기존의 샘플 기반의 음악에서 조금씩 탈피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 앨범들의 근간을 이룬다고 할 수 있는 끈적한 재즈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좀 더 펑키한 샘플과 전자기타의 소리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기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낸다. 특히 인더스트리얼/드럼 앤 베이스의 색채가 더욱 확실해지면서 실험적인 방향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갔는데, 위의 링크 중 Triple Science를 들어보면 이러한 방향성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영화 음악에서는 전자음악이 존중을 받는 편이지만 게임 음악에서는 아직 때가 좀 이른 것이 사실이다. 트렌트 레즈너의 [퀘이크] 사운드트랙, 그리고 아몬 토빈의 [스플린터 셀: 혼돈이론] 사운드트랙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혼돈 이론]은 게임에서 사용되었던 여러 층위의 트랙들을 전통적인 형태의 곡과 앨범으로 엮어서 내놓은 앨범으로, 처음에는 게임 사운드트랙 앨범으로만 발표되었으나 레이블 측에서 워낙 만족을 해서 독립적인 앨범으로 나올 수 있었다. Out From Out Where의 딱딱하고 차갑고 실험적인 소리가 완성되면서 앞의 두 앨범의 첩보영화 분위기까지도 돌아오는 훌륭한 앨범이다.


5. 원숙한 실험 노선 - Foley Room / ISAM


[Foley Room]. 영화의 다양한 효과음을 제작하는 녹음실을 의미한다. 이 앨범의 방향성을 함축하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스플린터 셀 사운드트랙 제작을 계기로 캐나다에 자리 잡은 아몬 토빈은 유비소프트 몬트리올의 녹음실에서 차기작인 [스플린터 셀: 컨빅션]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하면서 이 앨범도 함께 만들었다. 그는 각지를 돌아다니며 벌레 소리, 동물 소리, 드럼셋 위에 콩을 잔뜩 올려 놓고 연주한 소리, 크로노스 쿼텟의 현악 연주 등을 직접 따왔고, 게임 회사의 음향실로 돌아와 자기 앨범도 함께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서정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트랙을 내세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낯설고 이상한 소리를 엮어 음악을 만들어 내는, 그의 폭 넓은 음악적 식견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ISAM]은 Invented Sound Applied to Music의 약어다. [Foley Room]부터 아몬 토빈은 음악 샘플이 아닌 자연의 소리와 효과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 낸다는 방향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 왔는데, 전작에서는 녹음했던 상당수의 소리들을 일단 접어두고 전통적인 접근을 함께 밀고 나갔다면, [ISAM]은 이름 그대로 소리를 음악에 적용한, 음악보다 소리가 우선하는 음반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음악으로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흥미로운 소리에 집착해서 음악을 해치는 트랙들도 있고, 음악이라기보다는 소리의 덩어리로 느껴지는 트랙들도 더럿 있다. 앞의 트랙들은 그래도 좋지만 특히 뒤로 갈수록 문제가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하고 추상적인 비주얼과 음악을 뒤섞은 콘서트만은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라이브 공연보다는 스튜디오 작업을 선호하는 그의 특성상 언제 다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녹화 분량으로라도 감상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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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2012년 아몬 토빈의 한정판 전집인 Boxset이 발매되었는데, 쓸데 없는 트랙들과 굳스까지 너무 많이 집어넣어 가격을 불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던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커버 분량은 매우 훌륭하니 함께 들어볼 수 있도록 하자.



---

출처
https://www.ninjatune.net/artist/amon-tobin
https://www.allmusic.com/artist/amon-tobin-mn0000024329/biography

https://somafm.com/articles/ti-amontobin.html

https://www.clashmusic.com/features/electronic-fairytales-amon-tobin-interview

https://en.wikipedia.org/wiki/Amon_Tobin


지금까지의 이달뮤 목록

1회: St. Vincent - https://gall.dcinside.com/m/postrockgallery/43214
2회: Yuck - https://gall.dcinside.com/m/postrockgallery/58864
3회: Rival Consoles - https://gall.dcinside.com/m/postrockgallery/73327
4회: Max Cooper - https://gall.dcinside.com/m/postrockgallery/104317
5회: TEED - https://gall.dcinside.com/m/postrockgallery/108696

6회: 전람회 - https://gall.dcinside.com/m/postrockgallery/114756

7회: Current 93 - https://gall.dcinside.com/m/postrockgallery/122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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