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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그리고 모든 증오가 시작되는 곳(132)

에이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09 23: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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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We'll meet again(하)

언제나 서글서글하고 상냥한 사람이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애써 웃음을 잃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언제나 푸른 하늘처럼 밝은 모습만을 보이려 했다.

사오리에게서 두 손가락이 떨어져 나갔음에도 그는 고마워하였다. 미카에 의해 소리가 빼앗겼음에도 선생은 그녀를 위로하였다. 그리고 호시노에게서 눈이 멀어버렸을 때에도, 그녀에게 준 것은 원망이 아니라 상냥한 미소였다.

선생의 그런 모습을 보았을 때 호시노의 안에 피어오른 것은 안도가 아니었다. 소녀의 마음을 채운 것은 절망과 슬픔, 그리고 자기혐오일 뿐. 은인에게 보답을 해주지 못할 망정 더 끔찍한 죄를 지어버리고 말았는데도 환하게 웃어주는 모습을 보고 소녀는 자신을 끝없이 원망하고 저주하였다.

속죄, 속죄를 해야만 했다. 소녀는 선생을 지켜내야만 했다. 그 어떤 위협도 그를 해치지 못하게 하는 방패가 되어, 모든 것을 다 바치어 선생을 지키는 것이 유일한 속죄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속죄'는 소녀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야, 호시노."

소녀의 눈이 다시 뜨였을 때, 그녀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선생의 모습을 보아야만 했다.

"서, 선생..."

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던 그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두 눈동자는 작아진 채로 소녀를 째려보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뿐인데도, 호시노의 분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나, 나는. 그게.. 서, 선생을... 그, 그게. 그러니까.."

방금 전까지 잘만 목청껏 소리치던 그녀였는데, 순식간에 바보가 되기라도 한 듯 말을 더듬는다.

"나, 난 그냥.. 도우려고, 가, 같이. 그러니까 같이.."

무섭다. 그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소녀에겐 너무나 무서웠다. 소녀의 목소리에는 파들거리는 진동이 묻어나온다. 그리고 팔, 다리, 손, 입술, 그리고 눈동자까지 어느 하나 떨리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그래서... 나는.. 그게.."

"이런 행동이 정말 날 돕는다고 생각하니?"

"..........."

"이런 걸 원했던 건 아니었어."

선생은 이마를 손으로 짚어 그대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소녀는 듣고 싶지 않았지만 그 작디 작은 소리를 들어버리고 말았다.

"하."

실망이 서려 있어 보이는 깊은 한숨을.

".........아."

호시노는 언젠가 선생이 자신을 미워하고 싫어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증오를 받는 건 당연할 것이며, 자신이 지은 죄니 마땅히 감당해야 한다고 여겼다.

'너를 도우러 갔던 게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다.'

'꺼져, 내 앞에 영원히 나타나지 말아라.'

호시노의 악몽에서 선생의 목소리로 들린 말. 환청인 것을 암에도 심장이 찢어져 나가는 듯한 쓰라림이 느껴졌다. 하지만 호시노는 이런 말을 듣게 되어도 싸다고 생각했다. 어떤 미움을 받더라도 마음을 굳게 먹으면서 선생을 떠나보내지도, 떠나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호시노는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지를 다시 깨달았다.

"아...아."

"호시노?"

"아, 아으..."

선생이 아주 살짝 건드렸을 뿐인데도 소녀는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으, 으아... 아으으..."

호루스의 눈이 손에서 떨어져 둔탁한 소리를 내었다. 소녀의 팔은 더이상 무언가를 쥘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아이언 호루스 역시 더이상 쥘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겁에 질려하며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 그러지 마. 제, 제발... 제발 그러지 마.. 그, 그,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줘, 자, 잘못했어. 으, 다신 안 그럴, 안 그럴 게. 두, 두 번 다시, 이러, 이러...지.."

그리고 완전히 몸에서 힘이 빠져버린 듯,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제, 제발. 제발. 이, 이제 마, 말 잘 들을게. 잘 들을 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그렇게 보지 말아줘요. 나, 나를.."

"호시노!"

계속해서 안 좋아지는 상황 속에서 돌발행동까지 나와 선생은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새어나와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조금의 감정이었을 뿐이다. 칭얼대는 아이에게 부모가 품는 그런 정도의 역정. 소리와 시야까지 전부 차단하면서 장벽을 쳤던 것은, 호시노의 행동이 지나쳤음을 지적하고 싶었을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진정해. 나를 봐. 호시노, 너에게 역정을 내려는 게 아니야."

호시노의 어깨가 미친 듯이 떨리고 있다. 이를 붙잡아 보아도 떨림은 전혀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이, 이제 말 잘 들을 게요. 꺼, 꺼지라면 꺼질게요. 바닥을 기라면 길 테니까. 제, 제발. 그러지, 그러지 마. 나, 날, 날."

"호시노."

소녀는 미움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원망받아도 받아들일 수 있다 생각했지만, 사실 마음 속 깊은 곳에선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미, 미워하지 마. 제발 날 미워하지 말아줘. 말아줘요. 고치라고 하는 건 다 고칠 테니까. 그러니까.."

"타카나시 호시노!!!"

"..........!!!"

순간 총탄이라도 발사된 듯 큰 소리가 선생에게서 울려 나온다. 호시노는 몸을 움찔거리며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두 눈을 계속해서 깜빡거리며 선생을 쳐다보았다.

"이제 조금 정신이 들어?"

"으... 서, 선생."

선생은 몸을 천천히 낮추고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호시노를 내려다보지 않고, 호시노의 눈과 자신의 눈을 같은 높이로 맞춘 채 말을 건넸다.

"내 행동이 너한테 상처가 되었다면 미안해. 하지만 호시노, 지금 네 행동은 옳지 못한 행동이야."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서, 선생님. 다신 안 그럴 테니까 제발..."

소녀의 두 눈에 물이 고이다가 밑으로 새어나왔다. 몸은 여전히 벌벌 떨고 선생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몸을 계속해서 움찔거린다. 소녀의 모든 행동은 선생이 기준점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호시노,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아. 싫어하지도 않고. 그냥 잘못된 걸 지적하고 싶었을 뿐이고. 그리고..."

무릎을 움직여 자세를 양반다리로 고쳐앉으며 말을 건넸다.

"대화를 좀 나누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 네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해줘."

호시노는 선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에 보았던 얼어붙을 것만 같은 차가움은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소녀가 늘 보아왔던, 상냥하고 온화한 그 모습. 평소의 선생이었다.

"........."

그 모습이 소녀의 눈에 비치자 크게 동요하고 있던 몸이 안정을 되찾는다. 발작에 가까운 떨림은 멈추었으며 무언가 목을 세게 붙잡는 듯한 느낌이 더는 들지 않았다. 방금 전보다 훨씬 나아진 상태에서, 소녀는 입을 열 수 있었다.

"선생, 나는..... 무서워."

"어떤 게?"

"나는, 이미 하, 한 번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어. 소중한 사람이 내 곁을 떠나간다는 건 너무 무서워. 그래서... 그래서..."

소녀의 두 눈동자에 먹구름이 끼더니, 그대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또, 또 잃기 싫었어. 내가 서, 선생을 죽이려... 했지. 그래서 염치가 없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나, 나는 선생을 떠나보낼 수가..."

".........."

"흐끅, 흐으윽.. 옆에.. 옆에 없으면 무, 무서워. 또 사라져 버릴까 두려웠어... 끄흑, 끄흐윽, 그래서, 그래서... 떠난다고 한다는 말을.. 난 받아들일 수가..."

선생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호시노에게 물었다.

"나는 호시노에게 소중한 사람인 거니?"

"흑, 흐으으... 소, 소중한,, 끅, 사람."

호시노는 선생에게 다가가 그 작은 팔들로 선생을 꽉 끌어안았다. 온 몸에 힘이 다 빠진 지는 오래였지만, 그럼에도 남은 힘을 최대한 긁어모아 있는 힘껏 힘을 주었다.

"이제 다시는 잃기 싫은.. 정말 소중한 사람인데. 그런, 그런 사람인데. 그런데, 그런데..."

그리고 소녀는 선생의 품에서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

"왜 나를 떠나려고, 왜 나를 또 떠나려고 해..! 이젠 두 번 다시 헤어지고 싶지 않은데. 놓아주면 영영 어디론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릴 거 같은데...!"

"그래.. 그렇게 느꼈던 거구나."

"아아아... 흐아아아... 나쁜 자식아. 이 나쁜 새끼야아아... 나도, 나도 데려가란 말이야.. 나는 이렇게 무서운데.. 왜 나를 두고 그냥 가냔 말이야. 또 잘못되면 이제 나는 어떻게, 어떻게 살라.. 꺼흑, 쿨럭, 컥, 커헉."

울다가 사레까지 들렸는지, 호시노는 기침을 계속해서 토해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커 나도, 커흑, 나도 같이 있게, 나도 같이 있게 해줘.. 제발, 다른 건 바라지도 않을 게. 제발. 제발..."

어느새 선생의 가슴팍은 호시노가 쏟아낸 물들로 질척이고 있었다. 옷 안으로 축축함이 느껴질수록, 선생은 호시노의 슬픔과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랬니. 나는 내가 너한테 그렇게 소중한 사람인 줄 모르고 있었네. 미안하다."

"아흐아아.. 아으으... 흐으으..."

"하지만 호시노, 너를 데려갈 수는 없어."

하지만 호시노의 바램대로 선생의 뜻이 달라지진 못했다.그리고 호시노는 그 말에 한쪽 팔을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선생의 가슴팍을 쳐버린다.

"억!"

평소의 호시노보다 만 배는 더 약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주먹질은, 호시노가 살아왔던 인생 중에서 제일 진심이 담겨있는 주먹질이었을 것이다.

"야 이 나쁜 자식아. 그게, 그게 뭐야.. 다른 애들은 되면서 난 왜 안 된다는 거야.. 왜 나만 그렇게 버리고 가려는 거야.. 이렇게, 이렇게 내가 무서운데.. 나를 두고 혼자 어딜 가는 거야..."

"다시 온다고 약속할게. 그러니까... 억!"

"성당에, 성당에 갔을 때도오,..또 다쳐서 돌아왔잖아.. 흐윽, 그 때도 몸 안 다친다고 해쓰, 했으면서.. 약속 안 지키잖아... 약속 지킬 생각 없잖아.... 하으으.. 으아..."

"아냐, 이번엔 진짜야.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게. 아, 그렇지. 내가 좋아하는 노래 한 번 들어볼래?"

그러고 선생은 느닷없이 목을 가다듬고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다시~ 만날 거야♬~ 어디에~ 있든지♬~ 우린 화창한 날에~ 만날 거야♬~"

선생이 있던 세계에서 전쟁이 났었을 때, 사람들이 다시 살아서 만나기를 염원하며 불렀던 노래. 그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재회를 희망했듯, 선생 역시 그런 진심을 담아 부르는 것이었다.

"죽지도 않을 거고, 다치지도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내 마음을 이해해.. 욱!"

하지만 선생의 바램과는 다르게, 다시 한 번 주먹질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호시노는 계속해서 흐느끼며 소리치는 것이었다.

"음치잖아!!!! 흐아아아... 아으아아...!!!"

"그건 좀 억지... 욱!"

"안 보내줄 거야.. 안 보내줄 거라고...! 죽어도 안 보낼 거야....!"

"호시노...."

소녀는 선생이 자신을 떠나지 않았으면 했다. 하지만 선생은 호시노의 곁을 잠시 떠나야만 했다. 아 둘의 간극은 쉽사리 메워지지 않았다.

'이를 어쩐다.. 그냥 갈 수는 없고...'

서럽게 우는 호시노의 등을 끌어안으며, 선생은 고민에 잠겼다.

***

장벽 바깥쪽에서 학생들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소리도 들을 수 없었고 상황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감히 예측할 수 없었다.

"후, 후에에... 안에서 뭔가 잘못된 건 아니겠죠...?"

"재수 없는 소리 마, 히요리. 선생님이 바보도 아니고 자기가 잘못될 짓을 하겠어?"

"하, 하지만... 장벽이 20분째 안 풀리고 있잖아요..."

히요리 말대로 장벽은 너무 오랜 시간동안 쳐져있는 것이었다. 물론 선생에게 싯딤의 상자도 있고, 호시노가 아무리 미쳤다 한들 선생을 쏘거나 하진 않을 테니 별 일은 없겠지만, 그보다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

"하, 씨. 지금 당장 그 놈들이 여기로 날아올 수도 있다는 건데..."

다른 학교도 아니고 밀레니엄에서 울린 전화다. 조금만 더 지체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어쩌지? 이제 더이상 느긋하게 기다릴 수는 없을 거 같은데."

아츠코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하자 곧바로 시로코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5분 내로 안 나오면 그냥 부수자. 아무리 호시노 선배하고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지만 더는 지체할 수 없겠어."

그리고 나머지 역시 이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꾀꼬리가 울린 이상 이 이상 지체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행동이니까, 물론 꾀꼬리는 잘못 울려도 한참 잘못 울린 사고였지만 지금 학생들이 이를 알 턱은 없었다.

".........."

시간은 계속해서 지나가고, 또 지나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기다림은 한계를 넘어버리고 말았다.

"서방님, 더는 안 되겠습니다. 책망은 나중에 들을 테니, 일단은 끌고 나와야겠습니다!"

그리고 제일 먼저 행동하는 학생은 역시나 와카모였다. 그녀는 성큼성큼 보호막을 향해 걸어가 사격을 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혹시나 선생에게 총알이 튀는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 최대한 바닥쪽을 향해 장벽을 부술 생각이었다.

"서방님.. 지금 꺼내오겠!"

다! 라고 이야기하려는 순간, 장벽이 걷혔다. 마치 녹아내리듯 사라진 장벽 안쪽에서 선생은 머리를 긁적이며 천천히 걸어나왔다.

"미안해, 시간이 좀 걸렸어. 이제 진짜로 떠나보자고."

"서방님! 나오셨군요!"

"어, 와카모?!"

선생은 당황해하면서 양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선생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와카모는 황급히 총을 치웠다,

"죄, 죄송합니다! 이, 이건 고의가 아니라.. 죄송, 죄송합니다! 감히 제가 총을 겨누려..."

"아냐, 이해할 수 있어. 보호막 부수려다 그렇게 된 거였지? 말을 하고 해야 했는데, 미안. 어쨌든 이제 떠나자. 너무 지체했어."

"아.. 네!"

그리고 아비도스 대책위원회는 곧바로 호시노를 향해 다가갔다. 당황 반, 걱정 반으로 서있는 호시노에게, 세리카가 제일 먼저 소리쳤다.

"선배! 이게 대체 무슨..."

그리고 세리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호시노는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미안해. 내가 너희들 생각도 했어야 했는데.. 너무 이기적으로 굴었어."

"어?"

"내가 너무 내 감정만을 앞세웠어. 미안해.. 얘들아.."

호시노는 아비도스 대책위원회를 향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눈물자국이 잔뜩 흐른 그 얼굴을 보자, 세리카는 하려던 말이 갑자기 틀어막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응, 선배. 선생님하고 무슨 대화를 나눈 거야."

시로코의 물음에, 호시노는 힘겹게 대답했다.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응?"

"미안해."

아비도스에서 벌어진 소동은, 이렇게 겨우 끝마치게 되었다.

-후기-


아비도스에서 언제나 꿀빨게 둘 수는 없으니... 이제는 정말로 헤어져야 할 시간!


아, 참고로 한국어 노래 개사는 이쪽에서 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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