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루치아~ 끝났어.
- 말을 걸어와 나는 두 눈을 떴다.
- 녹슬은 천장과 구질구질한 방이 시야에 들어온다.
??? : 다시 태어난 기분은 어때?
루치아 : 팔의 정비 정도로 다시 태어난다니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루치아 : .....덧붙여서 말하자면 기분은 최악입니다. 이 냄새는 언제 맡아도 익숙해지지 않아...
- 내 말에 쿠루루 오므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 레트로라든가, 클래식이라든가, 그런 거 유행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 여전히 시무룩한 얼굴로 라스 월시가 내뱉었다.
- 그는 쿠루루 오므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로, 어딘지 모르게 불쾌한 그 눈은 특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루치아 : 움직이기만 하면 뭐든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것에 아름다움과 추함을 따져서 어쩔 셈입니까?
쿠루루 : 어머나, 그런 소리 말구. 서비스로 그 팔 개조했으니 말야.
- 내 팔은 그녀의 기술에 의해 기계화되고 있었다.
- 무뚝뚝한 쇠 부스러기, 그 토막을 모은 것 같은 왼손.
- 기계문명이 발달한 이 세계에서, 마치 시대를 역행하듯 사용된 구세대의 산물로 놋쇠로 된 것이다.
루치아 : 서비스? 개조는 무슨 말입니까?
- 나는 왼손을 움켜줬다 폈다하는 동작을 반복하며 쿠루루 오므에게 물었다.
쿠루루 : 듣고 싶어?
루치아 : 네, 듣고 싶습니다. 저는 개조를 부탁한 기억은 없으니까.
쿠루루 : 그 팔의 팔뚝 부분, 필통으로 만들어봤어.
루치아 : 뭣ㅡㅡ?!
쿠루루 : 만년필이 무려 3개 들어갑니다~ 자, 여기 만년필 하나 선물.
루치아 : 다, 당신은 사람의 팔에다가 무슨 짓을...!
- 나는 쿠루루 오므와 왼팔을 비교한 후에, 팔뚝부분을 건드려봤다.
- ........하지만 그 곳이 열리지는 않았다.
쿠루루 : 푸흐흡
루치아 : 큿...!
- 사람을 깔보는 듯한 미소를 띠는 쿠루루 오므를 보며 나는 이를 갈았다.
쿠루루 : 루치아~ 얼굴이 새빨간데요~~!
라스 : 아름다움과 추함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한 당신이 필통은 싫은 건가?
- 구조기술자인 그녀는 기계에 관해서만큼은 타고났다.
- 내 팔....신경경로를 인공뉴런으로 우회해 척추에 전달하도록 수술한 것은 어쨋든 그녀였다.
쿠루루 : 그래도 괜찮아? 그런 팔로. 루치아는 돈도 있으니 좀 더 제대로 된 팔을 달 수도 있을텐데.
루치아 : 그 말은 질릴 정도로 들었습니다. 애초에 이 로그 스테이지에서 제대로란 대체 무엇을 가리키는 겁니까?
- 쿠루루 오므는 내 말을 무시하고 계속 이야기했다.
쿠루루 : 그 금속은 사람에게 익숙해지면 좋지않다구, 놋쇠라는 것이 없단말이야.
쿠루루 : 기계기술의 진화가 가속화된 결과, 낡은 것은 버리는 움직임이 생겼다.
쿠루루 : 그래서 그 기술은 잃어버리고 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어?
루치아 : 네, 겨우겨우 수리를 하는 정도로는 결국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이 팔이 피폐하다는 거죠?
- 잃어버리고 있다는 쿠쿠루 오므의 말에는 일부 어폐가 있었다.
- 놋쇠를 사용한 금속적인 기술은 몰라도, 사람이 사용하는 기술은 이미 사라졌다.
- 쿠루루 오므를 제외하면 이 로그 스테이지에서 나의 팔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다.
쿠루루 : 구세대의 기술은 사람을 먹어.
루치아 : 명심하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쓸데없는 걱정입니다.
- 나는 짧게 답하고 기계로 된 팔을 어루어만졌다.
- 쿠루루 오므에게 부탁하면 더 좋은 팔을 쓸 수 있다. 그런 건 뻔한 일이다.
- 증기기관을 원동력으로 쓰는 거리와는 대조적으로 사람의 기계화, 만들어진 기계에 대한 기술은 신의 조화로 불릴 정도로 세련되고 있었다.
라스 : 어쨋든, 사람과 구별할 수 없는 기계가 있는 시대다.
- 그렇다. 인공피부로 덮은, 의학적인 신경과 뼈, 근육 등을 구성하는 것은 쿠루루 오므에게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쿠루루 : 나로서는 그런 팔을 버리면 좋겠어. 곧 익숙해지지 않아서 몸이 부패, 침식되고, 그걸로 일어서있는 것도 벅찰 거야.
쿠루루 : 신경을 만들었으니 통증도 있고, 그런 거 원하는 사람 루치아 정도라구.
루치아 : ......그래서 좋습니다. 언젠가 죽을 때, 제가 그 때까지 사람으로 있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습니다.
라스 : 싫네, 어렵게 사는 녀석은.
쿠루루 : 이봐, 그런 말 하지마.
라스 : 끝까지 인간으로 있고 싶다고? 바보같은 소리하지마. 온몸을 기계화해도 인간은 인간이다. 그런 태도가 우리와는 다르다고.
쿠루루 : 정말! 더 이상 루치아와 싸운다면 저녁을 굶기든지 손톱을 하나 하나 뜯어버릴 거야!
라스 : 아니 잠깐 기다려. 후자는 완전히 고문이잖아.
루치아 : 대금은 여기에 두고 가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 라스 월시의 아집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 서로 시간낭비하기 전에 빨리 끝내버리는 편이 훨씬 낫다.
- 그리고 나는 쿠루루 오므의 가게를 떠났다.
~~~~~~~~~~~~~~~~
루치아 : 쇠부스러기는 싫어.
- 끼익, 끼익, 팔이 삐걱거린다.
- 나는 기계 팔을 문지르며 천천히 누웠다.
- 이 기계가 주는 통증은 내가 퇴역하고 잠시나마 겨우 맛본 감각인 거 같다.
- 꾀죄죄한 지하. 그것이 나의 잠자리였다.
- 변두리인 이곳은 사람이 거의 접근하지 않는다. 아주 조금 전까지 전쟁터였기 때문이다.
- 시체가 나뒹굴고 버려진 기계들이 쌓여있다.
- 그러니까 누가 다가오면 금방 알아챈다. 도주경로를 만들어놨으니 여기를 떠나는 것은 쉽다.
- 군을 퇴역한 뒤의 나날들을 아무 생각 없이 무위로 보내고 있다.
- 싸우는 것을 그만두었을 뿐, 나는 이렇게나 텅 비어있다.
- 그런 무심한 자신을 훈계할 때마다, 아버지의 얼굴이 뇌리를 스친다.
-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기계병과의 싸움은 계속 되어왔고 특별히 원망이나 증오는 없었지만, 나의 역할은 거기서 싸우는 것이라고 아버지에게 배웠다.
- 시키는 대로 나는 군인이 됐고, 그리고 '그들'과 싸우게 됐다.
- 피와 초연과 시체가 굴러다녀 위화감이 가득한 장소에서 나는 나를 만들어나갔다.
- 그리고 군을 나와서 깨닫는다. 나는 의외로 스스로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 과거를 돌아봐도, 참혹한 쇠부스러기의 장소와 쓰러지는 동료와 적의 무리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 나는 그런 인간이다.
루치아 : 쇠부스러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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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악 분량 겁나 많네 이걸 4개나 더 해야하나 코로플 이 쒜끼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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