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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인간실격 읽었어요!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18 23:18:19
조회 1553 추천 23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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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회독 했어요. 출퇴근하면서 띄엄띄엄 읽긴했는데 전체적인 내용 이해에는 문제없었어요,, 이 말을 왜하냐면,, 사변적인 내용이 없어서 내용전달에 별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짚고 싶었어요,,


: 세상의 부조리만을 흡수한 머리좋은 악인의 자기혐오적인 수기에요. 자조적이라 하기엔 비웃음이 없고 자아성찰적이라 하기엔 반성이 없어요.

이 소설의 연극적인 악인이 무너져 내릴만한 상황을 만들어놓고 그 속에서 혼자 벌을 받는 모습을 제가 관음하는 듯한 느낌이였어요. 소설 형식이 수기였음에도요. 그럼에도 악인이 마땅히 처벌을 받고 무너졌지만 독자의 마음이 후련하지 않아요. 그 이유는 결말까지 읽는다면 알수있을거라 생각해요,,,


: 저한테는 역겹고 무서운 소설이였어요. 표현과 묘사는 혐오감을 만들어냈어요.(수준이 역겹다는게 절대절대 아니에요!!) 사족이지만, 저는 제가 가꾼 관계 안에는 요조나 호리키같은 사람은 절대 없었으면 해요. 여러 다른 작품의 극악한 악인들이 제 삶을 살아가면서 웬만하면 만날 수 없는 인간상인 반면에 이 소설의 악인들은 살아가면서 언제든 엮일수 있다는 점이 무서워요.


: 문장이 좋다는 사실은 굳이 언급하는게 독갤분들한테는 식모 앞에서 행주짜는거같긴한데,,, 그럼에도 안보신분들이 있으니까,, 문장이 너무 좋아요! 감히 외국어가 된다면 다른 언어로도 보고싶을 만큼이요,,


: 종교적인 내용은 제가 해석할 수 없었어요. 사실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기 싫어서 기피한 저의 독서수준을 자각시켜준 것같아요.


: 이 서평을 쓰면서 제가 얼마나 글을 못 쓰는지 알 수 있었어요.




주의!---------아래는 소설내용이 포함된 후기에요!


: 가벼이보면 술, 여자, 약에 의해 한 사람의 인생이 몰락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로도 되게 전형적이에요. 일본이 이 소설을 국민문학으로 장려하는 이유 중 하나를 여기서 찾았어요. 빠칭코가 경제의 일정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현실에 여기에 도박도 있었다면 국민문학이 될 수 있었을지도 조금 궁금하네요,,


: 요조는 법에 위배될 짓은 많이 하지않았지만 악인이에요. 그렇다면 법은 무엇을 대표하는 걸까요? 위법과 악에 대해 작가가 견지하는 부분이 요조와 호리키의 반의어 놀이에서 비쳐지는 듯해요. 오히려 요조가 죄는 법률의 반의어가 아니라고 변호하는 부분에서 흥미로웠어요.


: 의미없는 의문이지만 어떻게 쓰여진 모든 것이 진실일까요?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하는 요조는 서술자 관점에서 수기에 거짓을 쓰지는 않았을까요? 불신으로 점철된 그의 인생은 어쩌면 수기에도 나타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 소설이 다자이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고 그가 끝으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설 외적인 사실에서 진실성을 부여해주는 것 같아요. (읽어보면 소설 내적으로도 진실이라고 느낄 여지는 많지만요,,) 어디까지나 제가 느낀점이지만 그의 주변사람들의 위선과 기만, 범죄에 대한 요조의 서술은 그저 변명이라고 생각해요. 다자이 오사무의 인성에 대한 비난이 될수도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제 도덕관에서 요조는 악인이라고 생각해요,,


: 그와 엮인 사람은 그를 '착한사람'으로 평가해요. 객관의 선과 악은 항상 애매하다는걸 보여주고, 머리좋은 악인들은 쉽게 악을 내비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하는것 같아요. 요조가 수기를 쓰지 않았더라면 그는 선인으로 남았을수 있었는 것도 무서웠어요.


: 개인 또는 개인의 복수형이 '세상'이라는 요조의 철학 자체는 감명깊었어요. 평소에 저는 정치인들이 그렇게 호소하면서 울부짖는 '국민', '국가', '세상', '사회' 이런 것들은 사실 '자신'을 뜻한다고 느끼는데, 만약 그의 어린시절에 부조리를 흡수하지않고 좋은 것을 흡수했다면 그의 철학은 올바른 방향이었을 텐데,,하고 공상해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 요조는 누군가가 말하는 '세상'을 '그 사람 개인'과 동치로 보는 철학을 가졌는데, 그런데도 죄의 반의어가 법률이라고는 도저히 말하지 못하면서 죄의 반의어가 무엇인지도 결국 찾지 못해요. 결국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저항하지않고 끝끝내 단죄받아요. 요조는 개인의 저항은 무기력함을 알기에 저항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항은 결국 그가 숨긴 악을 내비치는 것이고 '죄'의 반의어가 '법률'이라고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은 그가 악을 드러내기 극도로 싫어함을 미루어 볼 때 그것을 심층심리적으로 부정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어요.(저의 제멋대로 해석이에요,,,) 요조가 수기를 쓰면서 "무저항도 죄냐"고 묻는 자체는 결국 그의 마지막 저항 같았어요.


: 결국 인간실격이라는 소설은 요조 개인에게서 느껴지는 염세성이나 또 세상의 보편성은 위선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점에서 실존주의 줄기에 있다고 느꼈어요.


: 그럼에도 허무주의가 아니라고 느낀 부분은 개인의 무기력성을 그저 자각시키는 것이아니라, 법률과 죄는 반의어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부분에서 결국 저항해야한다는 메세지를 담고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 마지막으로, 이 소설에서 왜 죄는 법률의 반의어가 아니였을까요? 

저는 죄가 개인을 상징하고, 법률은 세상을 상징한다고 해석했어요. 무저항이 죄가 아니라면, 요조는 왜 단죄받았을까요? 무저항은 요조 개인에게 죄였던거 같아요. 그런데 세상에게는 위법이 아니였어요. 예를들어 그가 기소유예를 받은 것을 보면 세상은 놀랍도록 요조에게 관심이 없었어요. 오히려 무저항을 장려하는 것처럼도 보여요. 이렇게 죄와 위법이 다른 잣대로 적용되는데 어떻게 동치일까요? 그렇다면 죄의 반의어도 법률이 아닙니다. 이것은 그가 단죄받기 전에는 요조 본인은 알 수 없었을거에요. 그러니까 그는 쉽사리 대답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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