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적어보는 첫 서브3 대회 후기! (무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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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7

[대회후기] 심심해서 적어보는 첫 서브3 대회 후기! (무심천)앱에서 작성

아디오스프로

2025.02.18 15:59:26

조회 1868 추천 58 댓글 110

지난 일요일, 청주 무심천에서 제 인생 첫 서브3를 달성했습니다!

아직도 2시간대 주자가 되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네요.

당일 런닝갤러리에 기록글을 올렸었는데, 그날의 레이스를 좀 더 자세히 기록해보고 싶어 이렇게 후기를 남깁니다. :)

## 대회 전날

이번 청주 무심천 마라톤은 사실 동아마라톤 준비를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서브3에 도전해볼 생각은 있었지만, 여수마라톤에서 싱글 달성에 실패했고 2주 전 빌드업 30km에서 체력이 방전되었던 터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는 마지막 장거리 지속주 훈련이라 생각하고, 32km까지만이라도 서브3 페이스로 뛰어보자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 레이스 시작

다행히 대회 당일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고, 다이어트 효과로 몸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다만 늘 그렇듯 화장실을 제대로 못 다녀온 것이 불안요소였습니다.

웜업은 따로 하지 않고 스타트 라인에서 햄스트링 스트레칭만 가볍게 했습니다.

반갑게도 공지에 없었던 3시간 페이스메이커가 앞에 있었습니다.

이건 좋은 신호다 싶어서 출발과 동시에 페이스메이커를 따라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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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스 전반부

처음 6km는 4분 15초에서 20초 사이로 여유 있게 달렸는데, 갑자기 페이스메이커가 속도를 올려 4분 10초 이하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심박수도 안정적이고 컨디션도 좋아서, 걱정되긴 했지만 계속 따라갔습니다.

옆에서 함께 뛰던 분과 "좀 빠른 것 같다"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페이스메이커의 리듬에 맞춰 호흡을 조절하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하프 반환점이 보였습니다.

주변에서 서브3 그룹을 향한 응원 소리를 들으니 더 힘이 났습니다.

'32km까지는 이 속도로 무난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2회전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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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위기

27km 부근에서 첫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배가 아프기 시작했고, 마침 저 멀리 화장실이 보였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지금 빨리 다녀오는게 후반에 화장실 찾다가 페이스 저하 오는 것 보다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평균 페이스를 4'10/km 근처에서 유지해왔으니 1분 정도는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온 뒤 다시 달리기 시작했지만, 이미 페이스메이커는 한참 멀어져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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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위기

혼자만의 레이스가 시작됐고, 4분 15초 페이스로 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가 진짜 시련의 시작이었습니다. 전반부에는 4분 10초 페이스에도 170 이하였던 심박수가, 이제는 4분 15초 페이스에도 180을 넘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심박계 오류인가 했는데, 점점 몸이 퍼진다는게 실감났습니다.

34km까지는 케이던스 유지에 집중하며 어떻게든 페이스를 지켰지만, 35km 넘어서부턴 결국 4분 20초대로 늦춰졌습니다.

퍼지는 것을 느낀 순간부터 바로 남은 거리에서 서브3를 달성하기 위한 최소 페이스를 계산하며 달렸습니다.

39km 즈음에서는 '동아마라톤이 남았으니 여기서 타협할까'하는 유혹이 찾아왔지만, 그 몇 초 차이로 후회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계산상 4분 50초 페이스만 유지해도 서브3가 가능했기에 이를 악물고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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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니시

저 멀리 골인 구간이 보이고 이제 스피드를 올려야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미 몸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기 때문에 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최대한 팔치기를 역동적이게, 호흡은 더 짧게 가져갔습니다.

마지막 300m 구간 쯤에서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났지만, 최대한 발뒤꿈치를 찍어가며 올린 속도를 유지했습니다.

제가 마지막 서브3 주자여서, 골인지점 주위에 계셨던 모든 분들이 저를 향해 "질주!", "지금 달리면 서브3야!"라고 외쳐주셨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이런 저런 포즈도 취했겠지만, 그럴 여유 없이 오직 골인지점만 바라보며 전력질주했습니다.

보시다시피 다행히 잘 끝나서 저는 이렇게 서브3 주자가 되었습니다!

골인지점 통과하고 서브3를 성공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크게 소리도 질렀네요ㅋㅋ

## 마치며!

서브3 달성도 물론 기쁘지만, 특히 화장실을 다녀온 후 운영이 엉망이 되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스스로에게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이번 경험이 동아마라톤 서브3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네요.

앞으로 한 달, 훈련과 테이퍼링 잘해서 명예의 전당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10km - 00:38:03 ( 2024 서울YMCA마라톤 24.11.24)
Half - 01:24:20 (2024 서울레이스 24.10.13)
Full - 02:59:31 (2025 청주무심천마라톤 25.02.16)

고정닉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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