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기고 키가 작은 존나 외적 매력이 없는 찐따인 나는 그럼에도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언젠간 나타날 거라고 믿고 있었다.

사실 원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일은 어려웠지만, 가끔 내게 호감을 드러내는 이상한 사람이 신기하게도 살면서 몇 번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그런 경험이 적어서인지 쉽게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 좋아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 사람에게 "좋아한다"는 말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다.

몇번 만나다가, 밤을 같이 보내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게 되고, 내 생활에 그 사람의 흔적이 남다가, 그 흔적이 점점 커져갔다가, 작아지다가, "너는 날 사랑하는 게 아닌 것 같아"라는 말이나, 가끔은 그 말에다 "그냥 잘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라는 말까지 듣고는, 담담했지만 몇 주 지나면 생각이 나며, 사실 그 생각은 대체로 성욕이었던 그러한 경험을 두어 번 한 직후였다.

"난 나를 좋아해준 사람들을 좋아했을까"라는 병신같은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찐따라서였던 것 같다. 

인싸새끼였으면 분명 이런 병신같은 생각을 할 시간에 나가서 다른 년놈들과 물고빨고 떡을 치고 있었을 텐데, 난 고걸 못하니 곰곰이 방구석에서 찐따같이 저런 생각이나 하고 있었다.

내가 그 사람들을 정말 좋아했는지, 그 때의 점점 감정은 어렴풋해지지만, 헤어진 순간에 그 사람들이 한 말은, 다들 같은 말을 해서인지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렇게 되니 나도 내가 정말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기만 했다.

나는 정말 그냥 발정이 났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