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알 폭번 문제.

다른 애완(반려/관상)동물은 줄줄이 후대를 이을 수 있으냐가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이지만 달팽이는 정 반대. 동종에 비슷한 크기 두 마리만 있어도 수십 수백마리로 늘어나는거 한순간임... 명주나 동양 달팽이(얘넨 자생지 근처에만 해당) 같이 우리나라 토종 달팽이면 방생 해도 되는데 백금흑와는 그게 안 되잖아... 그러나 이 문제는 큰 케이지에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분리사육하면 어느 정도 해결 됨.

만약 외래종 달팽이가 알폭탄으로 당신의 멘탈에 융단폭격을 갈겼다면... 지인/까페 등지를 통해 분양을 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좀 잔인한 방법이긴 한데... 락스물에 담궜다가 변기통으로...(ㅠㅠ)

(달팽이는 산란하기 적당한 시기/장소를 찾을 때까지 1 년 넘게 정자를 보관한다는건 잠시 접어두자)


2. 위생 문제.

사실 이건 다른 동물 키우는거에 비하면 수월하다 못해 꿀작업 같은 거라 넣을까 말까 고민 해봤음. 일단 달팽이 키우면서 생기는 위생에 관한 문제라면

첫째. 급여한 먹이를 사육장 안에 오래 넣어 두어서 상한 경우. 이 때는 초파리나 응애(특히 여름ㅡㅡ) 등 해충이 발생하고 이들은 달팽이의 천적 중 하나임. 이 경우는 사실 주인이 하루에 (케이지 1 개당) 1~2 분씩만 투자해서 치워주면 해결될 문제. 그 외에도 바닥재 위에 그냥 채소를 급여할때 먹고 남은 작은 잔해가 바닥재에 스며들거나 달팽이들이 뭉개면서 바닥재에 섞이는 경우가 있는데, 육안으로 관찰 가능할 때는 일회용 숟가락 같은 걸로 그 부분을 퍼서 버리거나 정 심하다 싶으면 바닥재를 바꿔주면 만사해결.

둘째. 너무 다습한 습도 때문에 바닥재에 곰팡이가 피는 경우. 특히 달팽이 배발에서 분비되는 점액이 더해지면 곰팡이는 순식간에 불어난다. 이 경우가 좀 까다로운 부분인데, 일단 달팽이 사육시 흔히들 말하는 "손으로 집어들었을때 물이 촉촉한 정도" 로 바닥재를 적셔줘야한다는 조언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이해가 잘 안 가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음. 이 때는 그냥 좀 부족하다 싶은 정도로 물 뿌려주고 물그릇을 넣어주거나 달팽이들이 버로우하기 좋아하는 정도의 수분이 어느 정도인가 감으로 체득하기 위해 매번 분무기질 해보면서 이 정도면 되겠거니... 하는 노오오력이 필요하긴 함.


추가로 곰팡이는 답 없음... 누가 톡토기를 기르라는데 그건 좀 그렇고... 사실 이건 습계형 동물 사육 전반에 걸친 문제라서 이러면 된다! 이럴 순 없음. 그냥 바닥재 제때제때 갈아주면 어느 정도 예방 가능.

첨언하자면, 잠시 신경을 못 쓴 사이 응애나 초파리가 생기기 시작했다면, 당장 사육장의 모든 것을 들어내고 뜨거운 물(다만 케이지에 따라서 뜨거운 물 부으면 야단나는 경우가 있음. 이 경우는 소금이나 락스 같은 걸 섞은 물로 헹구고 벅벅 닦아낸 다음 통풍 잘 되는 곳에 두고 햇빛에 짱짱하게 말려야 함)로 케이지를 행구고 바닥재는 전부 비닐봉투에 담아 단단히 밀봉한 다음 불로 태우거나 버려야하고, 달팽이들은 즉시 온욕을 시켜줘야 함. 25 ~ 30 도 정도면 적당할 겁니다.


1. 동배개체 교배문제(근친)

이게 요 며칠 사이 내 최대의 고민거리임...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우선 동양 달팽이 3 마리는 각기 다른 날, 다른 채집포인트에서 채집한 야생 개체이기 때문에 동배개체가 아닐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고, 또 난교를 통해 다수의 정자를 섞어서 알을 배는 달팽이 특성상 3 마리 이상의 달팽이가 2:1 교미를 했다고 한다면, 그 사이에서 태어난 달팽이 2 세들은 아빠가 두명인 상황이니만큼 2 세끼리의 교배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근데 채집한 성체 동양 달팽이 3 마리가 다 동배개체였다고 한다면 이미 근친이 성립된거라 2 세 동양 달팽이들끼리의 교미도 문제가 될 수 있음)

반대로 금와 달팽이 2 마리는 농장에서 분양 받았는데, 이 경우 이 두 마리의 금와 달팽이가 동배개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짐작됨. 사실 농장에서 뭘 알겠어 그냥 이쁘고 튼튼한 애들끼리 교배교배교배해서 똑같은 애들 뽑아내는거지 뭐...

일단 내 금와 두 마리가 동배개체라고 가정했을때, 이미 이 둘은 두 차례의 산란을 했습니다. 따라서 2 세 금와 달팽이들끼리의 교미는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됨.

즉 아직 알 상태인 금와 달팽이(2세대)들이 자라서 서로 교미를 하게 된다면 100 % 근친이 성립되고, 갓 부화한 동양 달팽이(2세대)들이 자라서 교미 후 산란하여 나올 3 세대 동양 달팽이들이 또 자라서 교미한다고 하면 100 % 근친이 성립된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사실 여기서 왈가왈부하기 어려운 문제인데,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유전자 얘기 나오고 막 근친에 따른 부작용 얘기 나오고...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ㅠㅠ

그래서 지금 당장 생각해둔 해결(방지)법은 딱 하나, 혈통 거래 뿐이라고 생각함.

서로 다른 두 곳 이상의 농장에서 데려온 동종 동크기의 달팽이들을 합사시켜 번식시키는 방법. 사실 벼락 맞을 확률로 모든 농장의 달팽이가 사실 하나의 혈통에서 파생된 개체들이라면 이미 달팽이의 동배개체 교미 문제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설마 그런 일이 있을리가...있나...?

뭐 여튼 예쁘다고 무작정 근친교배 시켜서 개체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이제라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해결 또는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는게 어떨까 싶음.


첨언하자면, 달팽이는 그 생태 특성상 넓은 생활반경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에서도 필연적으로 근친교배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나도 인정하지만, 걔네들은 그만큼 다수의 다른 달팽이들에게 정자를 받아 섞어서 교미하기 때문에 100 % 순혈이라는게 나올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다수의 다른 달팽이를 만날 수 있는 자연 상태의 달팽이의 경우고 한 쌍만 기르는 사육환경 속 달팽이라면...



근데 내가 이 글을 왜 쓰려고 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