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울증+ADHD인거 몰랐을 때 이야기임

그때 공부가 너무 안되는 거임



그래도 처음엔 걱정이 없었음.

내 유일한 장점이 머리가 좋은 거여서 공부 열심히 안하고도 90점대는 나왔거든.

근데 고등학교꺼 찍먹해 보니까 공부 못하겠더라.

지금은 병 때문인걸 알지만 그때는 그냥 내가 의지가 너무 없어서 공부로는 절대 성공 못할거라고 판단했음.

그뒤로 9시까지 다니던 학원 끊고(엄마 3달동안 설득했음 처음엔 반대하셨는데 결국 수긍해주시더라) 책이나 읽으면서 작가나 해볼려고 했음.(나의 유일한 건전한 취미가 독서라서)

근데 책이 눈에 안들어오더라.

억지로 읽으려고 해도 글씨만 읽히고 내용이 하나도 안들어와서 전 문장으로 돌아가고 쪽 자체를 다시 읽고 어떨때는 아예 문단 하나를 그냥 넘기고 읽더라.

자괴감이 너무 드는 거임 9시까지 학원을 다녔으니까 못해도 7시 까지는 책을 읽고 다닐줄 알았는데 막상 보면 일주일에 한권 겨우겨우 읽으니까.

엄마는 결과만 보고 그럴거면 왜 학원 끊었냐고 면박주고 큰소리치고 나갔는데 주위에서 근황 물어보면 진짜 죽고싶어질정도로 스트레스가 쌓이더라.

겨울방학 때에는 집에서 책 읽어야지 창작 공부해야지 생각만 하고 버둥버둥하면서 놀기만 했음. 가끔 딱 앉아서 책 잡으면 머릿속이 새햐얘져서 아무것도 못하고 다시 놨음.

그러고 사니까 엄청 우울해지더라 자존감도 떨어지고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었음 폰 만지작 거리는것도 겨우 하고 게임도 30분 하면 못하겠고.

사는게 질렸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최근엔 병원가서 약을 받아봤는데 ADHD 쪽은 효과가 없는것 같고 우울증은 약효 나오려면 2~3주는 걸린다는데.

지금도 학교 못가겠어서 엄마랑 씨름허고 집에서 이런 글이나 쓰고있는 내 자신이 좀 한심함.

엄마가 솔직히 내 병에 대해서 잘 모르는것 같아 우울증 환자에게 하면 안되는 말 리스트가 있는데 정홛히 그 말들만 반복하더라.

근데 진솔하게 대화를 하려고 해도 말이 안나옴. 그냥 말이 생각하는데로 안나와. 그리고 한마디 하면 의욕이 확 떨어져서 말문이 막혀서 제대로 대화도 못해봤다.

상담도 마찬가지. 상담받는데도 계속 머리가 멈추고 하고싶은말 못하고 그냥 말을 못해.

아무도 나를 이해해 줄 수 없는거임. 남들도 다 나에게 노력하는걸 알고 있는데 말을 못해준다.

진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음. 아니 그냥 내가 최소한 말은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음.

오랸 푸념 들어줘서 고마워. 여기 갤러리 중에 거의 유일하게 보면서 위로받는 느낌이야. 규칙은 아직 잘 몰라서 혹시 어긴 거 있으면 댓글로 달아 줘 수정할게. 모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