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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여행과 여관바리의 추억 2편앱에서 작성

ㅇㅇ(58.142) 2021.05.03 14:55:47
조회 21754 추천 9 댓글 6

숙소에 대강 짐을 풀어놓고 나와 비오는 강릉거리를 배회했다. 늦은 저녁이라 대부분은 문을 닫았고 도무지 시골감성이라고 봐줄수없는 네온사인의 불빛들이 텅빈 거리에서 홀로 번쩍대고있을뿐이었다.

소주와 섭국으로 요기를 끝내고 나오자 취기어린 밤거리는 오묘했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듯이 역전으로 향했다.
마침 그곳엔 방금전의 그 아주머니가 있었고 나는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다섯장을 꺼내밀었다. 누가 볼세라 얼른 낚아채 자기 주머니에 쑤셔넣은 아주머니는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모퉁이 골목의 그림자 안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허름한 이 층 건물은 천장이 낮았다. 눅진한 문손잡이를 당기자 벌건 정육점 불빛이 좁은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복도 양쪽으로 예닐곱 개쯤 되는 합판 문짝이 어깨를 지그재그 붙여 마주 보는 것이 영락없는 고시원의 모양새였다. 그제야 나는 아, 여기가 말로만 듣던 곳이구나 싶어 뒤늦게 부끄러워했다. 아주머니는 나를 훌쩍 앞서 팔 번 숫자가 붙은 문을 열었다. 씻고 싶으면 화장실은 이쪽 끝이고, 그 맞은편 방은 빨래하는 방이니까 헷갈리지 말고. 그는 탈취제인지 향수인지 모를 것을 몇 번이고 뿌려 주었다. 인공의 향이 흩어지는 소리와 시큼한 곰팡내 틈에서 아주머니가 짧게 혀를 찼다. 등기구에 달린 끈을 당기자 빨간 불이 희게 변했다. 아주머니가 나가면서 말했다. 혹시라도 경찰이오면 애인인척 하라고. 어느새 문이 닫히고 나는 한 평 반의 신세계에 우두커니 남았다. 나이가 든 촌스런 모란무늬 이불과 두루마리 휴지가 정적 속에서 수군거렸다. 전등 끈을 한 번 더 당기자 여관장의 손톱만 한 창문에 낯선 얼굴이 비쳤다.


 아주머니가 나가자마자 나는 옷을 벗고 그대로 맨몸으로 비단결이 느껴지는 두꺼운 이불을덮었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묘한 흥분감이었다. 방 옆에선 미디어에서나 들어보던 소리가 진한 안개처럼 고여 들었다. 나는 귀를 곤두세우고
소리에 집중했다. 아, 아, 흥, 좋아, 더, 더, 아. 애정보다 비명에 가까운 신음에 얼굴이 달아오르고 몸이 뜨거워진건 두꺼운 이불탓만은 아니었으리라. 늘  한 차원 너머로만 관음해왔던 에로티시즘이 베일을 벗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몽롱한 뇌리에서 옆 방의 불꽃이 금세 고요해졌다.
그리고 잠시후
복도끝에서 들려오던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멈추더니  끼이익 하며 내 방문이 열렸다 손잡이 잠그는 소리가 달카닥,
"다 벗고있었네 오빠 어지간히 급했나봐?"  인사대신 살짝미소를 머금은채 내게 건넨 첫마디였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단발머리의 그녀는 어쩔줄 몰라하는 나를 뒤로한채 말없이 스르륵 옷을 벗어내렸다. 위아래로 마지막 검정 속옷을 벗어내리고 나와 같은 이불속으로 기어 들어왔다. 심장이 터질것 같았다. 지난 4년동안, 내 갈증이 채워지지 않았던 촉감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손을 자기 가슴으로 갖다대었다. 말랑말랑했다. 너무 그리웠다. 눈물이 날 만큼 반가웠다. 잠시후 숨소리가 거칠어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히죽 웃으며 나를 올라타 허리를 흔들었다. 나는 언젠가의 검은 풍경 속에서 하얀 모습으로 바라보던 아내의 얼굴을 애써 떠올렸다. 그녀와 나는 1평 남짓 조그마한 공간속에서 말 한마디없이 서로를 탐닉했다. 맛있었고 향기로웠다. 그녀의 가빠지는 호흡소리로 나는 같은 감정이 공유되고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이순간엔 세상 모든 법칙이 사라지고 오로지 둘의 본능만이 남아있었다.  모든걸 쏟아내고나서도 한참을 그녀 품에 안기어있었고 그녀는 그런 나를 말없이 토닥거려주었다.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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