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과학기술/특이점 관련해서 트위터나 레딧을 눈팅하는 편인데 이런 주제가 자주 보이더라고

VR챗이 한참 유행일때, VR챗의 실상이라는 짤들이 돌아다닌적이 있지

VR챗 혼모노들 보면서 공감이 되는 한편 이런 생각이 들더라

모니터 뒤의 존재=컨트롤러가 본질이라면

인간 가죽 뒤의 존재. 즉 우리 몸을 조종하는 컨트롤러 역시 본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가 보는 사람의 본질은 결국

이거 아닌가

VR챗에서 미소녀를 조종하는 컨트롤러는 남자들인것처럼

현실의 인간을 조종하는 컨트롤러 역시 저 징그러운 주름덩어리라는거잖아

미녀든 근육몬이든 할머니든 할아버지든 일론머스크든 레이 커즈와일이건

결국 가죽덩어리 속의 본질은 저 주름덩어리라는것이고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 안하잖아 왜?

저 주름덩어리는 그냥 보이지 않으니까

만약에 그렇다면, 현실보다 가상에서 오래 살아가는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어떻게 될까

물론 더 먼 미래에 전뇌화라든지 트랜스휴먼이라든지 그런 시대에는 아예 무의미한 논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건 당장 닥친 앞으로의 사회야

솔직히 메타버스 기술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함 완몰가에 비하면 택도 없이 부족해

어느정도 닷컴버블 시대의 인터넷을 연상시키는것도 사실임

그러나 신세대들을 중심으로 가상현실 게임이 빠르게 성장중인건 분명하며 닷컴버블이랑 상관없이 인터넷이 발전해나간것 역시 사실임

그렇잖아? 8090년대 게임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진짜 수준이 처참했지만 그런거랑 상관없이 크게 유행했어

마찬가지로 지금의 가상현실 게임도 수준은 낮지만 빠르게 유행중인거고

7080은 유아기때부터 TV를 보고 자랐고

90년대생들은 유아기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했으며

지금의 신세대들은 유아기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살아갔고

앞으로의 신세대들은 어린 나이때부터 가상세계에서 살아갈텐데

스마트폰이 없으면 못사는것처럼 가상현실이 없으면 못살아가는 사회가 되겠지 그게 완몰가가 아닐지라도

그러면 자아란 뭐가 될까

분명 가상현실이라는건 이전까지의 게임이나 만화, 영화, 소설과는 굴레가 다르지

이전의 매체는 조작이였다면 VR은 '동화'니까

그 세계로 들어간거잖아? 물론 아직은 촉각 후각 미각이 구현되지 않았고 입력 방식도 컨트롤러가 필요하지만

분명 지금까지의 게임들과는 몰입감이 격이 다른건 맞다

그렇다면

어린 나이때부터 하루종일 가상세계에서 미소녀로 살아간 소년은 뭐라고 정의해야 하며

어릴때부터 가상세계 게임에서 하루종일 근육맨으로 살아간 소녀는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

소녀가 근육맨이 된것인가 근육맨이 잠시 소녀로 돌아간것일까

하루에 16시간씩 개가 되어서 가상현실의 초원을 뛰어다닌 인간은 개인가 사람인가? 사람으로 있는 시간은 개로 있는 시간의 절반밖에 안되는데

젊은 청년이 되어서 하루종일 축구에 빠져 사는 할머니는? 할머니인가 축구선수인가

나는 앞으로 고정된 '정체성'이라는 개념에 균열이 발생할거라고 생각함

이런 글을 읽었었음

The culture of ‘being who you want’ has been a setup for metaverse.

메타버스에선 당신이 되고 싶은 존재가 되어라

기술이라는건 기술 이상이라고 생각함, 중요한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인데

메타버스는 엄청나게 사회에 큰 임팩트를 끼치지 않을까 더군다나 인공지능과 결합된다면 말이야....

미래는 참 재미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