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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동방거리의 축제 (ep4. 어디로 가볼까?)

모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19 21: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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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루안 쌍둥이


루안 옌과 루안 유가 고른 곳은 동방거리의 중심에 있는 큰길이었다. 장막을 설치하고 기예를 펼치기 시작했다. ……아니, 기예를 파는 건가?


[루안 유]

신사 숙녀 여러분, 저희 두 자매가 이곳을 찾아온 것은 스승님이 전수해 준 기예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기예를 선보일 때 성의를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루안 옌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의자에 앉았다. 탁자 위에는 칠현금이 놓여 있었다. 감미로운 곡조부터 기개가 느껴지는 군가까지 자유자재로 연주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 얼마나 순수한 소리인가. 이건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소리야.

[로큰롤을 좋아하는 여성]

딱 내 취향은 아니지만……듣고 있으면 감미로운 곡조가 내 심금을 울리는 듯해. 음악이란 단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온갖 예술이 섞여있는 거잖아?



[미라]

와아……정말 특별한 곡이네요.

[유우토]

아주 훌륭한 연주예요.

[대장]

아, 미라, 유우토, 너희도 있었구나.

[미라]

음악회가 열린다던데 로큰롤 사이비는 아니겠죠!

[유우토]

지나가던 길에 매혹적인 음악이 들려서 와봤어요.


[앞줄에 앉은 관객]

이봐, 이봐! 위험해!

도망가자! 사람 죽는다!



[루안 유]

거기 서! 검무일 뿐인데? 다들 이렇게 놀라다니……겁쟁이들!

[루안 옌]

루안 유 잘못이에요. 이렇게 좁은 데서 대형 신기를 들고 휘두르면 앞줄에 앉은 관객들은 무서워하잖아요.

[루안 유]

알았어, 미안…… 아! 대장! 빨리 와, 어서, 어서! 옆에 누가 있으면 언니가 날 덜 구박할 것 같아서 그래, 빨리 와!

[루안 옌]

루안 유……!

됐어요, 이따 다시 이야기해요……지휘사님, 칠현금 연주해 줄래요?

[루안 유]

해봐! 나도 한쪽에서 검무 추면 되겠다!

[루안 옌]

안 돼요!

[루안 유]

휴우~ 이제 모두 떠났네. 신기사 둘 밖에 안 남았군. 무슨 문제가 있어보이진 않는데!

[루안 옌]

그래도 안 돼요.

[루안 유]

흑~~ 마음이, 마음이 너무 아파! 이때 지휘사가 칠현금이라도 켜주면 좀 좋아질 것 같은데!

[대장]

하찮은 솜씨지만 해 볼게……


용기를 내어 칠현금을 켜보았지만 형편없는 실력이 드러났다. 특히 조금 전 루안 옌의 연주와 너무도 큰 수준 차이가 났다.



[미라]

안 되겠는데요. 대장님, 그냥 같이 로큰롤이나 즐겨요!

[유우토]

하하, 지휘사님, 악기 배우고 싶으면 내가 가르쳐 줄게요.

[루안 유]

너희 둘! 상도를 지켜! 지휘사는 언니에게 칠현금을 배우는 걸로! 결정!

[대장]

그러니까……내가 마치 우수생이 된 것 같은데?


세 사람은 음악에 대해 열띤 설전을 벌였다. 여기에 있으면 선택이 더 어려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몰래 자리를 빠져 나갔다.





2. 웬시


웬시 기원, 바둑판 위에 검은 돌과 흰 돌이 어지럽게 놓은 가운데, 웬시가 한 쪽에 앉아 흰 돌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도전자는 검은 돌을 들고 맞은 편에 앉아 있었다. 아무리 바둑에 문외한이라 해도 웬시가 크게 이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탁", 웬시는 마지막 바둑알을 내려놓았다.


[웬시]

내가 이겼다. 다음 사람.


상대는 땀을 닦으며 자리를 떠났고, 다음 도전자가 들어왔다. 이번 판은 더 빨리 끝났다.


[웬시]

내가 또 이겼네. 다음 사람. 귀찮은데. 5명 한꺼번에 붙어. 자, 바둑판 제대로 놓고! 내가 1대 5로 상대해주지.

뭘 그리 꾸물대, 대마 끊기기를 기다리는 거야?

손빼기를 해서 선수 잡으려는 거야? 안전지향주의 같은데? 거북이랑 바둑 두고 있는 것 같네!

그렇게 느릿느릿하다가 갑자기 공격 들어오는 거 아냐? 난 이번엔 여기에 둘게. 자, 네 차례야.

어서 승복하지 그래. 다 끝났어.

[벌벌떠는 손님]

너, 너무 무서워……

[대장]

웬시, 신입한테 너무 막 대하는 거 아니야! 너 계속 그런식으로 하면 손님들 다 도망가!

[웬시]

흠……대장, 예전에 나한테 바둑 배운 적 있지? 좋아, 한번 겨뤄보자.

안 해? 걱정하지 마. 내가 몇 점 접어줄게.


무거운 부담감을 안고 웬시 앞에 앉았다. 내가 3개를 먼저 두고 시작했지만 웬시에게 가볍게 K.O. 당했다. 웬시는 넘사벽이구나……바둑에서만큼은 그녀와 대적할 상대가 없다.



[안화]

그런 거였군. 규칙은 대충 알 것 같아.

내가 왜 여기 있냐고? 물론 동방거리 최고 축제를 구경하러 왔지. 어쨌든, 어디 한번 겨뤄보자.

[웬시]

가능하긴 한데, 후폭풍이 어떨지 알고 있겠지. 특히 중앙청, 너한테 말이야. 최선을 다하라구.

[안화]

대결일 뿐인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


빠르게 두던 두 사람이 바둑알을 두는 속도가 점차 느려졌다.


……한 시간 후.


[대장]

흠……너희 어서 안 두고 뭐해?

[웬시]

진정해, 그냥 바둑이야.

[안화]

눈에 보이는 착점지가 너무 많아서 계산하는게 귀찮군. 최대한 많은 가능성을 계산해서 최적점을 선택해야 해. 예전에 웬시의 착점 습관을 관찰한 적이 있는데, 실전 경험이 부족한 나도 승산이 있더군.

[대장]

네 방법은 전통 범주를 벗어난 것 같은데……


30분이 또 흘렀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다른 데나 가보자.





3. 종한구(특이사항 : 여지휘사와 남지휘사의 차이가 없음)


만장정에 도착하자 탁자를 놓고 있는 종한구의 모습이 보였다. 탁자 위에 새하얀 모포를 깔고 화선지를 펼친 뒤 화선지 사방을 문진으로 눌러 놓았다. 종한구가 황모붓에 먹물을 흠뻑 적신 뒤 생동감 넘치는 글자를 써내려갔다.


[종한구]

후……

[부채 부치는 아저씨]

이, 이건 정말 최고야!

[수트를 입은 남자]

말도 안 돼! 이런 서법은 백 년 전에나 볼 수 있던 건데! 선생님은 대체 뉘신지요?

[금니가 보이는 상인]

500만! 500만에 사겠소!

[대장]

음……뭐라고 쓴 거야?

[종한구]

하하, "문령" 두 글자야. 내가 어떻게 서예를 잘하게 됐는지 알고 싶어? 음~ 일급 기밀이지. 배우고 싶으면 이 계약서에 사인해……네가 죽기 1년 전에 네 몸을 내가 사겠다는 계약이야.

[대장]

내가 죽을 날을 알고 있기라도 한다는 거야?!

[종한구]

가지 마. 알았어, 이것도 인연인데 내가 특별히 말해 줄게. 재밌는 이야기 하나 해줄게~ 옛날에 기름을 파는 할아버지가 있었어……

[대장]

《기름 파는 노인》 말이지? 훈련이 완벽을 만든다는 이야기잖아. 전에 들어본 적이 있어. 그런데 이게 네가 서예를 잘하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종한구]

부적을 많이 그리게 됐지……

[부채 부치는 아저씨]

그러니까 이 두 글자는 사실……

[수트를 입은 남자]

그러고보니 주변이 좀 싸늘해진 것 같은데, 좀 춥지 않아요?

[종한구]

하하, "문령"은 말 그대로 신령에게 물어보는 거잖아. "신령"이 너에게 말을 걸고 있어. 그런데 네가 아무 반응이 없으니 신령이 화났잖아.

[부채 부치는 아저씨]

진짜야, 가짜야?

[수트를 입은 남자]

빨리, 빨리 도망쳐!!

[금니가 보이는 상인]

필요 없어! 이딴 글자 필요 없어! 쫓아오지 마!

[종한구]

아이고, 가버렸네. 인연이 부족한가봐.

오~? 대장한테 마음 있었던 거야? 진작 말하지 그랬어. 대장, 이 아가씨가 네 입술이 마음에 든대.


종한구가 가르키는 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종한구]

한번 깨물어보고 싶대……에이, 대장, 가지 마~ 진짜 귀여운 아가씨야~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종한구의 목소리가 멀어져갔다. 다른 곳 좀 둘러봐야겠다.





4. 칭탄


칭탄의 그림 가게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잘 차려입은 상인부터 평범한 노인, 아줌마, 아이까지 모두 칭탄을 둘러싸고 있었다. 참새까지도 칭탄의 어깨 위에 앉아 이해한다는 듯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할아버지]

허허, 이 녀석 그림 좀 보게. 놀라운 솜씨를 가졌구나.

[광장무에 빠진 여성]

한번 웃어봐. 이야, 너 정말 잘생겼다. 시간 있으면 이 누님이랑 춤 한번 추자구~

[탁자에 엎드린 아이]

형, 형! 나 그림 그리는 것 좀 가르쳐줘!


[테슬라]

그럼, 닭, 닭다리 구이도 그릴 수 있어?

[세츠]

춘……쿨럭, 성인 남성이 볼 만한 화집은 있나?

[칭탄]

그림은 조용히 감상하는 거야. 자꾸 시끄럽게 굴면 쫓아낼 거야.

[대장]

그럴 줄 알았…… 칭탄, 무섭게 굴지 마. 모두와 같이 소통해야지!

[칭탄]

소통? 그림을 그릴 때 딴 생각하면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뭐 됐어. 거의 다 완성했으니까. 다음은 세한삼우를 그릴 거야. 세한삼우가 뭘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

[테슬라]

나나나! 세한삼우라면……그건 샤브샤브, 배추, 따땃~한 이불!

[칭탄]

……아니야.

[세츠]

하하하, 내가 그건 아니라고 말했지? 잘 들어. 세한삼우라 함은 엄동설한에도 절개를 변치 않는다는 뜻이야. 정신적인 위안을 의미하지. 한마디로 그건 독한 술, 고양이 그리고 여자를 의미한다는 거지!

[칭탄]

……잘 가. 멀리 안 나가.

[세츠]

왜 그래!


칭탄이 붓을 들고 테슬라와 세츠를 쫓아냈다.


[칭탄]

세한삼우는 송죽매를 말하는 거야. 기억했나?

[대장]

네, 칭탄 선생님!


칭탄이 화선지를 펼쳐 검은 묵선을 뻗어나갔다. 순식간에 송죽매가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어느새 그림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그가 그림을 정리하는 걸 보고서야 이제 떠날 시간이라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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