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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초보 마스터를 위한 가이드 - 2. 첫 세션 시작(2)

에스s이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4 08:11:33
조회 3750 추천 16 댓글 6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117595&page=1 - 저번 글 링크.

저번 글에서는 첫 세션(더 크게는 캠페인)을 계획하는 첫 단계를 봤다. 근데 당연하지만 저것만 가지고 될 리가 없겠지?

저기서 끊은 이유는, 시간이 없거나 귀찮다면 저것만 가지고 가능함. 실제로 나도 첫 세션이 아닌 다른 세션들은 그러기도 하고.

그런데 첫 세션이니까, 공을 좀 들여서 포장할 필요가 있다.


살 붙이기

인트로는 꼼꼼히 작성했으니, 이제 각 장면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대충 ~~하는 내용)이라고만 적힌 3~4개의 장면들.

여기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

1. 이 장면은 어디서 벌어질까? 간략한 맵을 만들어 보고, 배경 묘사를 준비하자.

2. 이 장면에서 등장할 NPC들은 누구일까? 스탯 블록까지는 필요 없지만, 이름과 외양, 대략적인 성격 묘사는 준비하자.

3. 이 장면에서 어떤 PC가 활약할 수 있을까? PC들이 캐릭터를 짰다면(추후 가이드에서 서술하겠다) 캐릭터들이 한 장면에서는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게 해주자.


물론 인트로가 아닌 다른 장면들은 어쩌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음. 하지만 이렇게 짜 두면 플랜 A가 구축되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이 생기고, 일이 틀어졌을 때도 여기서 짜 둔 묘사나 자료들을 재활용해서 사용할 수 있음.


예시) A는 송희정을 깨워서 심문하는 장면은 플레이어들이 정하기 나름이니 현 시점에서 짜기 어렵지만, 가정 환경을 묘사하는 장면은 짜 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A는 희정의 집이 재개발 예정인 허름한 단독주택가에 있고, 맞벌이 가정에 늙은 외할머니를 모시고 살고, 오빠가 하나, 동생이 하나 있다고 결정한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구해서 주택가의 모델을 잡은 후, 집의 묘사를 미리 적는다. 게임을 흥미롭게 하기 위해, 오빠는 방구석에서 하루종일 Roll20만 만지고 턀갤에 뻘글만 적는 히키코모리로, 중학생인 여동생은 트위터 애용자로 묘사의 가닥을 잡는다.


호랑이는 숲에 용은 구름에

대부분의 규칙에서 전투, 폭력, 혹은 갈등은 특별하게 취급된다. 사용하는 규칙이 D&D 같은 전투 지향적 규칙이면 더더욱 그렇다.

미리 정한 장면들 중에서 전투나 난관이 있을 법한 지점을 골라서 적들을 배치하자. 디앤디 계열이라면 거의 모든 장면이 그렇겠지만, 다행히 그런 쪽은 미리 만들어진 몬스터 데이터가 풍부하게 존재하므로 편한 일이다. 물론 적이 굳이 싸워야 할 괴물일 필요는 없다. 잘 짜여진 함정 장치일 수도 있고, PC들을 망신주려는 혓바닥이 긴 선동가일 수도 있는 법이다.


적들을 배치할 때, 환경과 어울리는 지를 고려하자. 숲 속에서 뛰쳐나오는 오크들은 적절하지만, 무도회 천장에서 뛰쳐나오는 오크들은 적절하지 않다(보통은). 적들을 어떻게 운영하고 조형할 것인가는 나중에 글을 하나 더 써서 추가하겠다.


예시) A는 적들은 송희정의 두 남매가 충분히 난관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CofD의 폭력 서플인 허트 로커에서 컴퓨터 기능으로 사이버불링을 하는 부분을 인상깊게 읽었기 때문에, 여동생을 잘못 대하면 SNS 상으로 평판에 손상을 줄 수 있도록 한다. 이쯤 되면 이름을 줘야 할 것 같으니, 두 사람에게 송호찬과 송예정이라는 이름을 주고, 간단한 스탯 블록도 만든다. 이 세션의 메인 전투가 되는 어둠의 존재와의 전투는 집 안에 카타프락토이(어둠의 간부급 생명체)가 숨어들었다고 하고, 룰북을 참고해서 스탯 블록을 자세하게 만든다. 좁은 공간에서의 격전이니만큼, 능력들도 이를 잘 살릴 수 있는 능력을 골라 준다.


다리 준비하기

이제 다음에 준비할 것은 어떻게 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지를 정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매우 유동적이기에 철저히 플랜 A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생각하자. 비록 플레이어들이 시나리오를 부수고 계획을 작살내는 파괴범들이긴 해도, 초보 플레이어들조차 마스터 입장에서는 상상하지 못한 창의성을 발휘해서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플레이어들이 감을 못 찾고 헤멜 경우 슬쩍 떠밀어 줄 수 있는 단서 정도로 짜자.


예시) A는 송희정을 쓰러뜨린 PC들이 희정과 대화하려 하는 것은 당연할 거라고 생각한다. 혹시 그냥 가려 하면 송희정이 대사를 하게 하거나 직접 "아무것도 안 물어보고 그냥 가나요?" 식으로 해 주면 그만이다. 희정에게 심문을 할 경우 이 책은 자신이 방 청소를 하던 중 찾았고, 자신의 불우한 가정사에 대해 말하게 하면 집으로 갈 충분한 동기가 될 것 같다. 집에서는 무난하게 희정의 방으로 들어갈 것이고, 그 순간 빛의 기운을 느낀 카타프락토이의 공격을 받게 하면 될 것이다.


언제든지 추가하고 수정하기!

당연하지만 이건 완성본이 아니다. 세션이 시작하기 전, 아니 세션이 진행하는 도중에도 부족하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계속 고쳐 나가자. 여기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테니, 예시를 길게 써서 보여주겠다.


예시) A는 송희정의 설명이 부실하다는 것을 보고 내용을 많이 추가한다. 희정은 자기가 집의 기둥이라는 압박감에 시달렸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교내의 경쟁자들을 저주하기로 한다. 카타프락토이는 설정 상 절망으로 자살한 자가 어둠의 힘을 받아 되살아난 존재이므로, 외할머니가 딸 부부에 대한 죄책감으로 죽은 후 되살아났다고 하면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상당히 어두운 내용이므로, 플레이어들에게 트리거 워닝에 관해 미리 말을 해야겠다고 메모한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10년 전 사건을 다룬다면서 너무 관련 없는 내용인 것 같다. 고민 끝에, A는 10년마다 학교에서 비밀스런 의식이 있었는데 10년 전 의식에서 사고가 일어나서 여러 사람이 죽었다고 설정한다. 외할머니의 일기장에는 비밀스런 의식에 관한 떡밥이 있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분량도 부족하고, 2세션으로 매끄럽게 넘어가지도 않을 것 같아서 카타프락토이가 전투 도중 불리함을 느끼면 창문으로 도주한다고 설정한다. 그러면 추격전(플레이어들이 실패하도록 준비한다) 과정으로 분량을 채우고, 2세션을 사라진 카타프락토이를 찾는 과정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람쥐의 작명창고

마스터링 팁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건데, 미리 예비 이름, 외형, 장소 목록을 가지고 있다가 예상치 못한 NPC나 상황이 왔을 때 슬쩍 보고 붙이면 된다.

플레이어들에게는 마스터가 이 모든 것을 미리 준비했다는 환상을 심어줄 수 있고, 게임이 질질 끌리는 것을 막아준다.

또 이름도 없는 경비원 A에 비해서 플레이어들이 게임 세계에 좀 더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개꿀팁이니 잘 쓰자.

이런 걸 전문으로 하는 판타지 이름 랜덤 제너레이터가 찾아보면 많다. 한국인 이름도 지원하나, 투민지 같은 것이 예시로 나오므로 그냥 자기가 쓰자.

또 이름은 아니지만, 플레이 시간을 보고 투입할 수 있는 예비 괴물들을 몇 개 준비해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예시) A는 한국인 이름 10개(김석호, 최태양, 복미리, 나소민 ...)과 외국인 노동자용 이름 5개(티무르, 퐁...), 그들에 대한 외양 묘사 10개, 가게나 건물에 붙일 수 있는 상호10개 (청송, 엘리트, 그랜드럭셔리, 화평...)를 준비한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뒷골목 불량배 패거리를 만들고 간단한 스탯 블록을 짜서 넣는다.


다음 글로는 초보 마스터들이 꾸준히 겪는 문제, 캐릭터 시트 짜는 거 봐주기에 대해서 올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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