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노스카인들이 지평선 너머로 목격되자 마치 싸구려 여인숙에 서난 벼룩만큼이나 공포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셀 수 없을 정도의 롱쉽들을 저 멀리서 볼 수 있었다. 롱쉽들은 시야가 닿는 곳까지 길게 늘어져 있었다. 농노 수 만 명의 부두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마을과 공작의 요새섬, 적어도 섬에라도 닿기 위해 바지선에 올라타려고 했다.

평화의 시대에서, 바지선들은 여러 물품, 하인, 세금들을 태우며 공작의 섬으로 왕래했다. 연락선의 선장들은 수 세대 동안 그들의 공작을 섬겨왔고, 그들은 자신들의 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바다가 위험해 질때 비로소야 배를 움직이는 것을 주저했다.

공포에 질린 농노 무리들이 부두로 몰려들었고, 배에 올라타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것은 그들을 막아서는 맨앳암즈 주둔군들이었다. 소란 속에서 여럿이 죽어나갔지만, 파견된 기사 무리들이 도착하면서 그들은 부두에서 저지됐다.. 공작의 기사들은 군중들을 사이로 파고들며, 그들이 도망치기 전에 수 십명을 죽였다.

오직 싸울 능력이 있는 자들만이 섬으로 갈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성 안에는 제한적인 물자만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요새의 방어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자들-여성, 아이들, 노인들, 병자들-은 공작의 맨앳암즈들로부터 그들의 고향을 벌이고 서쪽으로 향하여 피난처가 되어줄 마을을 찾으라는 말을 들었다. 어떠한 호위 부대도 제공되지 않았다. 모든 가용 병력들은 다가올 수성전에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독선으로 가득차 보이는 어떤 시끄러운 농노 상인은, 맨앳암즈들을 질책했다. 상인은 공작이 그를 위해 노동하고, 세금을 내는 자들을 보호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소리쳤다. 클로드는 상인에게서 뒷걸음쳤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알고 있는 다른 농노들도 마찬가지였다. 뚱뚱한 상인은 병사들에게 곤봉으로 두들겨 맞았고, 박살나고 피범벅인 채로 진흙에 버려졌다. 누구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농노들은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며, 이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적어도 맨앳암즈들이 있는 곳에선.

클로드는 파라봉의 사랑받는, 유명한 기사 로드테어가 이틀 전 노스카 진영에 용맹한 습격 작전을 벌였고, 야만인들의 손아귀에서 아름다운 공주를 구출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리고 클로드는 이런 이야기가 파라봉 기사에게 돈을 받은 이들이 퍼트리고 있다는 소문 또한 들었다. 누군가는 그게 중상모략에 불과하다고 말했지만, 클로드는 그 소문이 분명한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젯밤만 해도 이야기는 매우 로맨틱하고 영웅적이었으로 들려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클로드는 차라리 귀족 여인이 야만인들의 손아귀에 있었기를 바랬다. 귀족은 그에게 베푼 게 하나도 없으면서, 그의 삶을 완벽히 시궁창으로 말아넣었다. 왠 귀족 썅년 때문에 이제 그의 목숨은 운에 달려 있었다. 리용세 성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받지 못한 자달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었다. 수 만 명이나 되는 농노들이. 그는 귀족들이 자신들 중 한 명을 살리기 위해, 그토록 많은 농노들을 기꺼이 희생시킨다는 생각이 별로 놀랍지도 않았고, 되려 소름끼칠 정도로 웃기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