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째 사진: 이집트 제19왕조 세티 1세(람세스 2세의 아버지)의 무덤에 그려진 부조로, 왼쪽의 인물 4명은 리비아(당시 이집트는 ‘리부(Libu)’로 불렀음)인이고 이어서 누비아인 - 아시리아인 - 이집트인 순으로 그려져 있음. 누에나방 더듬이처럼 보이는건 깃털로 치장한거.


2번째 사진: 이집트 신왕국이 서쪽 지역에 세운 국경 요새들.


오늘날 이집트 서부 - 리비아 동부 키레네이카 방면에는 이집트 상형문자로 rbw - 발음하자면 리부(Libu), 레부(Rebu), 리부(Lbou), 리부(Libou)로 불리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음.


이들은 오늘날 베르베르인들의 조상이었는데, 참고로 이 이름은 먼 훗날 키레네이카 해안가에 식민지를 건설한 그리스인들에게 영향을 주면서 이 지역을 ‘리비아’로 부르는 기원이 됨.


다만 고전 그리스 시절, 그리스인들이 통칭한 리비아는 현재의 리비아 지역 뿐만 아니라 이집트 서쪽의 북아프리카 지역을 뭉퉁그려서 부른 이름이었음.


여기서는 이집트 고왕국 - 중왕국 시기 리비아 방면에 대한 이야기들은 생략하고 신왕국 때 리부에 대해서 다루도록 하겠음.

리비아 어원의 기원이 되는 리부(Libu)에 대한 가장 이른 기록은 제18왕조 파라오 아멘호테프 3세 때 아멘호테프 3세의 궁정에 가축들을 제공했다는 내용이 최초임.


그 다음 파라오인 아케나톤 때 이집트인들을 죽이는 리비아인 무리들을 기록한 파피루스가 있는데, 최소 아케나톤 때 이집트 - 리비아인 사이에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기록이 별로 없어서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다고 함. 아마 아케나톤이 기록말살형 당하면서 같이 없어진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


본격적으로 이집트 - 리비아 부족 간 전쟁 기록이 상세해진 건 제19왕조가 들어선 이후였음. 19왕조 창건자 람세스 1세는 즉위 후 일찍 사망해셔 리비아인들과 충돌에 대한 기록은 없고 아들 세티 1세 때 기록에서 리비아인들과 전쟁이 나타남.


세티 1세는 카르나크 사원의 부조에서 리비아인들과 전쟁을 벌이는 것이 묘사되었는데, 아쉽게도 충돌한 리비아 세력은 단순히 Tjehenu, 걍 당시 이집트어로 리비아로 부른거나 다름없어서 어떤 부족과 싸웠는지도, 어디서 전투를 벌였는지는 명확히 알 수는 없음.


아들 람세스 2세 때는 이집트는 서쪽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요새들 세웠음. 아마 리비아인 침공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던것 같음.


이러한 국경 요새들 중 하나인 ZAWIYET UMM IL RAKHAM는 오늘날 이집트 마르사 마트루흐(Marsa Matruh) 근방에 위치했는데, 해당 요새가 리비아인들에게 위협당했고, 람세스 2세는 리비아인들의 침공을 격퇴했다고 함.


람세스 2세 사후 즉위한 메르넵타 때는 이들과 대규모 전쟁을 치루면서 어떤 리비아 부족이 침공했는지도 명확히 메르넵타의 비문에 남겨지게 됨.


기원전 1208년경 리비아 부족 중 하나인 메시웨시(Meshwesh) -  이집트 쪽에서는 줄여서 Ma 라고도 불렀다고 함. -의 왕인 메르에위(Meryey)는 아예 바다 민족들 루카Lukka, 에크웨시Ekwesh, 테레시Teresh, 세켈레시Shekelesh, 셰르덴과 연합해서 나일강 삼각주까지 쳐들어왔음.


이 전투는 페리레 전투로 불리는데, 리비아 부족 + 바다 민족 연합군이 나일강 삼각주 지역까지 쳐들어온 점을 미루어보아 이집트가 세운 서쪽 국경요새들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임. 이집트 입장에서 상당히 위험했던 침공이라고 할 수 있었음.


메르에위가 승리했다면 몇 백년 일찍 리비아인 왕조가 이집트에 세워졌을 수도 있지만, 리비아 + 바다민족 연합군은 메르넵타의 이집트군에게 대패하면서 좌절당함.


메르넵타 비문에 따르면, 리비아인 + 바다민족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메르넵타는 적보병과 맞교전보다는 주로 궁수들로 적들을 공격하다가 적진의 얇아진 곳을 노려서 전차들로 공격해 승리를 거둔 걸로 보임.


이 과정에서 메르에위의 여섯 아들들은 전사했고, 패배 여파로 침공을 주도한 데드의 아들 메르에위 또한 피살당하면서 후 그 형제들 중 하나가 리비아의 왕이 되었다고 함.


이집트 기록상 리비아 + 바다민족 연합군 6000명이 전사하고 9000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과장인지는 알 수 없으나 리비아 부족들이 큰 타격을 입었는지 메르넵타 사후 재위한 세티 2세 - 십타 - 투스레트 - 세트나크테 때는 침공 기록이 아예 안나옴.


그리고 리비아인의 침공이 람세스 3세 때에야 다시 일어난걸 보면 메르넵타 때 리비아 부족들이 타격을 입은건 확실해보임.


메르넵타의 승리로부터 수십 년 후, 리비아 부족들인 리부(Libu), 메시웨시는 람세스 3세 재위 5년과 11년 때 다시 이집트를 침공해 위협해왔음.


람세스 3세 재위 11년, 2번째 침공에서 이집트를 쳐들어온 리부 + 메시웨시 부족 연합군은 람세스 3세한테 깨졌고, 람세스 3세는 패배해서 포로로 잡힌 리비아 부족민들을 이집트 중부로 강제이주시킨 후 이들을 이집트화하고 군사복무를 하도록 만들었음.


이는 이집트 제3중간기 헤라클레오폴리스 마그나 지역에 5개의 메사웨시 요새가 있다는 기록과도 교차됨. 아마도 람세스 3세는 헤라클레오폴리스 마그나 지역으로 리비아인들을 이주시켰던 것으로 보임.


그런데 이렇게 이주시켰던 리비아인들은 람세스 3세가 암살당한 후 약 200년 뒤, 이집트 제21왕조 말기에 아예 군사권을 잡아버렸고 제22왕조를 창건해버린걸 보면 아이러니하긴 함.


게임 이야기: 파탈워에서 리비아(리부)인들의 등장은 확정되었는데, 비록 플레이어블 팩션은 아니지만 리비아인 용병들을 모집할 수 있는 걸로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