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좌측 도로로는 전진 중인 아군 기갑차량들이 보였다. 주포의 사격, 궤도의 마찰과 엔진의 포효소리는 그 어떤 전투의 소음보다도 거대했다. 이 무시무시한 굉음 탓에 말로는 명령을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난 포를 이동시킬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검집에서 사브르(기병도)를 뽑아 머리위로 치켜들었다. 그리고 포 지휘관과 운전수에게 목표위치를 검으로 가리켰다. 우리 우측의 들판에서, 난 독일 보병들이 가능한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연대 소속 2개 기병대대가 사브르를 뽑아든 채 돌격하고 있었다. 내가 진짜 기병돌격을 목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그것은 정말 인상깊고 결코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기병들은 오른쪽, 왼쪽으로 몸을 넘기며 도망치는 독일군들을 베어넘겼다. 경험많은 기병들은 이걸 매우 전문적으로 해내서, 어떨 때는 머리를 반으로 쪼개기까지 했다. 작은 몽골 말에 탄 젊은이들은 그정도로 잘해내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공격 또한 독일군을 죽이는 것만은 매한가지였다. 들판에 서 있는 프리츠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사브르에 베이고 잘린 이들은 축축하고 질퍽이는 땅바닥에 처박혀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출처는 https://m.blog.naver.com/sk7635/221658160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