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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4 

[꺼진 휴대폰]

일본시리즈 경기가 끝나고 몇시간 후, 맥퀸은 웃는 목소리로 트레이너에게 전화했다. 

"어이 맥퀸! 잘 들어갔어?"

"아.. 트레이너상? 하하.. 저 실은 있잖아요, 잠시 축하 파티에 와있어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아아, 아까 만난 유타카씨가 오늘 시리즈 우승 축하파티에 저도 불러 주셨어요! 저 너무 고마워서 잠깐 얼굴만 비추고 들어가려고 해요!"

"...? 뭐야 헤어질 땐 그런 소리 전혀 안하더니... 맥퀸 너 괜찮아? 설마 술마셨어?"

"아하하, 트레이너상 너무 걱정 말아요! 아앗! 아..알겠어요 잠시만요! 저 지금 통화중이어요! 잠시 기다리세욧! 하하하!"

시끌시끌한 목소리들. 흥분한 남자들의 건배사. 잔이 부딪히는 불투명한 소리. 미닫이 문이 드르륵 거리는 소리. 요리 국물이 자박거리는 소리.

"미리 말해줬어도 좋았을 텐데.. 맥퀸! 알겠어, 오늘은 기분 좋게 놀고 내일 훈련 늦지 않게 술은 절대 금지야!"

"... 네? 아.. 아하! 알겠어요 트레이너상! 걱정말하요! 저를 못믿으시와요??"

"그래, 그래. 물론이지! 이따 들어갈 때 전화해줘. 먼저 들어갈게~."

"예이예이!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따-앗! 봐요!"

트레이너는 핸드폰을 강하게 움켜쥐며 내던지고 싶은 마음을 참았다. 뭐야, 내가 왜 화가 나는 거지... 

알고는 있었다.

어느새 팀의 에이스가 되어버린 명문가 집안의 아가씨. 그 누구보다 앞에 서기 위해 한순간도 끊임없이 노력한 그녀.

그런 그녀 옆에서 전성기 쌀보다 더 가까이 붙어 모든 플랜을 짜고 대회 일정을 잡은 트레이너.

그녀에 대한 기대가 커질수록, 발자취가 커질수록, 그녀가 내게 의지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트레이너의 마음도 깊어져 갔다. 언젠간 이런 마음도 솔직하게 터놓고 싶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맥퀸에게 나는 그저 한 명의 트레이너였나 보다.

한마디 상의 없이 술자리에 간 분노와 그런 짝사랑에 대한 좌절이 합쳐져 불안 이라는 색이 되어 침잠했다. 

핸드폰의 시계는 벌써 자정을 알려주고 있었다.

흩날리는 낙엽에도 신경이 곤두섰다.

"많이 늦네... 맥퀸... 전화 다시 해볼까.."

....

"전원이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되며 '삐' 소리가 난 후.."

....

그의 인내심은 바닥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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