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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문서] [괴문서]단츠 플레임은 거절을 못한다.

ㅇㅇ(49.173) 2024.04.29 21:36:18
조회 1021 추천 44 댓글 7
														
"단츠~"


쉬는 시간의 고등부 교실, 청춘들이 새들처럼 지저귀는 듯한 떠드는 소리가 교실 바깥까지 들리고 있었고 학생 한 명이 동급생이자 같은 반 학생이 단츠 플레임에게 말을 걸어왔다.


"응?"


분홍과 민트의 체크 무늬 배합이 인상적인 귀장식을 한 우마무스메, 척 봐도 상냥하고 둥글둥글한 거 같은 우마무스메가 자신을 부르자 고개를 돌렸고 상대는 그녀에게 조금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지 손을 모으며 그녀를 탐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저기 나 오늘 청소 당번인데 하루 만 대신 해주면 안 될까? 다음에 단츠가 청소 당번일 때 내가 해 줄게!"


"으응..."


오늘은 트레이닝 일정이 있는 단츠, 방과 후 청소를 하고 오면 조금 시간이 빠듯하여 일정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부탁이야~"


애교를 부리며 애원하는 우마무스메, 참고로 그녀는 이전에도 한번 단츠에게 청소 당번을 떠넘겼고 그때도 단츠가 당번일 때 해준다고 했는데 급한 용무가 있어 결국 그날도 단츠가 청소를 했다.


"으...응."


"정말? 고마워! 나중에 시간 되면 맛있는 거 하나 사줄게!"


"응 고마워."


감사하다며 웃어 보이는 단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그네스 타키온이 턱을 괸 채 앉으며 단츠를 보고 있었고 그녀 맞은편에 서 있는 맨하탄 카페와 그들 사이에 서 있는 정글 포켓도 부탁을 들어 주는 단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서 고생하네요."


"음, 거절을 잘 못 하는 게 그녀 아니겠나?"


"저 자식, 저번에도 단츠한테 떠넘기고 약속도 안 지켰잖아."


포켓이 얼굴을 찡그리며 한마디 하러 나가려 할 때 카페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뭐야? 카페, 왜 날 잡아?"


"그야 당신이 시끄럽게 하면 단츠가 힘들어 하니까요."


저번에도 비슷한 일에 포켓이 나섰더니 괜히 단츠만 곤란해진 적이 있어 이를 막는 카페.


"곤란하게 하는 건 저랑 타키온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뭐야?"


"정말이지 곤란하다네, 자네는."


"넌 또 뭐야?"


어그로가 타키온과 카페에게 끌려 포켓이 단츠에게 떠넘긴 녀석에게 한마디 하지 못했다.


방과 후.


교실 청소를 끝마치고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단츠, 벌써 시간이 초과되기 직전이라 서두르며 트레이닝 장소로 향했다.


간신히 정시에 도착한 단츠, 숨이 차는지 무릎에 손을 대고 몸을 숙여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스마트폰의 시계를 보고 간신히 도착한 담당을 보는 트레이너, 분명 스케줄을 맞출 때 저렇게 허겁지겁 올 정도로 여유가 없었던 게 아니었는데 상체를 헐떡이며 숨을 고르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기시감이 들었다.


"단츠, 뭐 하고 온 거야?"


"네! 그...청소를 하고 오느라 늦었어요."


"청소? 무슨 청소?"


사정을 설명하는 단츠, 저기 그녀의 뒤에 멀찍한 곳에 보이는 그녀에게 부탁한 거로 추정되는 녀석이 친구들과 놀러 가는 게 트레이너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좋아, 네가 승낙한 거니 더 말 안 하겠어."


"네! 오늘은 무슨 트레이닝하면 될까요?"


기합을 넣어 본격적인 트레이닝에 임하는 단츠, 이번에는 라이벌들과 한판 승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다짐하며 그의 살인적인 강도의 트레이닝을 힘든 기색 없이 수행했다.


하지만 몸은 정직하다, 구슬프게 흘리는 땀이 과도한 움직임으로 뜨거워진 몸을 식히려 하고 있었고 턱 끝에 맺힌 땀을 닦자 손등이 순간 차가워졌다.


"단츠."


"네!"


트레이너가 부르자 그녀가 기합을 넣어 대답했다.


"잠깐 트레이너실에서 이야기 좀 하자."


"네? 아...네."


트레이너실에 들어온 그가 불을 켜자 그의 책상에 난잡하게 놓여 서류가 단츠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가능성을 보고 스카우트한 그는 분명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 메뉴와 레이스 연구를 하며 만든 서류들이었다.


"최근 약속을 많이 잡는구나."


트레이너가 땀을 많이 흘린 그녀의 갈증을 채워주기 위해 시원한 물 한 컵을 건네며 운을 떼었다.


"그게 다른 사람들이 부탁을 많이 해서 말이죠, 헤헤헤."


어딘가의 축제무스메도 남을 잘 돕는다고 하던데 그녀는 그 우마무스메와 놓고 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부탁받고 이를 거절하지 않고 다 도움을 주었다.


"웃을 일이 아니야, 오늘은 아슬아슬하게 왔지만 저번부터 계속 늦었잖아, 트레이닝을 소홀히 하면 당연히 1착도 멀어진다는 거, 너도 알고 있겠지?"


"으으...네."


그녀가 조금 위축되었는지 분홍색 멘코가 살짝 앞으로 말렸다.


"너는 다 좋은데 그게 문제야."


"네? 문제요?"


"거절을 못해."


그녀는 거절을 잘 못 하는 성격이다, 마냥 자기 이익에만 취해 도움을 거절하는 것도 나쁘지만 너무 무리한 부탁을 받는 것도 좋지 않다, 하물며 당사자는 둘째치고 이를 지켜보는 제3자들의 처지에서는 속 터지는 일인 건 확실했다.


"지금 내가 너한테 무리한 부탁을 해도 넌 그냥 받아줄 거잖아."


"부탁이라니, 무슨 부탁을 하시려고요?"


"....너 지금 당장 나와 우마뾰이해라."


"네!?"


깜짝 놀란 그녀가 얼굴을 잔뜩 붉히며 당황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내 수줍게 손으로 입을 막고는 천천히 체육복 지퍼를 내렸고 하얗고 습한 공기가 그 틈에서 몽글몽글 나왔다.


"이 멍청아! 그걸 받아들이면 어쩌자는 거야!"


"으앗! 죄,죄송합니다!"


당연히 트레이너는 그럴 생각이 없었고 꾸짖음에 그녀가 또다시 깜짝 놀라며 사과했다.


트레이너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녀석이 앞으로 G1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인가는 둘째치고 앞으로 그녀가 어떻게 살지 도저히 막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일부터 당장에라도 그 버릇을 고쳐라, 이건 나중에 너를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 내일부터 몇 번 거절했는지 나한테 보고해."


"네에에!?"


이튿날.


"해서 오늘부터 트레이너씨에게 거절한 횟수를 보고하래."


타키온, 포켓, 카페에게 이를 전해주는 단츠.


"예전에 봤을 때도 느꼈지만 꽤 재밌는 남자군."


"너희 트레이너, 너한테 흑심 있는 거 아니야? 수상한 짓하면 나한테 말해!"


"꼭 스마트폰을 검사하는 남자 친구 같네요."


트레이너 처지에서 우마뾰이 요구를 했다가 오히려 호통을 치는 웃기는 남자, 한편의 코미디와 같은 썰을 들은 셋은 제각기 다른 감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녀들 모두 단츠가 지나치게 거절을 못 한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있었고 세 사람 모두 그녀를 돕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반복적인 상황극으로 그녀가 거절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사례 1. 돈 좀 빌려 줘


"어이~ 단츠!"


상황극에 들어간 포켓이 단츠에게 손을 흔들며 불렀다.


"응."


"내가 지금 돈이 없어서 그런데 3000엔만 빌려주면 안 될까?"


이를 지켜보는 타키온과 카페.


"좀 뜯어본 가락이 있네요, 연기치곤 자연스러운데."


"과연, 맨날 파르페 사 먹을 돈을 어디서 공수하나 했더니 그런 거였군."


"이 자식들아! 이건 상황극이잖아! 그리고 난 돈 안 뜯어!"


사실 포켓을 놀리기 위해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입딜을 넣는 카페와 타키온, 그녀의 항의에도 카페는 조용히 머그컵을 들어 커피를 마셨고 타키온은 능청스럽게 눈을 돌릴 뿐이었다.


"잠깐만...2000엔밖에 없는데 이걸로는 안 될까?"


"뭐야? 뒤져서 나오면 100엔당...이 아니라! 빌려주면 어떡해!"


단츠의 거절력 올리기는 그렇게 실패했다.


사례 2. 수상한 헌팅


"저기, 예쁜 아가씨~ 저랑 도시의 찻집에서 한 잔하고 갈래유?"


게스트로 데리고 온 유키노 비진이 상황극에 들어가 단츠에게 헌팅했다.


"에? 그게..."


조금 머뭇거리는 단츠, 하지만 비진이 손을 잡고 끌자 다리는 힘없이 그녀에게 걸음을 옮겼다.


"실패,네요."


"잠깐, 아직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고?"


"됐으니까 다음으로 넘어가죠."


카페가 다음으로 넘어가려는 걸 막는 타키온, 어쩐지 카페는 이를 보기 괴로워 보였다.


"근데 찻집에서 뭐 먹을 거야? 역시 파르페지?"


"무슨 소리인가! 당연히 홍차지!"


"커피."


비진과 단츠를 두고 세 사람이 다투기 시작했다.


"찻집이니까 당연히 홍차지! 찻집에 무슨 파르페를 팔겠나?"


"학원 근처에는 팔거든?"


"커피."


사례 3. 카렌짱과 이야기


"안녕~ 단츠씨, 귀여운 카렌짱과 잠시 이야기하지 않을래?"


이 중앙 트레센 학원에서 최고로 귀여운, 귀여운 카렌짱, 그녀와 대화했던 자들은 모두 그녀의 포로가 되어 마치 사이비 종교에 매몰된 자들처럼 그녀를 신봉하게 된다고 한다.


"에? 그..."


뒤에 있는 친구들을 보는 단츠, 세 사람 모두 고개를 저으며 어서 거절하라고 하고 있었다.


싱긋 눈웃음을 지으며 부담스럽게 단츠를 바라보고 있는 귀여운 카렌짱, 그녀는 그런 시선을 떨쳐 내지 못하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거절을 못 하고 있었다.


"저쪽으로 갈까?"


그녀가 단츠에게 팔짱을 끼고 강하게 나왔다, 결국 아무 말 못 하고 끌려가는 단츠, 귀여운 카렌짱에게 잠시 어딘가를 갔다 온 단츠는 귀여운 카렌짱 굿즈를 한가득 받고 와 버렸다.


"이거...심각한 수준이네요."


"호구에겐 듣는 약도 없단 말일세."


"어쩔 수 없지, 결국 할 수밖에 없나?"


뭔가 특단의 조치가 있는지 미심쩍은 분위기가 단츠를 압도했다.


오늘은 트레이닝이 없어 홀로 트레이너실에서 일하는 트레이너, 방금 타즈나에게 결제 받아야 할 서류를 반려받아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혹사에 가깝다고 질색할 정도의 강도 높은 메뉴얼, 당연히 거절을 못 하는 단츠는 이를 다 받아들이지만 학생들의 건강에 민감한 타즈나는 당연히 그렇지 않았다.


한참 서류를 다시 작성하고 있을 때 문이 스르륵 열렸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본 트레이너, 하지만 문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람에 열린 건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닫으려는 트레이너, 그리고 그의 뒤에 뿅망치를 있는 힘껏 스윙할 준비하는 포켓, 그렇게 그는 잠시 기절했다.


머리가 부서질 것 같은 두통이 밀려온다, 그것에 눈을 뜬 트레이너.


몸은 묶여 있고 앞에는 겁에 질린 담당이 보였고 그의 옆에는 그녀의 라이벌들이 있었다.


"자, 너의 트레이너를 우리가 가지게 놔둘 거야?"


최후의 통첩으로 그녀가 마음에 두고 있는 트레이너를 인질 삼아 거절을 말하게 하는 세 사람, 하지만 그녀는 눈망울이 흔들리며 입술을 떨 뿐 무어라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빨리 대답하지 않으면 이 녀석의 혈관에 무언가를 주사하는 수가 있다고?"


수상한 무지개색을 띄는 액체를 실린더에 담고 있는 주사기를 들어 보여주는 타키온, 단츠가 이를 보고 두 손을 꽉 쥐며 더욱 입술을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흠, 딱히 쓸 구석이 없는 남자 같지만...뭐라도 쓸 수 있겠죠."


"뭐 임마!?"


반면 트레이너를 신랄하게 까는 카페, 이에 트레이너가 발끈했지만 곧바로 뿅망치를 맞고 다시 기절했다.


"...어."


"""....?"""


무어라 작게 말하는 단츠, 세 우마무스메의 청각에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트레이너씨는 줄 수 없어!"


그녀들의 강경한 처방은 그녀에게 거절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드디어 그녀가 거절하자 한시름 덜었는지 이를 목격한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드디어 말했네, 애초에 트레이닝도 뺑뺑이나 돌리는 이딴 삼류 트레이너는 필요 없다고."


"모르모트는 이미 있지 후후."


"그러니 안심하세요, 단츠."


셋 다 자기 트레이너보다 못난 단츠의 트레이너에 관심 없다고 한다, 하지만 단츠에게는 아주 소중한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며칠 뒤.


"단츠~"


또 단츠에게 청소를 떠넘기려 말을 거는 학생, 단츠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고 아니나 다를까, 또 그녀에게 청소 당번을 떠넘기려 했다.


"응? 부탁이야~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단 말이야~"


"그게...미안 해."


"...어?"


매번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던 그녀가 거절하자 눈이 휘둥그레진 학생.


원리는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트레이너씨에게 중요한 약속을 부탁 받아서 안 될 거 같아."


더 중요한 사람에게 부탁을 받아 사소한 부탁을 거절할 수 있게 된 단츠, 상충할 수 없는 두 가지의 부탁 중 더 중요한 쪽을 선택하는 원리다.


"이게 되네."


"역시 재밌는 남자군, 이런걸 생각해 내다니."


"근데...우리가 했던 건 결국 쓸모없었던 게 아닌가요?"


그래도 그녀를 혹사시키는 단츠의 트레이너를 때릴 때는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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