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림으로


천지인의 삼계에

널리 이름을 알렸으나

아직 백성의 신임은 멀고

상처 입은 명예의

그 아픔을 통해 비로소

신하의 소망을 알다


그것은 곧 압도


그렇다면 수많은 무훈을 지닌 왕들을

간단히 굴복시킬지니

그리하면 황제의 자리는 이 몸에게



(2023년 아리마 기념을 기념하여 제작)

끝.



사족 -

1. G1 레이스 개최일에 앞서 배포되는 경마 일정표의 뒷표지에는

'명마의 초상'이라 불리는 그 레이스의 과거 우승마의 사진과 시구가 실려있다.

2023년 아리마 기념 명마의 초상의 주인공은 심볼리 루돌프.


2. 이 사진의 배경은 1984년 아리마 기념.

루돌프의 뒷쪽에서 달리고 있는 카츠라기 에이스의 가면 색깔을 통해 알 수 있다.

(원본마 카츠라기 에이스의 가면과 말딸 카츠라기 에이스의 오른쪽 귀덮개의 색 배치가 같다)  

3. 말붕이들에겐 설명할 필요가 없는 '영원한 황제' 심볼리 루돌프.

3세 시절 무패로 삼관을 달성하며

그전까지 최강이라 여겨졌던 '최강의 전사' 신잔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은 그였지만

더 큰 영광에 눈이 멀아버린 마주와 조교사의 혹사 + 기수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재팬컵에서 '에이스 오브 재팬' 카츠라기 에이스에게 패배했을 뿐 아니라

일본마의 첫 재팬컵 우승의 명예도 놓쳐버렸다.


4. 이후 아리마 기념에서 은퇴하기로 결정된 카츠라기 에이스.

심볼리 루돌프의 진영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오직 카츠라기 에이스를 쓰러뜨리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

그리고 아리마 기념 당일, 조교사는 기수에게 말했다.

"이왕이면 격의 차이를 보여주는 레이스를 하자."


5. 심볼리 루돌프는 대도주를 시전하는 카츠라기 에이스를 바짝 쫓아갔다.

후방에 있던 다른 기수들은 생각했다.

'저러면 힘이 빠져 따라잡힐텐데...'

그러나 심볼리 루돌프는 조금도 지치지 않았다.

최종 직선에서 채찍 한번 사용하지 않고

안간힘을 다해 달리는 카츠라기 에이스를 간단히 재쳤고,

뒤에서 따라오는 전임 삼관마 미스터 C.B.에게는 추월의 기회조차 주지 않으며,

레이스 시작 전부터 다른 모든 말들의 기수들이 패배의식에 젖게 하였다.

(자료에 따르면 루돌프, 카츠라기, C.B.를 제외한 다른 말의 기수들은, 어차피 그들이 1~3위를 차지할테니 4위나 5위를 노리고 기승했다는 인터뷰가 있었다.)

6. 1984년의 아리마 기념을 통해 심볼리 루돌프는 모두가 인정하는 황제의 자리에 올랐고

그 후에도 도전해 오는 이들을 모두 물리쳤다.

비록 이듬해 천황상(가을)에서 '파란을 부르는 태풍의 눈' 갤럽 다이나에게 패배하였으나

그마저도 재팬컵과 아리마 기념에서 갤럽 다이나를 처참하게 짓밟으며 되갚아주었다.

(갤럽 다이나는 각각 7착, 그리고 5착)

생각해보면 심볼리 루돌프의 아리마 기념은

자신에게 상처 입힌 라이벌들을 철저히 쓰러뜨리고 압도하며

백성들의 마음을 끌어모으고 황제의 자리를 튼튼히 하는 그런 장소였다.


7. 이번 글은 의역이 좀 있습니다.

그리고 뭔가 높은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핫산하고 싶었는데 실패했습니다.

본인의 언어 실력이 부족한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