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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딸에 실장된 말 중 누가 가장 강할까? (90년대)(3)

ㅇㅇ(122.44) 2022.08.12 00:50:20
조회 8949 추천 42 댓글 31
														



이사한다는 핑계로 1달 반을 미룬 내 잘못임.... 기다린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한 건 마무리한단 생각으로 써보겠음. 이번에도 공지에 있는 이런 저런 고증글들 기반으로 쓸 예정이라


관심 있는 사람들은 찾아보면 좋을 거라 생각함. 이미 다 봤다면 뭐...



사쿠라 바쿠신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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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들의 친구로 유명한 박신. 사실 출생년도로 따지면 진작에 소개했어야 했는데, 단/마는 90년대 끝나고 따로 하려다가 글을 미루면서 이 말의 소개도 늦어지게 됐네..


이 말의 생을 요약하자면 일본 경마에서 '스프린터'라는 개념을 확립시킨 말이라 보면 될 거라 생각함. 단거리에서 12전 11승이라는 극강의 퍼포먼스와 달리, 1600m 이상 경기에선 단 한 번도 승리가 없었음. 물론 마일 경기를 못 달리기만 한 것은 아니고, g1 경기를 2착하는 등 분전한 경기도 있었지만 단거리에서의 압도적이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봐야 할 것임.


그럼에도 사쿠라 바쿠신 오가 아직까지도 스프린터, 즉 역대 단거리 주자 중 누가 제일 강하냐는 질문에 말딸에 나오지 않은 또 다른 최강의 스프린터, '용왕' 로드 카날로아와 함께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는 건 이 말이 고마 시즌 이후 단거리 무패, 거기에 자신이 쓴 레코드를 자신이 경신하는 등 그야말로 단거리에서만큼은 격이 다른 말이었다는 것을 직접 증명했기 때문이라 생각함.


사쿠라 바쿠신 오가 속한 '사쿠라 군단'의 마주 전연식은, 샤다이 팜의 한 암말에게 한눈에 반했음. 하지만 이 암말은 샤다이 팜에서도 목장의 기초 암말로써 기대를 걸고 있던 말이었기에, 3년간 경주마로서 대여한다는 조건으로 자신의 목장에 데려오게 되었음. 이 암말은 여기서 사쿠라 하고로모라는 이름을 받았는데, 기대와 달리 첫 해는 골절로 휴양, 2년째에는 2승을 올렸지만, 더는 무리시킬 수 없었기에 샤다이 팜에 반납하게 된 것임.


그러자 샤다이 팜에선 조기 반납하는 대신, 사쿠라 하고로모의 첫 산구를 전연식 마주에게 주기로 약속했고, 사쿠라 하고로모는 같은 사쿠라 군단의 말, 사쿠라 유타카 오와 교배하였음. 이 사이에서 나온 말이 이번에 소개할 말, 사쿠라 바쿠신 오였음.


바쿠신 오의 어린 시절은 이래저래 쉽지 않았는데, 일단 말이 특출나게 강한 부분도 찾기 힘들었던 데다가, 왼쪽 앞다리에 고질적인 통증이 발생하기도 했고, 몸이 3세(현 2세)가 되도록 완성되지 않아 결국 클래식 시즌인 4세(현 3세) 때가 돼서야 데뷔할 수 있었음.


더트 1200m에서의 신마전, 여기서 사쿠라 바쿠신 오는 5마신 차의 대승을 거두었음. 주행 기록은 1분 11.8. 여전히 다리에 통증을 안고 있었음에도 준수한 기록이 나왔고, 그랬기에 조교할 때부터 이 말을 타온 코지마 후토시 기수 역시 기대를 품었음. 그러나 1600m 경기였던 쿠로치쿠상에선 늦은 출발로 인해 후방에서 레이스를 시작했고, 그럼에도 좋은 스퍼트를 보이며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인해 아쉽게 2착에 머물렀음. 어쩌면 바쿠신 오의 마일 잔혹사는 이 경기부터 시작된 걸지도..


몸이 덜 회복되었지만 출전한 1200m 경기인 사쿠라소우 특별에서는 다시 4마신 차의 압승을 거두며, 사츠키상의 트라이얼 레이스인 스프링 스테이크스에 출주할 권한을 얻게 되었음. 이 시점에서 이미 단거리 노선을 타는게 맞지 않냔 얘기가 진영에서 나왔지만, 혈통도 혈통이고 하니(유타카 오는 1800~2000m가 특화인 말이었음) 중거리를 한 번 테스트해보자는 게 진영의 의견이었음. 하지만 이 레이스에선 중마장 속에서 헤맨데다, 상대는 '사이보그' 미호노 부르봉이었음. 거리적성 + 중마장의 문제가 겹치며 12착으로 참패한 후, 사쿠라 바쿠신 오 진영은 단거리 레이스에 주력하기로 함.


다음 레이스는 1200m의 G3 크리스탈 컵, 양마장이지만 전날 내린 비로 마장 곳곳이 패여있던 상황이었지만, 사쿠라 바쿠신 오는 아랑곳하지 않고 3마신 반 차의 대승을 거두며 첫 중상을 따냈음. 이후 1400m의 쇼부 스테이크스에서도 1착했지만, 200m의 거리만으로도 불안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였음. 아예 1600m 경기였던 뉴질랜드 트로피 4세 스테이크스에선, 조교 실패까지 겹치며 7착으로 참패하고 말았음.


안 그래도 고질적인 다리 부상을 달고 있었던 상황에서 쉬지 않고 내리 7전을 달린 상황이었기에, 사쿠라 바쿠신 오는 휴양에 들어가게 됨. 이후 92년의 가을 시즌, 원래는 마일 챔피언십을 바라보고 조정에 나선 진영이었지만 1600m 2경기를 내리 패배, 역시 마일은 길었나?란 생각에 목표를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로 조정하고 1400m의 캐피털 스테이크스에 내보내자, 고마들과의 싸움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착과 2마신 반 차이의 레코드 타임으로 우승했음.


자신감을 찾은 진영, 하지만 이 해의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에는 여러 강호들이 포진해 있었는데, 야스다 기념을 우승했던 야마닌 제퍼, 마일 챔피언십 연패의 다이타쿠 헬리오스, 오카상을 우승한 니시노 플라워 등이 대표적이었음. 처음 경험한 G1, 전반 600m를 32.8초에 끊은 하이페이스의 경주 속에서 바쿠신 오는 따라가는 데에 급급했고, 결국 단거리에선 처음으로 6착이라는 참패를 경험했음. 우승은 니시노 플라워.


클래식 시즌의 사쿠라 바쿠신 오는, 자신에게 맞는 흐름에선 강했지만 그 흐름을 벗어나면 그대로 침몰하는, g1마가 되기엔 부족해보이는 모습이었음. 이후 고마 시즌, 결국 각부 불안으로 인해 첫 고마 봄 시즌을 스킵한 바쿠신 오는 오텀 스프린트 스테이크스를 복귀전으로 삼았음. 늘 도주마의 자리에서 경기를 펼치던 것과는 달리, 정석적인 선행마로 전환한 경주, 깔끔한 승리를 거두었음. 이후 아일랜드 트로피(1600m)에서는 4착으로 패배했지만, 이후 1400m 캐피탈 스테이크스를 같은 선행책으로 깔끔하게 우승하며, 선행책으로의 전환이 몸에 맞는 옷이란걸 보여주는 듯 했음.


이윽고 맞이한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경기를 8일 앞두고 마주인 전연식이 사망했고, 마주와 매우 절친한 사이였던 코지마 기수는 이 경기에선 반드시 이긴단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음. 민족의 정체성 문제를 애기하며 혈연 외엔 장례식에 참석조차 못하게 하는 상황에서도 코지마 기수만큼은 예외로 둘 만큼 둘 사이가 돈독했기에, 코지마 기수는 전의에 불타고 있었음.


비록 부진한 5세 시즌(현 4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지만 어쨌든 전년도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를 우승한 니시노 플라워, 그리고 야스다 기념과 가을 텐노쇼를 우승하며 강함을 증명한 야마닌 제퍼가 출주한 이 경기에서, 사쿠라 바쿠신 오는 마찬가지로 3번째 자리에 서는 선행책으로 시작, 4코너에서 가속하며 다른 말들을 꺾고 2마신 반 차이의 압승을 거둠. 바쿠신 오에게 있어서도 첫 G1이자, 사쿠라 유타카 오 산구의 첫 G1이기도 했음.


앞에서도 말했듯 망아지 시절엔 볼품없단 소리를 들었지만, 본격화가 완료된 5세 가을 시점에서 바쿠신 오는 단단한 근육과 유연한 관절을 가진 말이 되었음. 하지만 중마장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음.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를 우승한 후 찾아온 6세(현 5세) 시즌, 바쿠신 오에겐 문제가 있었음. 당시 스프린터를 위한 경기가 너무 적었단 것임. 1400m 아래에서 이 말을 이길 말이 있을까란 생각이 들 만큼 강했지만, 94년에 바쿠신 오가 뛸 수 있는 단거리 G1은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뿐이었음. 결국 야스다 기념을 목표로 했는데, 몸이 완성된 상태였음에도 거리 적성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한 채, '마일의 여왕' 노스 플라이트의 우승을 지켜보며 4착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음.


6세 가을, 1800m의 마이니치 왕관에 출주한 사쿠라 바쿠신 오는 이번에도 4착에 머물렀음. 하지만, 1000m 57.5초라는 하이 페이스로 이뤄진 경기 속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레코드가 나온 경기였음에도 오히려 자신의 종래 기록보단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지금의 자신이 최전성기라는 것을 알리고 있었음. 그 다음 경기는 1400m의 스완 스테이크스, 야스다 기념에서 자신을 패퇴시켰던 노스 플라이트를 상대로 기수가 억누르려 했음에도 2순위에서 달렸고, 제대로 된 스퍼트를 걸지도 않은 채로 선두로 치고 나와 1마신 1/4 차이의 승리를 거두었음. 주행 기록은 1분 19.9초, 일본 1400m 전체를 통틀어 처음으로 20초의 벽을 깬 기록이었고, 2017년 한신컵에서 이슬라 보니타가 경신하기 전까진 깨지지 않은 한신 1400m 레코드로 남았음.


이후 마일 챔피언십, 1600m의 거리에서 사쿠라 바쿠신 오는 완벽에 가까운 주행을 펼쳤지만, 결국 노스 플라이트에게 1마신 반 차이로 패하며 2착했음. 노스 플라이트 역시 정말 강한 말이었기도 하고, 완벽한 경기를 했음에도 패한 거라 진영에서도 실망하진 않았다고 함.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되건 은퇴를 예고하고 들어간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이 해부터는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가 국제 G1으로 격상되며 외국마들에게도 문을 열었는데, 참전한 말 중에는 통산 18전 14승, 브리더즈컵 스프린트에서 2착, 잔디에선 전승이란 기록을 가졌던 소비에트 프라블럼이란 말이 포함되어 있었음. 하지만, 일본의 경마 팬들은 바쿠신 오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음. 그만큼 절대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일 것임.


게이트의 문이 열렸고, 전개는 첫 600m를 32.4초에 끊는 초 하이페이스의 경기. 바쿠신 오는 이런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채 4번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기수는 불필요한 몸싸움만 피하자는 방향으로 경기를 진행했음. 이윽고 다가온 마지막 직선, 코지마 기수는 스틱을 들었고, 시대 최강의 스프린터가 스퍼트하기 시작하자 그 누구도 잡을 수 없었음.


"이것이 마지막 사랑의 채찍! 이것이 마지막 사랑의 채찍!" 이라는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다른 말들을 저 뒤로 한 채 사쿠라 바쿠신 오만이 골을 향하고 있었음. 2착 비코 페가수스와 무려 4마신 차의 대승, 기록은 1분 7.1초의 일본 레코드. 진정한 왕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커리어의 마지막 경기를 마쳤음.


기수의 말대로 '절대적인 한계치'가 다른 모습을 1200~1400m에서 보여주었지만, 시대를 너무 일찍 타고난 최강의 스프린터였다 할 수 있을 것임. 이듬해 타카마츠노미야배가 G1 단거리 경기로 전환되었고, 좀 더 시간이 지난 이후엔 일본 말들이 해외로 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하는 사례들이 있었음. 하지만 이 시절엔 해외 도전도 일상적인 일이 아니었고, 나갈 수 있는 단거리 G1은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단 하나, 심지어 제대로 된 중상 경기조차 몇 없던 상황은 '최강의 스프린터'에게는 너무 가혹했다 할 것임.


거리 적성이 200m만 더 길었다면 일본 경마의 역사를 바꿨을 것이라는 반농담도 나오지만, 그만큼 이 말이 단거리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당시의 사람들에겐 충격이었음. 이후 일본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스프린트까지 제패하며 단거리의 세계 최강으로 군림한 '용왕' 로드 카날로아가 나타났음에도, 아직도 누가 최강의 스프린터냔 말이 나오면 그래도 바쿠신 오라면 용왕을 이길 수 있을지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으리라 생각함.



타이키 셔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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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전 11승, 그 중 마일에선 7전 7승. JRA의 강요에 가까운 부탁으로 인해 출주한 마지막 경기 이전까진 연대율 100%에, 춘추 마일 제패, 거기에 해외 G1까지 제패하며 그야말로 '세계 최강의 마일러'임을 증명한 일본 경마사 역대 최강의 마일러. 마일러가 현창마가 된 시점에서 이 말의 대단함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함.


타이키 셔틀은 1994년 미국의 타이키 팜에서 태어났고, 1996년 7월까지 아일랜드에서 조교를 받다가 일본에 들어온 외산마였음. 다리와 발굽 부상, 거기에 게이트 시험까지 실패하며 클래식 시즌인 97년이 되어서야 데뷔한 타이키 셔틀이었지만, 신마전인 더트 1600m에서 여유있게 승리를 거뒀음. 2번째 더트 경기였던 더트 1200m 경기에서도 여유있는 승리를 거둔 타이키 셔틀은 3번째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잔디 경기를 뛰게 되었음.


첫 잔디 경기인데 괜찮을까? 라는 불안이 있었기에 맞이한 2번 인기, 1600m의 쇼부 스테이크스에서 슬로우 페이스의 도주라는 위치를 잡았고, 여유있게 달리다 라스트 스퍼트에서 34.2초라는 각력을, 채찍조차 쓰지 않은 채 선보이며 낙승을 거뒀음.


하지만 4전 째인 보리수 스테이크스에선 늘어난 체중, 거기에 낯선 관서 원정 때문인진 몰라도 2착으로 패했음. 여름 휴양 후 선택한 경기는 더트 1600m의 유니콘 스테이크스, NHK 마일컵에서 3착한 쇼난 넘버나, 이미 중상을 딴 말들이 같이 출주한 상태였음. 좋은 스타트로 출발했지만 3코너에서 점점 위치가 뒤로 밀리는 모습에다 직선에 들어서자 눈앞엔 마군의 벽이 서있었음. 지켜보던 사람들도 이건 어렵나? 란 생각을 품었지만, 파워로 마군의 벽을 뚫고 나오며 2.5마신 차이로 승리를 거뒀음.


팬들은 타이키 셔틀이 소위 말하는 '더트 3세 3관', 유니콘 스테이크스, 슈퍼 더트 더비, 더비 그랑프리의 루트를 타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지만, 타이키 셔틀 진영이 선택한 것은 G2의 스완 스테이크스였음. 전년도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챔피언 플라워 파크, 거기에 히시 아케보노와 스기노 하야카제 등의 강한 말들이 즐비했던 스완 스테이크스. 더트에선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어쨌든 이 시점에서 잔디는 2전 1승에 불과한 타이키 셔틀에게 큰 기대가 걸려있진 않았을 만도 함. 그럼에도 2번 인기로 출주한 타이키 셔틀은 많은 강자들을 제치고 3/4마신 차의 승리를 거두며 사상 최초의 '잔디+더트 중상 연패'를 기록하였음.


고마들과의 싸움에서 스스로를 증명한 타이키 셔틀, 그 다음 행선지는 G1 마일 챔피언쉽이었음. 그 해 최강의 마일러를 가리는 경기답게 라인업도 강력했는데, 1번 인기는 타이키 셔틀의 동기이자 야스다 기념 3착마 스피드 월드, 3번 인기는 직전 마일 경기에서 레코드를 쓴 토요 레인보우, 거기에 전 해 마일 챔피언십 우승자인 제뉴인, 아직 미완성이었지만 이후 불세출의 도주마가 되는 사일런스 스즈카까지, 그야말로 별들의 잔치였음.


이번에도 2번 인기를 받고 출주한 타이키 셔틀은 좋은 스타트를 끊은 채 5-6번째 자리에서 선두 그룹을 쫓아가고 있었음. 첫 800m에서 46초, 첫 1000m에서 56초가 찍히는 무시무시한 하이페이스, 추입마인 스피드 월드의 유리가 점쳐지는 전개였음. 하지만, 너무나 빠른 페이스에 스피드 월드는 올라오지 못했고, 이 페이스에서 견뎌낸 타이키 셔틀이 다른 말들을 하나씩 잡아먹으며 2마신 차로 승리, 이는 9년 만에 3세마가 마일 챔피언십을 든 것이었고, 이 시점에서 이미 타이키 셔틀에게 국내의 마일 경기장은 좁아 보였음.


이후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에 출주한 타이키 셔틀, 처음 도전하는 잔디 1200m였지만 변수없이 1.75마신 차로 승리, 최초로 가을 단거리-마일 G1을 동시 우승한 말로 경마사에 기록되었음. 97년의 출주 기록은 8전 7승, 거기에 가을 G1 2개를 모두 쓸어담은 활약. 하지만 연도 대표마는 '여제' 에어 그루브의 손에 들어갔고, 타이키 셔틀은 연도대표 단거리마 타이틀에 만족해야 했음.


타이키 셔틀에게 다가온 첫 고마 시즌. 혈통 자체가 조숙 혈통이기에 불안해하는 사람이 없진 않았지만, 첫 경기였던 G2 케이오배 스프링컵에서 레코드를 쓰며 대승한 타이키 셔틀은 G1 타카마츠노미야 기념에 등록만 한 채 회피하고 본 무대인 야스다 기념을 준비해 나갔음. '천재' 타케 유타카와 함께 어마어마한 퍼포먼스를 보이던 사일런스 스즈카와의 대결이 기대되던 상황이었지만, 애석하게도 사일런스 스즈카는 야스다 기념 대신 타카라즈카 기념을 준비하며 둘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음.


야스다 기념 당일인 6월 14일, 경기장엔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음. 안 그래도 꾸준히 비가 온 상황에서 내린 폭우로 인해 마장의 상태는 역대급으로 불량했고, 타이키 셔틀에게 있어서 이런 불량 마장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음. 이전까진 좋은 마장에서 하이 페이스로 경주를 끌어나가다 이기는 것이 주 전법으로 인식되고 있었기에, 이런 마장에서 타이키 셔틀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진 미지수였음. 단승 1.3배의 1번 인기를 받은 채 시작한 야스다 기념, 무난하게 6-7번째의 자리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타이키 셔틀이었지만, 불량마장에서 그나마 좋은 길을 따라 달리려다보니 필연적으로 로스가 발생했고, 마지막 400m를 남겨둔 시점에서도 올라오지 못하고 있었음.


선두와의 차이는 약 7마신, "타이키 셔틀은.. 아직 올라오지 못했습니다!" 라는 아나운서의 외침은, 사실상 경주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심정과도 같았음. 모두가 이 차이라면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던 그 때, 오카베 기수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음. 마치 혼자 좋은 마장에서 달리는 듯한 독보적인 스퍼트, 다른 말들이 진창 속에서 허우적대는 사이 쏜살같이 스퍼트한 타이키 셔틀은 이윽고 선두였던 오리엔탈 익스프레스까지 집어삼켰고, 결국 2.5마신 차이를 내며 골인, 문자 그대로 '격이 다른' 레이스를 선보였음.


"국내에 적은 없다!"라는 아나운서의 멘트처럼, 이제 더 이상 마일에서 타이키 셔틀을 상대할 일본마는 없었음. 그렇기에 진영은 프랑스에서 열릴 자크 르 마루아 상을 노리고 가을 시즌을 준비해 나가게 되었음.


타이키 셔틀이 출주할 자크 르 마루아 상이 열리기 일주일 전, 일본 경마 사상 처음으로 일본마가 해외 g1을 우승하게 되는데, 그 주인공은 시킹 더 펄이었음. 여기서 시킹 더 펄의 조교사 모리 히데유키는 인터뷰에서 "다음에 출주할 타이키 셔틀은 더 강하다"는 말로 해외 경마팬들을 들썩이게 만들었음. 경기 시점에서 타이키 셔틀은 단승 1.3배의 1번 인기를 받았는데, 순간 1.1배까지 갈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였음.


정작 타이키 셔틀은 해외 원정의 영향 때문인지, 전혀 침착하지 못한 채 날뛰고 있었음. 레이스 시작 몇 시간 전이 되어서야 간신히 진정했고, 관계자들은 걱정어린 시선으로 타이키 셔틀의 출주를 지켜봤음.


하지만 이런 불안함도 잠시, 경기가 시작되자 타이키 셔틀은 2번째 자리에서 선행, 직선 코스라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보였지만, 100m 지점에서 앞에 있던 케이프 크로스를 제치고 우승, 반 마신 차의 승리를 거뒀음. 상대 말의 수준이 낮았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고봉의 마일 경기에서 타이키 셔틀이 우승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음.


타이키 셔틀이 해외에서 더 많은 경기를 뛰길 바란 팬들이 많았고, 이런 팬들은 또 다른 대형 해외 G1, 브리더즈컵 마일에 나가길 바랐지만 타이키 셔틀은 검역 등의 문제에 발목이 잡혀 국내로 돌아오게 되었음. 마일 챔피언십과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를 뛰고 은퇴하겠다는 진영의 발표에, "이미 제패한 경기에 또 나서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냐"는 팬들의 의견도 많았지만 로테이션이 바뀌진 않았음.


같이 해외 G1을 제패한 라이벌 시킹 더 펄도 참가한 98년의 마일 챔피언십, 이번에도 단승 1.3배의 압도적인 1번 인기를 떠안고 출주한 타이키 셔틀이었지만, 정상 체중보다 14kg나 늘어난 몸무게 등 불안 요소도 분명히 남아있었음. 하지만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전반 600m를 32.9초에 끊은 타이키 셔틀, 2착부터 9착을 한 뭉텅이로 뭉쳐놓은 채 혼자 5마신 차 + 레코드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 "이것이 세계의 실력이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압도적인 주행을 보였음.


사실 타이키 셔틀 진영은 이 마일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하게 하려 했지만, JRA 측의 강권으로 인해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를 출주하게 되었음. 말 자신도 번아웃이 왔고, 조교사 역시 마지막 경기인 만큼 느슨하게 조교한 상태, 타이키 셔틀의 몸은 무려 530kg까지 불어 있었음.


걱정 속에서 시작된 경기, 이번에도 자신의 페이스로 달리나 했던 타이키 셔틀이었지만, 무게 탓인지 느슨한 조교의 탓인지 장기인 라스트 스퍼트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며 커리어 최초로 3착, 라이벌 시킹 더 펄에게 패하며 은퇴 경기를 패하고 말았음.


충격과 공포에 빠진 사람들은 타이키 셔틀의 은퇴식에서 비난을 퍼부었고, 이런 결과에 타이키 셔틀 역시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고 전해짐. 여담으로 은퇴 영상에서 마지막 경기인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의 결과가 1착으로 오기되어 있었는데, 그만큼 타이키 셔틀이 진다는 생각을 누구도 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것임.


타이키 셔틀의 조교사는 이 경기가 트라우마가 되어, 다음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단 마음가짐으로 다른 말을 조교하는데, 이는 심볼리 크리스에스를 다룰 때 좀 더 자세하게 다루겠음.


98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자리, 타이키 셔틀은 당당하게 연도대표마로 뽑혔음. 이후에는 단거리-마일러 최초로 현창마에 오르며 최강의 마일러로서 모두에게 기록되게 되었음.


인게임에선 이상한 일본어나 쓰고 트레이너를 반강제로 자기 트레이너로 채용하는 이상한 말딸이지만.. 원본마는 부정할 수 없을만큼 강했던 데다 위대한 업적들을 남겼음. 이후 일본 경마에 등장한, 각 시대를 지배한 마일러들이 현창마 투표에선 고배를 마시거나, 마실 예정이란 걸 감안하면 더더욱..



사일런스 스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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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도주마, 고마 시즌 중앙 6연승-중상 5연승, 여기엔 G1 그랑프리인 타카라즈카 기념과 '황금 세대'의 엘 콘도르 파사와 그래스 원더를 모두 꺾어낸 마이니치 왕관까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남겼던 명마. 스즈카의 전성기와 함께 한 기수이자 일본 경마사 최강의 말 중 하나로 꼽히는 '딥 임팩트'의 기수이기도 했던 타케 유타카는, 2000m까지라면 딥 임팩트도 이길 거라고 말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받은 말이었음. 하지만 가을 텐노쇼에서 분쇄골절로 인해 그 낭만 가득한 마생을 마치고 퇴장한 비운의 말이기도 함.


1994년 5월 1일, F1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드라이버 중 하나인 아일톤 세나가 불행한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날, 일본의 목장에선 한 망아지가 태어났음. 이 망아지가 추후 '이차원의 도망자'로 불릴 사일런스 스즈카임.


스즈카는 잔병치레도 없고, 몸이 아프거나 한 것도 없었다고 전해짐. 아버지인 선데이 사일런스, 그리고 스프린터였던 어머니 와키아의 장점을 잘 타고난 몸이었다고 함. 하지만 젖을 떼고자 엄마인 와키아에게서 떨어뜨린 후론 외로워서였는진 몰라도 마방에서 왼쪽으로 도는 버릇이 있었음, 성격은 얌전했고, 사람도 잘 따르는 말이었던데다 달리는 것도 좋아했지만, 문제는 경기장만 들어가면 투쟁심이 지나쳤다는 것임. 경주가 시작하면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 기수가 온 힘을 쏟아야 했고, 그랬기에 클래식 시즌엔 기복이 엄청나게 심한 말이었음.


데뷔 경기에서 7마신차의 압승을 거두며 시작한 사일런스 스즈카였지만, 이 경기 조차도 기수였던 우에하라 기수의 제지를 아랑곳하지 않고 달린 결과였음. 이후 펼쳐진 야요이상에서, 게이트에 들어가 있다가 구무원의 얼굴을 보고는 반가워서 기수조차 내팽개치고 게이트 밑으로 빠져나오는 만행을 저지르고, 이후 레이스에선 8착하며 사츠키상의 출주권을 날려먹었음.


이후 조건전에서 1착, 그리고 프린시펄 스테이크스에서 마치카네 후쿠키타루를 상대로 승리했음. 하지만 이 레이스에선 스타트를 잘했음에도 평범하게 선행으로 달렸고, 그 결과 목 차이라는 힘겨운 승리를 거뒀음. 이후 맞이한 일본 더비, 사일런스 스즈카는 높은 인기를 받았지만, 갈피를 잡지 못한 채 9착으로 대패하고 말았음. 이 레이스의 승자는 써니 브라이언, 사츠키상과 더비를 모두 최외곽 게이트를 받았지만 그 상황에서 도주로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2관마에 오른 말이었음. 여담이지만 써니 브라이언은 이 경기가 끝난 후 부상으로 은퇴하고 마는데, 만약 써니 브라이언이 제 기량을 유지한 채 고마 시즌에 이 둘이 붙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함.


이후 고베신문배에선 2착, 가을 텐노쇼에선 페이스를 찾지 못한 채 6착, 마일 챔피언십에선 아예 15착의 대패를 하며, 진영도 말도 방황하게 되었음. 여담이지만, 15착 대패의 이유는 위의 선회벽을 고치고자 못 움직이게 마방에 타이어를 넣었다가, 오히려 그에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은 영향도 있다고 전해짐.


이후 홍콩컵에서 타케 유타카를 처음 만나게 되는데, 대도주라는 방법을 택한 결과는 5착으로 그리 좋진 못했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남겨둔 채 클래식 시즌을 마치게 되었음.


고마가 되고난 후부터, 사일런스 스즈카의 악벽이라 부를만했던 대책없는 투쟁본능은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음. 그러면서 레이스에서의 페이스 배분법 역시 익히기 시작했고, 그 결과가 고마 시즌 이후부터의 연승 행진이었음.


오픈 레이스인 발렌타인 스테이크스에서 4마신 차의 승리를 시작으로, 중상들인 나카야마 기념, 코쿠라 대상전, 킨코상을 모두 압도적으로 승리했음. 특히 킨코상은 무려 11마신 차의 압승, 그야말로 다른 차원의 도주마란 이런 것이란 퍼포먼스를 보여줬음. 천재 기수를 만나 날개를 달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임. 야스다 기념에서 타이키 셔틀과 붙는 것을 기대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사일런스 스즈카 진영이 선택한 레이스는 타카라즈카 기념이었음.


메지로 도베르, 에어 그루브, 스테이 골드, 실크 저스티스 등의 명마들과 붙은 타카라즈카 기념, 타케 유타카가 에어 그루브를 타며 사일런스 스즈카에는 타마모 크로스의 주전 기수였던 미나이 카츠미가 타게 되었음. 다른 기수를 태운데다 진영에선 전력을 다한 대도주까진 하지 말아달란 부탁을 받고 시작한 경주, 이번에도 사일런스 스즈카는 여유있게 치고 나갔고, 스테이 골드가 마지막에 추격하는 듯 했지만 여전히 2착과 1마신이 넘는 차이를 내며 골인, 고마 시즌 첫 G1 경기를 완승하며 중앙 5연승을 완성했음.


조정을 거친 후의 가을, 가을 텐노쇼 전의 전초전으로 선택한 것은 1800m의 g2, 마이니치 왕관이었음. 외산마라 출주 경기가 제한되었던 기대주 엘 콘도르 파사와 그래스 원더가 출주한 경기였기에, 경기의 열기는 어지간한 G1 경기를 뛰어 넘었음.


다시 타케 유타카와 함께 시작한 경기, 이번에는 여느 때처럼 대도주로 시작했고, 1800m 경기에서 전반 1000m를 57.5초에 끊었음. 이런 하이페이스를 끌고 가면서도, 후반 800m를 47.2초에 끊었음. 당연히 결과는 사일런스 스즈카의 우승, 2착이었던 엘 콘도르 파사와는 2마신 반의 차이가 났음. 그래스 원더는 5착으로 침몰했고, 현재 최강의 중거리마가 누구인지 증명한 경기가 되었음.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때의 라스트 3펄롱(약 600m)의 속도를 비교할 때, 엘 콘도르 파사와 사일런스 스즈카의 시간차가 0.1초밖에 나지 않았단 것임. 대도주를 펼친 도주마가 페이스를 뒤따라온 선행마랑 같은 속도로 스퍼트했다는 소리임.


보통 도주마라 불리는 말들이 승리하는 패턴은, 98년 킷카상에서의 세이운 스카이나, 타나바타상-올커머를 이길 때의 트윈 터보처럼 대도주하는 것처럼 페이스를 올린 후 중반에 페이스를 배분하며 페이스를 늦추고, 스퍼트할 여력을 남겨두는 것임. 하지만 사일런스 스즈카는 처음부터 끝까지 큰 차이 없는 속도로 2000m가 넘는 코스를 내달릴 수 있었음. 우승한 경기들을 보면, 여력을 어느 정도 남겨두고 운영했던 타카라즈카 기념을 제외하곤 대도주로 달린 모든 경기에서 전반 1000m와 후반 1000m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음. 폭주처럼 보인 하이페이스의 경기가 평범하게 달린 속도였다는 의미임.


타케 유타카는 사일런스 스즈카라면 첫 1000m에서 58초, 후반의 1000m에서도 58초 안에 들어오며 1분 56초의 벽을 넘을 수 있으리라 믿었음. 마이니치 왕관을 압도적으로 승리한 이후, 이 확신은 더욱 강해졌을 것임. 좌회전 마장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인 스즈카라면 더더욱.


11월 1일, 영광의 방패를 들어올릴 말이 누구인지를 정하는 가을 텐노쇼가 막을 올렸음. 이번에도 좋은 스타트에 대도주 전략을 택한 타케 기수와 사일런스 스즈카는, 중거리 경기에서 전반 1000m를 57.5초에 끊는 상식밖의 주행을 선보였음. 사일런스 스즈카가 너무나 빠른 나머지, 경마 중계 화면에서는 스즈카를 다른 마군과 화면에 담기 위해 화면을 최대한 줌 아웃한 채, 거의 경기장의 전경을 보여주다시피 하는 앵글로 중계해야만 했음. 1000m를 넘어선 후반에도 페이스를 유지하며 타케 유타카의 생각대로 되나 싶던 그 순간, 3코너를 돌던 사일런스 스즈카에게 이상이 발생했음. 갑자기 왼쪽 앞다리를 절뚝이며 속도를 줄이더니, 이윽고 레이스를 중단하고 만 것임. 원인은 왼쪽 다리의 분쇄골절. 결국 사일런스 스즈카는 예후 불량으로 안락사되었고, 경이로운 도주마의 이야기가 이렇게 허무하게 끝을 맺고 말았음. 해설은 이 날을 "침묵의 일요일"이라 불렀음. 아이러니하게도 후속 마군과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더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천운이라 해야 할 지....


여담으로, 이 경기의 우승자는 오프사이드 트랩이라는 말이었음. 무려 7세마가 G1을 우승한, 그야말로 노익장을 보여준 경기였지만.... 경기가 끝난 후 오프사이드 트랩의 기수가 스즈카의 사고를 보고 웃음이 났다는 등의 경솔한 인터뷰를 진행했고, 분노한 사람들에 의해 기수는 물론이고 이 경기의 우승마까지 흑역사로 묻히게 되었음. 새삼 말은 무슨 죄인가 싶은 장면이기도 함.. 문제는 사람이 일으켰단 걸 생각하면.....


99년의 타카라즈카 기념, 후지TV의 스기모토 아나운서는 언제나 하는 멘트에서, "당신의 꿈은 스페셜 위크입니까, 그래스 원더입니까? 제 꿈은 사일런스 스즈카입니다." 라는 말로, 전 대회의 우승마인 사일런스 스즈카를 추모하기도 하였음.


사실 커리어만 놓고 보자면, 사일런스 스즈카라는 말은 물론 강한 말이지만 g1을 1개 든 말은 사실 꽤 많은 축에 속함. 그럼에도 이 말이 최강마 논쟁을 할때 중거리에서 꼭 나오는 것은, 말 그대로 상식을 부수는 압도적인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함. "사일런스 스즈카의 if는 스즈카의 팬의 숫자만큼 있다"는 말은, 그만큼 이 말이 살아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 정도로 대단한 모습을 보인 말이었기 때문이라 생각함.




원래는 오늘 황금 세대의 3마리 말까지 쓰고 싶었는데, 글이 길어질 거 같기도 하고 해서 넘기겠음. 아마 오페라오까지 해서 4마리를 쓰고 90년대 파트를 마무리하게 될 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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