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육전대 아쎄이(新兵)시절
실무배치 받자마자 받았던 아끼바레(秋晴).
해군육전대 아쎄이(新兵)들의 쌀맛을 키우는 전통.

실무배치받고나서 선임들앞에서 우메보시나 낫토를 그냥 입에넣고 제대로 씹을새도없이 악으로 몇덩이씩 삼켜야 한다.

철모르던 아쎄이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선임들 앞에서 낫또와 날계란을 일곱그릇은 먹어야했고

까끌까끌한 우메보시를 허겁지겁 물도없이 계속 삼키느라 입천장이 까져서 계속 아렸다

세덩이째 먹는데 목구멍에 매실즙이 확 느껴지면서 삼킨 우메보시가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위액섞인 우메보시를 입에 물고 얼굴이벌게져서 있는데

고노 곤데이치(黃野 根出一) 일등병님(一等兵殿)께서 스사비(荒)처럼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머금고있던 우메보시 토사물은 바닥에 뿜어졌다

나는그날 고노 곤데이치 일등병님께 반병신되도록 맞았다.

구타가끝나고

고노 곤데이치 일등병님께서 바닥에떨어진 우메보시 토사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먹어라"

"니가 선택해서 온 해군육전대다. 악으로 깡으로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주워먹었고

고노 곤데이치 일등병님의 감독 하에 남은 우메보시까지 전부 먹었다.

그날 밤에 고노 곤데이치 일등병님이 나를 불렀다

흥아(興亞) 담배 두개를 물고 불을 붙여 한개비를 건네주며 말했다.

"바닥에 흘린 니 토를 아무도 대신 치워주지 않는다. 여기는 귀축영미(鬼畜英米)가 아니다. 아무도 니 실수를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는다. 여기 해군육전대에서뿐만이 아니다.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營圈)이 그렇다. 아무도 니가 흘린 똥 대신 치우고 닦아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도록 악으로 깡으로 이악물고 사는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다시 먹으라 한거다."

"명심해라. 황군은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정종(正宗)을 마시지 않고도 취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 그날 우메보시 몇덩이에 황군정신을 배웠고 황군정신에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