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고 제목은 썼지만 막상 별로 알려진게 없는 물건임.

요약하자면 공중발사 탄도미사일 쯤 되는 물건임.

킨잘은 러시아 어로 단검이란 뜻인데, 알려진바에 의하면

1. 공중발사 방식 탄도 미사일

2. 최대속도는 마하 10 이상

3. 최대 사거리는 2000km 이상

4. 비행중 일정수준 이상 급기동 가능

정도가 특징임.

크기 및 중량은 대충 길이 7.2m, 직경 1.2m, 중량 4.3톤 정도로 추정중임. 사거리 500km급 지상 발사 탄도탄인 이스칸데르가 길이 7.3m, 직경 0.92m, 중량 3.8톤 급인걸 감안하면 킨잘이 길이만 좀 짧고 대신 직경이 더 굵고 무게도 더 무거움

하지만 그렇다고 획기적인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둘 다 탄두중량이 대충 500kg 전후인것에 비해(단, 이스칸데르는 러시아 자국용은 최대 700kg까지 탑재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음. 해외수출용은 러시아 본인들도 가입한 MTCR(미사일 기술통제 체제) 제약 때문에 500kg급). 킨잘이 사거리가 4배 가까이 긴데다가 최대 속도도 훨씬 빠름(킨잘 최대 마하 10, 이스칸더 최대 마하 6)

이는 킨잘이 공중발사 탄도탄이라는 특이한 점 때문일것으로 생각할 수 있음.

여기서 잠깐 일반적인 탄도탄의 비행방식을 살펴보겠음.

탄도탄은 몸체의 절반에서 2/3 가량이 로켓연료로 채워져있을 정도로 많은 로켓 연료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의 작동시간은 아주 짧아서 2, 3분, 심지어 짧은건 몇 십초에 불과함. 이를테면 사거리 500km짜리 탄도 미사일이라면 초반 40~50km 날아가면 이미 로켓 연료는 다 써버린 상태가 됨.

이 때부터는 더 이상 추력은 없는 상태이며 보통 이때가 그 미사일의 최대속도에 해당함. 하지만 포탄이 일단 포구를 떠나 추가적인 추력이 없어도 계속 관성과 중력에 의해 비행하듯, 탄도 미사일도 계속 비행하게 됨. 애당초 포탄 궤적(탄도)와 비슷하다고 해서 탄도 미사일이라 부르는거기도 하고.

위는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 궤적을 해석한건데, 만약 사거리 600km으로 탄도 미사일을 지상에서 쏘면 고도 150km쯤에서 정점을 찍고 다시 지상으로 낙하하게 됨(왼쪽 그래프의 빨간선). 반면 이 미사일의 시간별 속도를 보면 약 100초에 최대 속도 4000m/sec(대충 마하 11) 정도를 찍고 속도가 점차 떨어지는걸 알 수 있음. 이는 포물선 궤적을 그리다보니 관성에 의해 얻은 속도를 깎아 먹으면서 계속 고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임. 정점에 달했다가 다시 낙하하면서 400초 지점부터 속도가 올라가기 시작하지만, 최대속도에 달했다가 다시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음. 이는 고도가 낮아짐에 따라 공기저항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임(방어자 입장에선 단순히 속도 빠른것보다 이게 더 골치아프다 함. 요격 미사일이 표적 탄도탄과 조우할 지점(=충돌지점)을 계산해야 하는데 갑자기 표적 속도가 느려지는건 야구 만화에서 나오는,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갑자기 속도 줄어드는 마구 만난 꼴)

다시 킨잘로 돌아가서...

킨잘은 요근래 유행하는 '극초음속 무기'라고 이름 붙긴 했지만 형태상으로 보거나 해도 기존 탄도탄 대비 아주 특별한 무기는 아님. 기존 탄도탄도 사거리가 길면 속도 또한 빠르기 때문에 최대속도는 마하 10까지 나오기도 함. 요근래 자주 언론매체에 등장하던 '극초음속 무기'들은 순간 최대 속도가 극초음속(마하5)인게 대단한게 아니라 그 속도를 계속 유지함 + 비행궤적이 정해진 포물선 모양이 아니어서 예측이 더 어려움임이 문제인거지.

즉 킨잘은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것 자체는 맞지만, 미래무기로 자주 언급되던 극초음속 무기들보단 그냥 기존 탄도탄에 더 가까움.

그럼에도 몇 가지 점에서 킨잘은 기존 탄도탄과의 차별점은 분명 있음.

이를테면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킨잘은 대표적인 전술용 탄도탄인 이스칸다르와 비교시 상대적으로 엄청 크거나 무거운 미사일은 아님에도 사거리가 4배 가까이 차이나고, 속도도 훨씬 빠름. 이는 공중발사방식을 택했기 때문일텐데, 미사일의 로켓추력은 보통 초반 가속/고도 상승에 많은 부분을 소모함. 특히 지상/해상은 공기밀도가 크기 때문에 공기저항(항력)도 커지기 마련이어서 이걸 이기면서 속도를 붙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음. 하지만 킨잘은 MiG-31로 높은 고도에서 어느정도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발사되므로 추력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이점이 됨.

다시 좀 새는 이야기지만, 이런 공중발사형 로켓은 무기로서의 로켓 뿐만 아니라 우주개발 사업용으로도 고려되었고 소형 인공위성을 저고도 위성 궤도에 올려 놓을 때 지상발사 로켓이 아니라 공중발사형 로켓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여럿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미국 노스롭 그루먼은은 공중발사형 로켓 페가수스 로켓을 만들어 여러 소형위성을 쏘아올리기도 했음(단, 크기는 위에 언급된 킨잘보다 훨씬 큰 물건. 무게가 18톤에 달하는 3단 로켓이라...).

다시 킨잘로 돌아가서....

킨잘의 정확한 성능은 아직까진 알려진 바는 없음. 사실 앞서 언급한 크기나 중량도 다 추정값이고, 마하 10을 넘는다는 러시아의 발표는 있었지만 사거리 2000km도 현재까진 추정에 가까움. 여하간에 기본적으로 공중발사 방식을 택한 덕에 이스칸다르보다는 훨씬 뛰어날 것은 확실해보임. 여기서 공중발사 방식의 추가적인 이점이 있는데, 적의 MD 방공망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공격할 수 있다는 점임.

이를테면 사드의 경우에는 발사대/레이더가 고정방식임. 전방 120도 범위내에서 날아오는 탄도탄만 커버 가능함. 120도가 적대로 적은 범위는 아니지만, 전투기라면 경우에 따라 이보다 더 다른 기습적인 방향에서 탄도미사일을 날릴 수 있음. 그래서 킨잘은 여러모로 미국과 유럽 MD를 돌파하기 위한 무기로서 개발되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임. MD로 완전히 못막을 수준은 아니지만, 기존 이스칸다르 같은 탄도 미사일 보다는 훨씬 막기 어려운 무기인 셈임.

다만 크기나 외형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머리 부분은 기존의 이스칸다르와 닮은 구석이 많아서 개발의 시작은 이스칸다르 공중발사형에서 시작했을 수도 있음.

현재까지 나온 추정으로 유도방식은 다른 기존 탄도탄과 비슷한 관성항법+위성항법(GLONASS)일 것으로 추정중임. 다만 앞서 이야기 한대로 MD 돌파용으로 만든 미사일이므로 아예 MD 자체를 파괴하기 위해 정밀도를 높이고자 능동 레이더(자체 표적 탐지가 가능한 소형 레이더)를 탑재하거나 혹은 수동형 안테나(적 레이더 전파를 역추적하는거. HARM 같은...)를 탑재했을 가능성도 있음. 사진에 따라서 첨두부가 색이 약간씩 다른게 레이돔일 가능성도 있어서...혹은 위 사진 4장 중에 첫 번째 사진(정비사인듯한 사람이 서 있는 사진)쪽에 보면 갈색빛 나는 네모난 부분이 군데 군데 있는데, 이게 안테나일 수도 있음. 좀 작긴 하지만...어쩌면 시험을 위한 데이터 송수신용 안테나일지도 모르긴 한데...

그 외에는 외형적으로 특별히 다른 점은 없음. 기본적으로 날개 4장으로 자세 안정화/제어할테고 초반 상승을 위해 TVC는 있을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항공기 탑재시 꼬리 부분은 덮개가 덮여 있어서 노즐 보이는 사진이 잘 없음).

여기서 요약을 하자면

1. 마하 10, 사거리 2000km급 탄도미사일이다.

2. 대형 전투기인 MiG-31에서 발사하는 공중발사 탄도 미사일로, 공중발사 덕에 얻는 이점이 여럿 있다.

3. 요근래 흔히 말하는 극초음속 무기하고는 좀 다르지만 기존 탄도 미사일 보단 요격 어렵다.

근데 이 킨잘을 왜 굳이 이제와서 쏘았느냐는 의견이 분분함.

킨잘로 파괴했다고 알려진 표적은 우크라이나의 유도무기 보관고라서 상당한 고가치 표적인건 맞음. 그리고 러시아 스스로가 킨잘을 쐈다고 발표한 점에서 '우리 이런 쩌는 무기도 아직 남아있으니까 까불지 마라.'로 보는게 맞긴 하겠지만....

이미 방공망이 거의 와해된 우크라이나 상대로 미국/유럽 MD 돌파하려고 아껴둔 킨잘을 굳이 이제와서 쓰는게 사실 러시아가 이스칸다르나 기타 전술용 탄도탄/순항미사일이 다 떨어져서 이것까지 끌고 나온거 아니냐라는 의견도 나오고 그럼. 이미 여기 게시판은 이쪽으로 마음을 굳힌거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