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등단제의 역사를 짚으며 반박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4.05.18 01:50:03
조회 379 추천 16 댓글 7

한국의 등단제를 보면

1. 일제강점기 - 신춘문예
2. 광복 후 - 신인 추천/신춘
3. 박정희/전두환 - 신인 추천/신춘/대동인지 시대
4. 90년대 - 신인문학상의 급부상
5. 2000년대 - 문학상 대폭발
6. 작금 - 비등단 제도의 탄생

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아주 크게)

일단 난 이 논의의 시작 자체가 진지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논의를 촉발시킨 놈의 근거 자체
즉 이 자가 말하는 등단제의 문제란
1. 내 동기형이 700을 벌어서
2. 내가 아는 잘 쓰는 친구들이 등단 못해서
두 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길게 써서 아카이빙 박재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왜냐면 작금의 등단제가 왜 형성이 되었고
공정이란 화두를 우리 문학이 어떻게 고민했는지를 같이 나누는 건
유의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거부터 흐름을 개괄적으로 짚자먼
현대문학이 압도적 원탑인 시절에 신인추천이 등단의 대세였고
이는 수많은 폐단을 낳았는데
당연히 유력 문인의 제자들이 돌려먹기 식으로 등단한단 문제였다
누군가와 연줄이 닿지 않으면 등단이 힘든
그야말로 후진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던 시절

그러나 박정희/전두환을 거치며
슬슬 공정한 등단 제도에 대한 모색이 촉발이 되었고

그 결과가 작금의 신인상들이다
보면, 창비, 문사, 문동까지 신인상 시행 첫 연도가
90년대 초에서 후반에 몰려있다

그 전에는 끽해야 원고비로 몇 십 만원 주고(그마저도 안 주거나)
잡지에 게재하며 등단 작가가 되었다면

신인상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출판사가 문예지를 통해 작가를 관리하는 시대가 온다
이는 그래도 제법 히트를 쳐서
2000년대엔 현대시, 파라21(재창간), 자음과모음같은 신생 잡지가 등장하며 신인상은 더 번창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1. 등단 작가의 작가 권력이 강해지게 되었고
소수의 작가-평론가 집단이란 문단 사회의 폐쇄성이 공고해졌으며

2. 돈이 안 됐다......

3. 이 신인상, 문학상 자체에 대한 각종 논란이 많아졌다

신인상 상금이 많게는 1000까지 나온다 (소설)
시도 500이 나오지

소위 메이저는 이정도는 감당할 수 있는데다가
문사, 문동, 창비의 경우
자사 등단자가 자사에서 책을 계속 내게 하면서
이 상금만큼은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그러나 3사를 제외한 모든 문예지 신인상은
이에 대실패하고 말았다...

일단 이런 신인상 자체를 운영하는 건

1. 명예
2. 투자다

이거 자체가 돈이 된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수익을 회수하리란 기대
혹은
우리가 문예 사업을 하고 있단 명예
이 둘이 신인상 운영의 가장 주목적이다

하지만 일단 문학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지고
출판 시장은 줄어들었고
소위 등단제니 뭐니 욕이 바가지로 쏟아지자

명예를 보고 운영하던 자들은 이 더러운 판을 뜨고 말았다
중앙이 그러하고, 21세기 문학이 그러하다...

그리하여 3사+자모를 제외하면
멀쩡한 신인상이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라고 20년대 작금에 드디어 출판시장은 아주 좋은 제도를 발명하는데

그것이 바로 '비등단'이다

비등단의 본질은 사실 간단한데
상금 대신 쥐꼬리만한 인세 몇 푼을 안겨주면서
시 50편 소설 1권 분랑의 원고를 요구하는 게 비등단이다

더 넓은 데뷔의 기회!!!
신인상, 신춘이 아닌 깨어있는 제도!!!

각 출판사는 이런 스탠스를 유지하며 습작생의 원고를 모으지만

그 실상은
돈 500씩 주며 욕 처먹는 이상한 제도를 왜 존속시키는가
현타 온 출판장이들이

돈 떼먹기 좋고 + 명분까지 갖춘 제도를 발명한 것이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아직까지
작가 그리고 지망생들에게 가장 안전한 제도는 등단이다

현재 비등단은 필연적으로 편집 권력 + 이미 데뷔한 예술가의 경력을 강화한다

장르 시장에서 소설가는
1년에 2~3권을 소화하먼서도 글먹하지 못하는 글노동자에 불과하다

비등단 시인은 비등단이 뭔지도 잘 모르는 일반 독자에게
시집을 팔기 위해
원하지도 않는 낭독회를 몇 번이고 진행한다

다양한 윤리, 미학, 태도가 문학판에 필요하단 관점에 동의하고
여러가지 데뷔 매체가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발
언제나 그 본질을 봐라

결론
작금의 제도는 부족한 제도를 계속 보완하고자 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비등단이 무슨 만능도 아니고
문단-등단제가 다 옳은 것도 아니다

사실 가장 좋은 건
문학을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메이저가 아니어도
유명 작가가 아니어도 부지런히 찾아 읽고
소개해주고
팔아주면서 독서 문화가 증진되는 거지

그때야말로 작가 권력-편집 권력의 폐쇄성은 다 무너지고
독자의 선택으로 작가가 살아가는 시대가 올 거다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2870 이슈 [디시人터뷰] 웃는 모습이 예쁜 누나, 아나운서 김나정 운영자 24/06/11 - -
2332 공지 메모장 [1] 사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1.16 499 0
1701 공지 도배글 기준 설문 결과 사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20 194 0
1269 공지 게시글 관리 규칙 및 기준 [3] 사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12 431 9
1271 공지 문예갤러리 신문고 및 건의함 [18] 사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12 524 1
387 공지 문예 갤러리 추천 도서 [4] 사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6 1984 3
6134 일반 Bookk is right for you ㅇㅇ(39.7) 03:28 14 1
6133 일반 기성에게 가혹해질수록 등단권에서 멀어지는 경향이 있긴 함. [1] Dd(180.83) 03:03 61 7
6132 일반 근데 문예갤 애들 ㅈㄴ 못쓰는건 사실임 ㅇㅇ(211.208) 02:57 37 2
6131 일반 나도 등단자로서 한마디 한다 ㅇㅇ(211.208) 02:55 51 2
6129 일반 크트통피 중 1인으로서 한마디한다 ㅇㅇ(39.7) 02:34 39 4
6128 일반 나 찐 노벨문학상러인데 나도 일침 놓는다 [1] 문예갤한문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32 52 2
6127 일반 찐 현직인데 익명 기대어 한마디 함ㅋㅋ [5] ㅇㅇ(118.235) 02:19 156 10
6125 일반 젊작상 얘기 나온김에 창비 시인선도 들춰보자 [3] ㅇㅇ(106.101) 01:44 121 6
6123 일반 2024. 6. 12(수) 모름 전갤러(222.118) 00:47 45 0
6122 일반 내가 젊작상 싫어하는 이유 문학은안멋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7 80 1
6121 일반 젊작이 그렇게 문제임? [5] ㅇㅇ(119.69) 00:45 123 0
6120 일반 젊은 작가 시 버전 안 내주나 왕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2 65 0
6119 일반 그럼 너넨 누가 받아야 했다고 생각하는데? [2] ㅇㅇ(220.79) 00:15 144 0
6118 일반 ‘파주’, ‘반려빚’을 남자가 썼다면? 응 거들떠도 안봐~ [2] ㅇㅇ(211.234) 00:10 130 7
6117 일반 순문은 두가지가 주류임 이갈리아의 딸들 하루키소성 ㅇㅇ(39.120) 00:08 55 1
6116 일반 이원하 어디가 좋은거임? [6] 원하서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7 118 0
6115 일반 젊작상 수상 작가 이름을 남자로 바꾸면 수상 못했음 ㅇㅇ(211.234) 00:04 68 4
6114 일반 <여름,> ㅇㅇ(114.201) 06.11 50 0
6113 일반 왜 젊작만 이렇게 특별 취급인지 모르겠네 [3] ㅇㅇ(14.52) 06.11 170 6
6112 일반 문학계는 확실히 남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세다 [3] ㅇㅇ(211.234) 06.11 116 3
6111 일반 나 고3인데 문창과 너무 가고 싶은데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87 0
6110 일반 김초엽은 글을 잘/못 쓰는 거 이전에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21 0
6108 일반 김초엽을 글못쓴다고 까이는 건 좀 ㅇㅇ(39.120) 06.11 85 0
6107 일반 김초엽은 첫 단편집 미발표작이 '진짜'였음 [1] 창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34 2
6106 일반 젊작에서 마음 떠난지 좀 되긴 햇는데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32 0
6105 일반 근데 문예갤 애들 기준으로 보면 [5] ㅇㅇ(61.43) 06.11 147 0
6104 일반 김초엽은 괜찮던데? [6] 문예갤한문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75 0
6103 일반 젋은작가상이나 문예지가 남성 할당제해줄 마음도 없고 [8] ㅇㅇ(39.120) 06.11 239 8
6101 일반 아르떼 전화해 봤지만... ㅁㅁㅁ(152.99) 06.11 73 1
6100 일반 젊작상 문제 많은건 아는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86 1
6099 일반 자작시 어떰? [1] ㅇㅇ(39.115) 06.11 55 0
6098 일반 젊작 문제의 본질은 출판 권력의 문학상 사유화 [1] ㅇㅇ(221.142) 06.11 151 5
6097 일반 현역 웹소 작가인데 문창과 가보고 싶음 [22] ㅇㅇ(116.43) 06.11 252 1
6096 일반 비판이 멸종하긴 했지 [2] 문학은안멋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29 8
6094 일반 여러분 모두 김수영문학상에 도전하세요! [1]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83 4
6093 창작 평가해주실 수 있나요 [2] ㅇㅇ(219.254) 06.11 74 0
6092 일반 난 역시 문예의 신인듯 조현(110.35) 06.11 68 2
6091 감상 자모 여름호, 황현경의 메타비평에 대한 코멘트. [1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543 14
6088 창작 무심한사람들 외 하나 ㅇㅇ(39.120) 06.11 66 1
6087 일반 차도하 시인 시집 엄청 좋게 뽑혔나 보다 [7] 고라파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307 3
6086 일반 소모전 하지 말고 책이나 같이 읽지 않을래 [1] ㅇㅇ(218.155) 06.11 78 1
6085 일반 넌북딱 넌북딱 신나는노래 [1] ㅇㅇ(221.138) 06.11 101 6
6084 일반 독서는 정말 끝이 없네.. ㅇㅇ(119.69) 06.11 56 0
6083 일반 문학도 노동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11]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282 0
6082 일반 김수영 문학상 원고 보낼 때 [3] 지망생(223.62) 06.11 218 0
6081 창작 의미적 상실 ㅇㅇ(39.120) 06.11 96 5
6080 일반 창비 연락 돌았다는데 진짜? [3] ㅇㅇ(175.223) 06.11 369 0
6079 창작 아버지의 손 ㅇㅇ(39.120) 06.11 33 1
6078 창작 노동자들음 아침이되자 ㅇㅇ(39.120) 06.11 44 1
6077 일반 존중만으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3] ㅇㅇ(221.148) 06.11 96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