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미 인연 스토리 2 - 나는 폭파 작업이 좋다.

(저녁 때에, 카스미의 부름을 받고 방치된 공사 현장으로 향했다.)

선생님

사람들이 드나들진 않는 곳이라 안심했지만...... / 이번엔 여기서 날뛰는 건가......?

카스미

오~ 역시 선생님! 시간 딱 맞았어!

이번 달의 89번째 아지트에 온 것을 환영하지!

응? 숫자가 늘지 않았냐고?

하~앗핫핫하! 당연하지! 저번 아지트는 포기하기로 결정 내렸으니까!

뭐,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야.

와줬는데 미안하지만, 이동하도록 하자. 너무 오래 머무를 수는 없어.

어서 따라와, 선생님! 내 굉장한 계획을 들어야지!

음. 이 근처면 발견되지 않겠지.

매번 누추한 곳으로 불러내 미안하지만...... 몸을 숨겨야만 해서 말야.

이래 봬도 난 꽤 인기인이라, 여기저기서 손님이 찾아오거든.

풍기위원회나, 무장기업이나...... 폭파 작업 도중 수도관을 터트려 휘말린 스케반이라던가, 헬멧단이라던가......

핫핫하. 다들 처음엔 불만스런 표정을 짓다가도, 막상 온천이 솟아나면 다들 기뻐한다고!

......선생님? 뭐야, 그 표정은?

......?

왜 매번 그렇게 쫒기면서까지 계속하는 거냐고?

실패했을 떄 좌절하거나 후회하진 않냐고?

......하핫.

선생님. 어쩌면 좀 인식이 다를지도 모르겠군.

아무래도 선생님은 내가 '온천 개발을 성공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생각하는 것 같은데......

물론 언제나 성공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틀림없지만...... '성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선생님.

나는 폭파를 좋아한다. 이 말의 의미를ㅡㅡ 이해하겠어?

거기엔...... '실패'도 포함되어 있단 뜻이야.

큰 것도, 작은 것도...... 성공, 실패한 것들도.

쫒기는 신세가 되기도 하고, 방해 공작을 받아 막히기도 하고, 모든 장애물을 뚫고 마침내 성공하기도 하지.

아무도 상상도 못 한 장소에서 폭발을 일으켜 새로운 경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하는 거야.

모처럼 치밀하게 계산해 준비한 폭약이 풍기위원회의 방해를 받아 처리될 때도 있지. 그런 슬픔조차도 나는 사랑하고 있어!

온천이 솟아오를 만한 곳이라면 어디든 상관없어! 아니! '여기서 온천이 솟으면 예쁘겠지.'라는 소망만 있으면 돼!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야. 온천을 만들기까지의 모든 것. 그 과정이야말로 '온천 개발'의 묘미가 담겨 있다고!

팔 수 있을까? 아니, 파고 싶어! 파내고 말겠어! ㅡㅡ이 기분, 알겠어?

그리고, 내 눈에는.......

......'샬레'의 건물도, 제대로 비치고 있다고?

선생님

......

......잠깐, 지금 뭐라고?! / ......엣?!

카스미

하앗핫핫핫하! 깜짝 놀랐구나.

......이제 이해했어, 선생님?

나는ㅡㅡ 이런 행동에 참여해 줬으면 해.

이걸 협박이라 생각해도 좋아. 경계 받는 건 익숙하니까.

내가 문제아라는 걸 알고 나를 보는 눈이 달라졌어? 나를 싫어하게 됐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느끼는가'라고 생각해.

언제 말을 꺼내야 할지,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던 거야.

그러니...... 진지하게 생각해줬으면 해.

일의 중대함이 제대로 전해졌어, 선생님?

나를 위해. 그리고 선생님을 위해.

지금부터 함께, 다음 온천 포인트를 논의해 줬으면 좋겠어.

오늘을 위해. 그리고 내일을 위해.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함께 가자고, 선생님.

선생님

......

......좋아.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 한다면, 끝까지 가보자고.

카스미

하~앗핫핫핫핫핫핫하!!! 좋아, 좋아! 그렇게 나오셔야지!

그럼, 진지하게 찾아보자고!

나도, 선생님도...... 그리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환상의 온천 포인트를!!

(그 후, 지도상에서 다음 온천 포인트를 카스미와 밤 늦게까지 논의했다.)

(어떻게든 '안전한 장소'로 유도하기 위해 해가 뜰 때까지 의견을 나눴고......)

(......겨우겨우 납득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낸 카스미는, 지도 위에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잠들었다.)

센남충 은근 자기 철학 확고한 애들 좋아하는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