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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이 사라졌다.

매일같이 강의 듣는 게 너무 좆같다며 내 면상에 엿을 날리고 사라졌다.

주위 사람들에게 어디로 사라졌는지 물어봤지만 그들은 그 녀석이 존재했다는 사실마저 잊어 버린 듯 하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후계자를 뽑았다.

"대장님! 거주지의 정리를 마쳤습니다. 모든 물자는 회수되었고 남아있는 건 전혀 없습니다!"

"……선발대로부터 들어온 소식은 있었나?

"고블린들의 이주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우리가 먼저 그 구역에 병력을 파견한 덕분에 간만 보다가 물러났다고 합니다."

"좋아. 이제 우리가 움직이도록 하자."

"이곳에 있는 통로는 옛 수도와 연결되어 있어 단번에 이동할 수 있지만… 큰 문제가 있어 보이는군."

"저 망할 오크 돼지 놈들이 입구를 틀어막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지금 전쟁을 걸어서 더러운 개척지를 파괴한다 해도 우리가 바로 이주하지 않으면 다시 개척을 시작하겠지."

"예, 이주하기까지 약 2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럼 결론은 간단하군. 고블린들을 약탈할 시간이다."

"공성에는 또 자신이 있지. 저들을 조져서 자원을 뜯어내고, 그걸 바탕으로 오크들을 몰아내자."

"하지만 우리가 공세를 시도하면 지형때문에 큰 손해를 볼 것입니다. 우선 저들을 끌어내도록 하죠."

"방법을 생각해뒀나?"

"네, 저것들은 멍청한 애새끼들이므로 간단하게 유인할 수 있습니다."

"보십시오. 어찌나 멍청한지 매복은 전혀 신경쓰지않고 요새로 돌진하는군요."

"추격은 안 하는 편이 좋겠군. 우리의 인력도 많이 부족하니 굳이 싸워 줄 필요는 없겠지."

"자기네들 거점이 아닌 곳에선 회복도 힘들고 소모도 될테니까요. 대장이 공성 3핍이므로 엘리전에서도 유리합니다."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지만요."

"거지같은 확률놀음 같으니라고."

"자원도 뜯어냈으니 기술도 개발해주죠.주변보다 앞서 나가는 것이 혁신의 지름길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소모가 되니 바로 전쟁을 거는 게 낫겠군. 인력이 거의 바닥난 게 좀 걸리긴 하지만."

"8번째 달이면 이주가 가능해질 테니 재빠르게 식민지를 태우고 평화협정을 맺으면 될 것 같습니다."

"전쟁 명분은?"

"저들이 괴물인 것 자체가 명분입니다."

"좋아. 시작해보자고."

"괴물 주제에 꽤 뛰어난 용병술을 가지고 있지만 군사기술이 미개하므로 충분히 승리가 가능하리라 예측됩니다."

"낙승이군."

"저것들은 사기회복이 꽤 빠르므로 지체해서는 안됩니다."

"이길 순 있지만 인력이 불안하긴 하지. 알겠다."

"긴 시간이었고, 고난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드디어, 우리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대장님, 무너진 거주지 뒤편에서 미스릴 광맥을 발견했습니다! 아주 비싼 광물이므로 채굴할 가치는 충분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이곳을 차지하고 있던 저열한 오크들을 몰아내야 합니다. 그들은 이곳을 사용할 방법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곳을 모조리 망치고 있었습니다."

"먼저 오염된 거주지부터 정화하기로 하지."

"병력이 좀 밀리는군…. 바로 정화하기는 힘들겠어."

"그럼 내정을 먼저 시작하는 게 낫겠군요."

"개척자들은… 피와 철의 대화를 시도하게 하도록. 그리고 탐험가로 자원하는 친구가 있다고?"

"예, 실력은 나쁘지 않지만 돈과 자원을 요구하는 게 꼴받습니다. 그 놈 말고도 고용할 수 있는 탐험가들이 많은데 굳이 돈을 주며 데려올 필요까지는 없어 보입니다만."

"애초에 탐험가들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병력도 부족한데 탐험까지는 사치고 개척자들도 알아서 주변 지도를 그려 올 테니까. 뭐, 정복 전쟁에서 한 명정도는 필요할지도 모르겠군."

"어디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성지 중 한곳을 탈환했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개척자들이 더 열정적으로 일했으면 좋겠군요."

"파벌들의 상황을 어떻지?"

"잦은 전쟁으로 전사들의 영향력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그들은 강경한 성향으로, 우리의 외교 능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나쁘지 않군. 주위엔 잡아 죽여할 놈들만 가득하니 문제가 될 건 없다. 더 알아야 할 것은 없나?"

"현재 계층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더 이상 신경 쓸 것은 없어 보입니다."

"아직 안정된 국가를 만들지 못했으니 말이지… 끄응."

"어디 다치신 곳이라도 있습니까?"

"나도 꽤나 늙은 것 같군. 이곳에서 탈출하던 때만해도 창창했는데, 땅으로 돌아가기 직전이 되어서야 겨우 돌아오다니."

"그런 말 하지 마십시오. 적어도 제국이 부활하는 모습은 보고 가야지 않겠습니까."

"그건 네가 할 일이겠지. 나는 안정된 기틀만 마련하는 것으로 만족하련다."

"좋은 소식입니다. 전쟁에 대비해 병원 세워졌다고 합니다. 이걸로 병사들의 소모가 줄었으면 좋겠군요."

"오염된 구역을 완전히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구역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건 정화뿐이군."

"그런데 오크 소수민족이 꽤 큰 규모로 존재합니다만… 지역 불만을 올리는 대신 상품생산이 늘어나는군요. 억압됨oppressed 상태인걸로 보아하니 일종의 노예입니까?"

"아, 그걸 설명 안 했군."

"각 종족은 대우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 될 수 있다. 통합됨intergrated 공존coexistence 억압됨oppressed이 그것이지.

우리는 보다시피 인간형 종족들은 모두 받아들이지만 저열한 괴물들 따위에게 관용이란 없지. 물론 그들의 문화를 수용하면 충분히 공존할 수 있게 되겠지만,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제노는 퍼지지요. 잘 압니다."

"글쎄, 과연 어떨까."

"어느 종족 자체를 추방하거나, 진짜 '퍼지'하는 것도 가능해. 하지만 그 종족이 주류가 되는 국가와 관계가 악화되고,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받겠지. 애초에 노예로도 잘 써먹을 수 있는데 아깝게 다 죽이면 어쩌나?"

"아무튼, 병력들도 모두 보충되었으니 오염된 홀드를 정화시켜보자고."

"간단히 끝났군요."

"도망칠 곳이 없어서 다행히 전멸시킬 수 있었지만, 우리가 좀 더 커지고 나면 귀찮은 일들이 늘어날 거야."

"이제 홀드를 수리하도록 하지. 저 멍청한 놈들은 어떻게 사용하는 지 몰라 망가진 상태 그대로 사용하고 있더군."

"아마 기술을 가지고 있는 종족들을 노예로 잡아와서 수리할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생각할 수 있는 머리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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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직선으로 쭉쭉 뻗은 프로빈스들이 아름답지 않더냐

동굴의 디테일을 살려 울퉁불퉁한 모습이 꼴리지 않더냐

부셔진 철도도 있는 게 복구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 않더냐

퍼지라는 단어에서 희열을 느끼지는 않더냐

아 그리고 세이브가 망가져서 다시 시작했음. 전편의 후계자? 그게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