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발들 안녕!
우선 이건 어느 변방의 솔플러 바발의 주절주절 글이야.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
두서없는 글이 될 것 같은 점은 미리 양해를 구할게.
주제는 '연뮤판 용병 문화의 변질'이야.

용병. 우선 이 용어에 대해 설명을 조금 해야겠지? 대부분은 이미 알겠지만, 새로 온 바발들도 있을 테니까. 용병은 말 그대로 '티켓 교환을 하는 사이에서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라고 생각하면 돼. 갑은 A극, 을은 B극을 보고 싶다고 치자. 그러면 둘이 계약을 맺고, 갑은 자신이 보지 않을 극인 B극 티켓팅을 해서 얻은 표를 A에게 줘. 반대도 마찬가지야. 여기까지 들으면 그냥 품앗이 정도의 개념이라고 느껴지겠지. 그런데 요새 용병은, 저런 단순한 형태가 아니야.


요즘 용병은 원래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조금씩 서로의 티켓팅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더라. 심할 경우에는 몇십명씩 모여서 용병을 꾸려. 한 사람이 '자신이 가지도 않을 극'의 티켓팅을 거의 열 개씩 참여해. 아직 티켓팅이 열리지도 않은 극도, 캐스팅이 뜨자마자 벌써부터 용병을 구하더라고.

업자에게 대리티켓팅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웃돈을 얹어 비싼 값에 티켓을 구매하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는 의견도 있지. 하지만 이건 옳지 않아. 대체 언제부터 관람객들이 '교환용 티켓'을 예매하게 된 거지? 가족이나 친구를 위해, 선물의 개념으로 대신 예매해 주는 게 아니라, '표 교환'만을 목적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집단을 형성한다니. 그리고 그 집단에 속하면 티켓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니.

이러한 이유로, 예매처에는 자리가 없는데  트위터에는 괜찮아 보이는 자리도 양도가 나가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해. 트위터 친구와 용병 내부에서 티켓을 돌리고 돌리다가, 그 안에서 버려진 표들을 공연 시작이 임박했을 때 공개로 양도하기도 하거든. 그래서 공연 시작 직전까지 양도글을 기다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졌어. 당연히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손해겠지? 가지도 않을 표를 쥐고 있는 누군가들 때문에, 공식 예매처에서 예매하기가 힘들어진 거니까. 공연 시작 직전까지 대기할 수 없는 지방 관객들에게는 더욱 안 좋은 일이고.

이 문제에 대해 말하면, '그럼 너도 덕친(덕질을 함께 하는 친구)을 만들어라'는 반응이 나오더라고. 좋은 컴퓨터를 사라, 5G 인터넷을 써라, 예매대기 서비스를 이용해라, 수시로 티켓팅 사이트에 접속해라...가 아닌, '친목 도모'를 하라는 거야.

대체 왜 연극/뮤지컬 관람에 친목 도모가 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일까.

참고로 실태를 알고 싶다면, X(구 Twitter)에 '연뮤 용병', '연뮤 용교' 등으로 검색해 봐. 이선용(이미 용병을 구한 것)만 열 개는 되는 사람들이 많아.

지나치게 높은 티켓 가격, 대리티켓팅 업자, 웃돈을 받고 암표를 파는 행위, 대규모 용병 모집 등...연뮤판의 여러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 좋은 방법이 있다면 좋을 텐데.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