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인가? 알바하는 편의점 건물 위 오피스텔에 새로 이사왔는지 칫솔.치약.화장지 같은 생필품을 사간 남자손님이 있었어.
누가 봐도 진짜 잘생겼는데 스타일도 좋고 매너도 좋아서 기억에 남더라고.

그 뒤로도 퇴근시간에 들러 종종 햇반. 컵라면. 맥주등을 사러 와서 가볍게 눈인사 나눌 정도였어.

우리 편의점엔 음식을 먹을수 있는 테이블이 몇개 있는데 매장에 그 남자손님 오면 테이블에 앉아있던 여자손님들이 힐끔거리며 쳐다보는게 자주 목격되기도 했고.
하루는 13층 사는 아주머니랑 그 남자손님이 같은 시간에 편의점에 온적이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11층 총각이네? 하며 아는척을 하시더라. 이사오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보더니 나이는 몇살이냐 회사는 어디 다니냐 폭풍질문을.. 남자손님이 많이 불편했을텐데도 웃으면서 길 건너편 회사다닌다고 대답했는데, 남자손님 손에 퀸즈백화점 서류봉투 들려있는거 보고 퀸즈백화점 다니냐고 아주머니가 물어봤어.

남자손님은 아. 네.. 하며 대답하더라. 갑자기 들어온 호구조사에도 공손하게 인사하고 올라갔어..

아주머니랑 우리 점장님 비슷한 연배라서 수다 메이트인데, 11층 총각 잘 생기고 예의도 바른데 직장도 좋다며, 딸 있으면 사위삼고 싶다고 한참동안 이야기 하시더라.
그 일 이후로 한동안 남자손님이 보이지 않아서 아주머니 때문에 불편해서 안 오는건가? 아님 출장이라도갔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 주말 아침에 13층 아주머니가 쓰레기봉투 사러와서 점장님이랑 얘기하는거 들었는데

11층 그 잘생긴 퀸즈 백화점 다닌다는 총각이 그새 결혼을 했는데, 그 와이프도 총각 못지 않게 미모가 빼어나다며, 둘이 너무 잘 어울리고 깨 쏟아지더라고, 한참 좋을때지 부럽네 하며 이야기 하시더라. 와이프가 미모가 어떻길래 하며 점장님도 너무 궁금하다고 하고 나도 급 궁금해졌어.
그리고 다음날인가 점심때쯤 그 남자손님이 아내분이랑 편의점에 나타났어. 점장님이 반갑게 인사하며 11층 총각 와이프가 듣던대로 예쁘네. 결혼 축하해 하며 아는체를 하시더라고.

나도 너무 궁금해서 쳐다봤는데 그 아내분이 대박. 요즘 SNS에 핫한 전남편 구해준 순정녀 퀸즈백화점 홍해인 사장이더라. 그 남자손님은 홍해인사장 남편인 퀸즈 법무이사인가? 그분이였어. 남편분도 회사에서 능력자라고 하던데.
재벌3세랑 평사원의 결혼에서, 순애보 절절 찐사랑이라고 부르는 세기의 커플 두사람이 내 눈앞에 서있는데 보기만 해도 예쁜 신혼부부인데 두 사람 모두 미모랑 풍기는 분위기가 넘사벽이더라.

소문엔 두 사람 이혼했다고 하던데, 너무 다정하게 팔짱끼고 사이 엄청 좋아보였어. 이혼한 거 헛소문인가봐. 여자분 반짝거리는 결혼반지도 끼고 있었고 남자분도 결혼반지 끼고 있더라고.
여자분이 오랜만에 컵라면 먹고 싶다고 하니깐테이블에 앉아 있으라고 하고 남자손님이 컵라면 물도 부어주고, 진짜 자상하더라.

컵라면 익는거 기다리는 잠깐 동안에도 손 꼭 잡고 있고, 서로 쳐다보는 눈에 꿀이 뚝뚝 떨어지던데? 머리카락 내려오니 넘겨주고, 입에 뭐 묻으면 닦아주고 누가봐도 꽁냥꽁냥, 하트뿅뿅 신혼부부더라.
재벌3세 백화점 사장 부부인데 오피스텔에 사는것도 왠지 더 멋짐.

요즘도 자주 오는데 편한 복장에 슬리퍼 신고 오는데도 두사람 미모는 매번 시선강탈인데.

매번 팔장끼고 손잡고 솔로들 염장 지르는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