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얼마전에 이상한 꿈 꿨음..

ㅇㅇ(119.203) 2019.03.11 06:28:25
조회 32140 추천 370 댓글 51
														


viewimage.php?id=3dbcc227e1dd20&no=24b0d769e1d32ca73cee82fa11d028317b450a23a99188d24b1fca77b503b56a8c4b98d2807467f2db23c033a2697c19e61846464bf3972b489bbc3ac82a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이상한 꿈을 꿔서 여기에서 썰이나 풀어보려고 합니다.


몇 주 전, 저는 여느때와 같이 밤 늦게 컴퓨터를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 속에서 어떤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자꾸만 제게 소리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이야 그게 꿈인걸 알고 있어서 이렇게 덤덤하게 말할 수 있지만


꿈을 꾸고 있던 그 당시에는 그게 무척이나 무서워서, 꿈 속의 나는 소리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


온 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 당시에는 별 다른 생각 없이 꿈자리가 사나웠구나, 하는 생각만 한 채 다시 잠에 들었지요.


하지만 그 의문의 목소리는 며칠 뒤에도 다시 제 꿈 속에 나타났습니다.


나는 그 소리가 두려워서, 귀를 틀어막은 채 도망쳤지만


목소리는 그칠 기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나는 다시 식은땀을 흘리면서 깨어났습니다.


더운 것은 아니었지만, 땀 때문에 찝찝해서인지 저는 잠시 밖에 나가서 바람이나 쐬려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현관문을 열고 밖에 나가면 으레 제 다리에 몸을 비벼대던 고양이는 흔적조차 없고


개집은 비어있더랍니다.


그게 그렇게까지 비일상적인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저는 마당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서 잠시 공상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별이 보고싶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는데


별이 무척이나 아름답더군요.


그 순간, 나는


꿈 속에서 나를 부르던 목소리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먼 옛날, 우리나라


북쪽으로 큰 강을 몇개나 건넌 그 곳에


대요제국이 있었습니다.


천 년 전


동쪽 바다부터 서쪽 사막의 언저리까지


달리고 또 달렸던 용사들의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조금만 더 달린다면, 한 발자국이라도 더 갈 수 있다면


설령 편자가 산산히 조각나 부서지고


수척한 말갈기는 백골과 초원의 전설 아래에 잠겨


되돌아오지 않았던 주인에게 영원한 원망을 토해내더라도


발이 불어 터지고 무릎이 탈골되고


정강이는 바스라져 더 이상 달리기는 커녕 걷지도 못 하게 되더라도


기어서라도, 조금만 더 간다면


이 세상이 끝나는 곳 까지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세상을 움켜쥘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허나 제국은 시간 앞에 바스라지고


또 다른 말발굽에 치여 한 때 우리가 짓밟았던 이들의 굴레 아래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감히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한 때 무수한 말들과 함께


십만용사들이 내달렸던 초원에는 이제 마초가 아닌 밀과 보리가 익어갑니다.


더 이상 그 때의 함성은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그 허탈함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는데


별들이 제게 말하더군요.


너만은 우리를 기억해달라고.


별을 볼 수 있는 눈과 함성을 들을 수 있는 귀와


이 땅을 박차고 내달릴 수 있는 수족과


요동치며 피를 토하는 심장을 지닌 네가


우리를 기억해줘야 한다고.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설령 천 년 전의 영화는 지금 이 세상이 낳은 수많은 전설들과 함께 시간 속에서 사라졌을지라도


그래도 누군가가 우리를 기억해줄 수 있다면...


거란의 말들은 지금 초원이 아닌 밤 하늘의 별들 사이를 달리고


거란 여인들은 이제 거란 노래가 아닌 들을 수 없는 반짝임만을 읊지만


만일 누군가가 밤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그 함성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를 기억해줄 수 있다면 되는 것이라고요.


우리가 움켜쥐었던 모든 것을을 지금 놓쳐버렸을지라도


기억될 수만 있다면 좋습니다.


누군가가 우리를 기억해준다면, 우리는 밤하늘의 영원을 달릴 수 있습니다.


별들 사이를, 유성의 꼬리를 쫓으며


천 년 전과 같이 다시 한 번 질주할 수 있습니다.


비록 지금보다 더 먼 훗날에, 우리가 남긴 몇 안 되는 흔적조차 모두 가루가 되어


우리가 말을 박찰 수 있는 곳이 어린 아이들의 공상 속이나


불이 꺼진 뒤의 침실 천장 같은 곳일지라도 


그래도 좋습니다. 달릴수만 있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부탁합니다.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깊은 밤 제 몸을 불살르며 떨어지는 유성을 볼 적에


우리가 질주하고 있음을 알아주세요.


그 영원의 하늘에서 우리의 흔적을 찾아주세요.


그리고, 마지막 남은 거란인으로서


선조들의 넋을 달랠 수 있게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나의 조상들은 그 무엇보다 싸이버거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분들께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2천언만 보내주세요.


국민 9458o200417529 (구사오팔공이공공사일칠오이구  도대체 왜 제 계좌번호가 금칙어인지 모르겠네요.)


고맙습니다.











추천 비추천

370

고정닉 49

18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3006 설문 여행 같이 다니면 고난이 예상되는 스타는? 운영자 25/04/28 - -
225551 공지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갤러리 이용 안내 [32] 운영자 19.04.11 7614 5
237219 일반 부정선거가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 ㅇㅇ(39.7) 04.29 12 0
237218 정보 전국 주상복합 건물 시총 1위 - 해운대 엘시티 [5] ■x(39.7) 04.29 13 1
237217 일반 크킹2 초원칸 지금 플레이 가능??¿???????¿¿?????¿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8 26 0
237216 게임 유)본토 합병하면 식민지 다 딸려오나요?? 패갤러(118.235) 04.25 25 0
237214 게임 유) 동맹관계 없는데, 방어전쟁에 딸려오는거 버그인가요??? [2] 패갤러(175.214) 04.23 45 0
237213 일반 윾)흠.. [1] 패갤러(112.163) 04.18 47 0
237210 일반 빅3) 뉴비 국가 추천 해주세요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5 77 0
237207 일반 윾 동맹국들이 나 전쟁걸리면 항상 배신하는데 어케함 ㅇㅇ(113.199) 04.14 46 0
237206 일반 망할 인디겜 바다건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0 40 0
237205 일반 트럼프가 관세 존나 때리니까 패갤러(125.176) 04.10 59 0
237202 일반 유로파 하고싶다!! [2] 패갤러(220.118) 03.22 83 0
237201 멀티 크킹3 멀티 오류 질문 패갤러(116.125) 03.18 60 0
237200 일반 빅토리아3 스팀에서 사려는데 뭐 사면 되냐? [2] 패갤러(112.171) 03.14 105 1
237199 일반 크킹2 마스터했다 더 이상 할 게 없다 [1] 패갤러(124.63) 03.12 129 3
237198 일반 유로파4 조선으로 4렙죽창 명 VS 여진 토벌 ㅇㅇ(61.108) 03.10 86 0
237195 일반 요즘 윾4 그냥 이렇게 해보는중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98 0
237192 일반 메죽 갈리폴리 해상봉쇄 왜 안 됨?? [2] 패갤러(175.124) 02.07 226 0
237190 일반 동군연합 명분으로 전쟁하면 왕이 안죽나요? [2] 양파토끼(49.164) 02.05 177 0
237189 일반 한반도만임? [2] 패갤러(49.1) 02.02 284 1
237188 일반 뎌4질문> 브란덴으로 덴마크조지려면 동맹 어디가나음? [2] 패갤러(59.4) 01.31 131 0
237187 일반 윾4) 스웨덴 이념 추천 [1] 변화하는세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56 0
237186 일반 윾4 사기 20% vs 규율 5% vs 사격 피해 10% [4] ㅇㅇ(59.23) 01.27 211 0
237183 일반 유로파 속국한테 속국 주는 법 없음? 패갤러(172.225) 01.18 160 1
237181 일반 윾타지)고인물님들 카스타노르 미션 질문이 있습니다 패갤러(222.103) 01.15 146 1
237180 일반 크킹2 직할령 도시 도배하는게 좋음? [3] 패갤러(112.121) 01.11 135 1
237179 일반 지금 대한민국 전역 '갈등'상태라고 보면되냐? [1] 패갤러(219.255) 01.03 264 3
237176 일반 식민지 행정 설립하래서 했는데 대뜸 특허회사차려서 독립해버림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2.27 172 1
237174 일반 게임 처음 시작하면 벨기에 하라던데 이거 맞나요?? [3] 패갤러(116.34) 24.12.22 294 1
237173 일반 조선 국기 맘에 들면 제정선포안해도 되지? [1] 패갤러(211.108) 24.12.20 194 1
237168 일반 빅토도 반복돌로 하는거?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2.14 243 1
237165 일반 성역화 고맙다 패갤러(223.39) 24.12.04 257 1
237164 일반 오헝 인종분리 찍고 헝가리인들 거의 2등 시민~완전 시민인데 왜 안됨 [2] 패갤러(61.75) 24.12.01 220 1
237163 일반 빅3 입문국가가..? [1] ㅇㅇ(116.37) 24.11.30 241 0
237157 일반 식민지 명분 어떻게 획득함? [1] ㅇㅇ(39.7) 24.11.14 207 0
237156 일반 운하기업이 50k 가 아니라 100k 주면 설립함? [1] 패갤러(222.105) 24.11.14 182 0
237155 일반 패러독스 인터렉티브 마이너 갤러리로 사과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1.13 320 1
237153 일반 EU4 할때 주 선포만 하고 코어 안박는 이유가 뭐임? [3] 신나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1.04 267 0
237152 일반 뭐야 갤 망했어? LBEO73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1.03 346 0
237145 일반 윾겜 뤼벡이 진짜 좋기는 하네 패갤러(183.108) 24.10.20 215 0
237144 일반 비잔틴 아주어려움으로 하니 초반 못넘기겠네 [1] 패갤러(118.129) 24.10.18 169 0
237143 일반 빅3 공립학교 하려면 뭐 개혁해야됨? [1] 패갤러(61.81) 24.10.18 228 0
237139 일반 666 떴냐?? [1] ㅗㄹ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7 280 1
237137 일반 패독겜은 컴사양뭘 손대는게 좋을까? 패갤러(211.34) 24.10.17 164 0
237136 일반 유로파4 구매 관련 질문 [2] ㅇㅇ(175.120) 24.10.16 231 0
237135 일반 조선뽕 역덕후들이 역겨운 게 ㅇㅇ(125.180) 24.10.15 374 1
237132 일반 호이갤 완장 특) 대역갤 다중이짓하다 패독갤 완장한테 저격 쳐먹음 [2] ㅇㅇ(118.235) 24.10.13 1032 23
237126 게임 빅3조선 이명복잘안나옴? [1] ㅇㅇ(218.232) 24.10.06 187 0
237124 일반 유로파 스웨덴에서 스칸디나비아 바꾸기가 싫네 [1] ㅇㅇ(106.101) 24.10.02 199 1
237123 일반 윾 폴란드 재앙 어떻게 끝냄? 주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01 136 0
뉴스 유니스 진현주·오윤아 ‘쇼! 챔피언’ 스페셜 MC 디시트렌드 10: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