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literallylefthanded.com/2025/08/02/yunchan-lim-owning-rach-4-at-bbc-proms/
임윤찬, BBC 프롬스에서 라흐 4를 완전히 지배하다
현재 임윤찬이 클래식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오늘 밤 로열 앨버트 홀에서 그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의 놀라운 연주를 통해, 자신이 그토록 빛나는 명성을 가질 자격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에너지 넘치는 야마다 카즈키와 버밍엄 시립 교향악단(CBSO)은 존 애덤스의 The Chairman Dances — 부제 Foxtrot for Orchestra — 를 흥겨운 연주로 들려주며 무대를 달궜다. 나는 이 곡을 처음 들었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만화경 같은 리듬 패턴에 단번에 매료됐다. 특히 야마다 카즈키의 자신감 넘치는 지휘 덕분에 그 리듬이 더욱 명확하고 흥미롭게 전달되었고, 그의 열정은 곧바로 청중을 공연 속으로 끌어들였다.
첫 부분의 상승하는 화음에서부터 임윤찬은 라흐마니노프 4번 협주곡에 대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비전을 통해 CBSO 전체를 이끌며, 거대한 로열 앨버트 홀을 가득 채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오늘 밤의 장관 같은 연주를 보고 나니, 이 곡이 나처럼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주: 글쓴이는 클래식 피아니스트)에게도 더 많은 관심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임윤찬이 자신의 음악적 비전에 모두를 이끌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음악적 권위’가 아니라, 음악에 대한 전적인, 보상이나 조건 없는, 그리고 아무런 억제도 없는 헌신이었다.
그 헌신은 1악장이 거의 3분의 2쯤 진행되었을 때 화재 경보가 울렸음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마치 아무 일도 아닌 듯 연주를 이어갔을 정도였다.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경보음이 오케스트라를 가로질러 계속 들려오는 상황에서도 단 한 음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상황이 정리된 뒤 (1악장이 끝난 후, 모두가 어색하게 앉거나 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곧바로 2악장을 시작했다.
실제로 임윤찬이 연주를 시작하면 우리는 즉시 그의 음악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만의 규칙을 만든다.
그렇다고 작곡가의 의도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음악을 너무나 잘 알기에, 거기에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불어넣을 수 있고, 또 그것을 지극한 용기와 확신으로 해낸다.
그래서 우리는 이 21살(맞다, 겨우 스물한 살!) 천재의 기량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의 놀라운 감수성과 믿기 어려울 정도의 피아노 조절 능력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 속에 잠들어 있던 미묘하고 변화무쌍한 색채를 멋지게 드러내 보였다.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인형술사처럼, 그는 음악 속 어떤 실을 잡아당겨서라도 저음 속에 숨겨진 선율을 앞으로 끌어내거나, 가벼운 손놀림 하나로 지금까지 익숙했던 주제를 완전히 다른 빛깔로 드러내 보인다.
모든 것은 그의 즉흥적인 의지에 따라 이루어진다.
다음에 무엇을 할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음악 속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그에게 온전히 맡기게 된다.
그것은 불안정하게 가장자리에서 춤추는 듯한 연주였지만, 임윤찬이 지휘할 때는 묘한 안도감이 함께 느껴졌다.
아마 가장 중요한 점은, 무대 위에서 그가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가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피날레에서, 강렬한 리듬이 음악을 광란과 환희의 결말로 몰아가는 순간은 더욱 그렇다.
임윤찬은 마치 록 콘서트에서 그루피들이 머리를 흔들듯 거의 헤드뱅잉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음악에 이렇게 몰입하고 흥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전염성이 있다.
나 역시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마 그래서 록 콘서트 티켓이 잘 팔리는 게 아닐까.
임윤찬은 무대 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그의 흠잡을 데 없는 기교는 그의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정신이 라이브 공연의 열기 속에서 한없이 비상하도록 만든다.
그의 경력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음악에 완전히 헌신하고 있기에, 그가 손대는 모든 것은 곧 그의 것이 된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것은 임윤찬의 것이다.
임윤찬의 라이브를 보는 경험은 대단한 만족감을 남긴다.
진정한 창조적 정신은 너그럽고, 그 자리에 함께한 이들은 그 일부를 마음속에 담아 가게 된다.
앙코르로 그는 코른골트의 「가장 아름다운 밤(Schönste Nacht)」을 유려하고 반짝이는 연주로 선사했다.
(나는 처음 들어봤지만, 정말 할리우드적인 곡이었다.)
우리는 거의 그에게 두 번째 앙코르까지 받아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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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Chan은 런던의 콘서트 피아니스트이자 Seen and Heard International의 비평가. 위그모어홀의 프로그램 노트를 쓰는 작가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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