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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비에의 클라우스 메켈레와 임윤찬
2025년 7월 23일, 자크 슈미트
이날 저녁 콘서트에서 빈 좌석은 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이미 매료된 청중은, 확고한 카리스마를 지닌 클라우스 메켈레와 언론의 총아, 피아노의 현상이라 불리는 한국인 임윤찬을 맞이했다.

오프닝으로 클라우스 메켈레는 온몸의 큰 물결 같은 동작으로 〈죽은 자의 섬〉(L’Île des Morts)을 포옹하듯 지휘했다. 이 교향시는 스위스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1827-1901)의 동명 연작 다섯 점에서 영감을 받아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작품이다.
첫 마디부터 현악기의 집요하고 반복적인 선율이 흐르자, 청중은 곧 깊은 극도의 우울함에 휩싸였다. 음악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든, 이 핀란드 지휘자의 제스처는 부인할 수 없는 매혹을 발휘했다.
다리는 단 한 번도 뻣뻣해지지 않은 채 유연히 고정되어 있었고, 상반신은 마치 저주받은 섬의 기슭을 때리는 파도처럼 움직였다. 그러다 갑자기 동작을 멈추고, 한 손으로 힘차게 심벌즈의 강한 악센트를 던진 뒤, 곧 다시 물결의 리듬을 따라 몸을 흔들었다.
모든 것은 결국 무겁고 음울한 음악을 위한 연출이었다.
물론 교향악단의 연주 프로그램에는 어떤 작품도 배제될 수 없지만, 페스티벌의 한 저녁을 위한 곡으로 이 교향시를 선택한 점은 다소 의문을 남긴다.
비록 메켈레와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헌신에는 전혀 흠잡을 데 없었지만, 청중은 이 해석에 대해 조용하고, 어쩌면 당황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처음에는 공연장에서 눈에 띄게 많은 아시아 관객의 비율에 놀라게 되지만, 곧 그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2022년, 불과 18세의 나이에 권위 있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로 그의 동포들에게는 이미 상징적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콩쿠르의 역대 수상자들을 떠올려 보자. 라두 루푸, 크리스티나 오르티즈, 크리스티안 차카리아스, 알렉산더 토라제, 베아트리체 라나 같은 인물들인데, 이들 모두는 임윤찬이 왕관을 썼던 나이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았다.
열기는 대단해서, 임윤찬이 한 음을 치기도 전에 이미 긴 박수 갈채가 그를 맞이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4번, 사단조, 작품번호 40을 선택했는데, 이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다.
복잡한 리듬, 거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주제 동기의 부재, 피아노적인 표현의 여백이 부족한 이 곡은, 오케스트라와 독주자가 끊임없이 대립하는 음악적 패치워크를 이룬다.
실제로 1악장 전체에서 임윤찬과 클라우스 메켈레는 서로를 탐색하는 듯 보였다. 의도는 있고, 음도 있다. 하지만 불꽃은 있어도 불길은 없다.
그러나 2악장에서 주제가 장엄하게 전개되면서, 임윤찬의 피아노가 갑자기 영감을 얻은 듯 살아나고, 이 순간 비로소 피아니스트와 메켈레가 이끄는 오케스트라가 진정한 공명을 이루었다.
그때부터 음악은 루틴이나 단순한 테크닉을 넘어 다시 본연의 힘을 발휘했다.
비록 이 협주곡의 분위기가 라흐마니노프의 다른 피아노 협주곡들에 비해 여전히 심하게 건조하고 삭막하지만, 여기서 발산되는 음악적 강도는 청중을 사로잡았다.
3악장에서는 독주자와 오케스트라, 그리고 무엇보다 지휘자에게 요구되는 놀라운 기교가 드러난다.
지옥 같은 속도로 진행되는 Allegro vivace 속에서도, 피아노의 패시지와 화음이 오케스트라가 던지는 음과 완벽하게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베르비에 무대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연주 기술과 오케스트라 기량의 시범이었다.
청중의 폭발적인 환호를 보면, 이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이날의 승자가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 젊은이는 아직, 우리의 눈앞에서 과거 유자 왕이 이 무대에 처음 등장했을 때 보여주었던 화려함, 카리스마, 따스함, 감정, 해석적 천재성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다.
그리고 앙코르로 연주한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의 〈가장 아름다운 밤(Die schönste Nacht)〉 역시 그러한 판단을 바꾸어 놓을 만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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