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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AU> The Child Run #스노우딘편 #1

일상일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4.13 19:09:06
조회 1808 추천 50 댓글 11
														

The Child Run


제 2 부


스노우딘 편



#1


 "와! 눈이야! 해골빠가지! 이것 봐! 눈!"


 어느샌가 눈을 뜬 인간의 아이가 다리를 버둥거리며 난리법석을 피웠다. 백골의 등에 업힌 아이는 그의 뒤통수를 마구 두드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백골이 아이를 내려놓자 그녀는 땅에 발이 닿기가 무섭게 눈밭으로 달려갔다. 그녀의 발자국이 도화지 같은 설원 위에 총총히 새겨진다. 어린아이에게 눈은 더할 나위 없는 장난감인 걸까? 인간의 아이는 지칠 줄도 모르고 발자국으로 무언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았다. 땅딸막한 백골은 그 모습을 가만히 서서 지켜보았다.


 이제 어떻게 한담. 샌즈는 있지도 않은 콧잔등이 욱신거리는 것 같았다. 길 저편에 나무로 된 문이 보였다. 샌즈에게는 눈에 익은 구조물이었다. 그것은 지하가 아직 평화로웠던 시절에 그의 둘도 없는 동생 파피루스가 만든 것이었다. 높이가 높고 엉성항 모양새의 나무 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손이 닿지 않아 천천히 썩어가고 있었다. 저것이 보이면 초소까지는 금방이다. 그들은 드디어 괴물들의 사회에 발을 들이게 되는 것이다. 샌즈는 다른 괴물들이 프리스크를 보았을 때 내비칠 반응을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처음에 자신이 그랬던 것 처럼 그녀의 영혼을 수확하기 위해 덤벼들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파피루스에게


 퍽, 하고 샌즈의 얼굴 위에 차갑고 하얀 것이 터졌다. 프리스크가 자그마한 눈뭉치를 던진 것이다.


 "해골빠가지! 같이 놀자!"

 "크…… '뼛골'이 다 떨리는구만."


 샌즈가 얼굴에 묻은 눈을 털어내자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손을 흔드는 프리스크가 보였다. 눈싸움이라. 파피루스와 스노우딘에 처음 왔을 때는 곧잘 하고는 했었다. 샌즈는 씨익 한 번 웃어주고 눈을 모아서 작은 돌맹이만한 눈뭉치를 만들었다. 아이도 지지 않고 계속해서 눈뭉치를 만들어 던졌다. 샌즈는 그것들을 모조리 피했지만 그녀는 마냥 즐거워 보였다.


 "그거 아니 꼬마야? 나한테는 동생이 하나 있는데……."

 "어?"


 아이의 눈 앞에서 백골이 사라졌다. 프리스크는 당황하여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좌우를 아무리 살펴봐도 샌즈는 보이질 않았다. "해골빠가지!" 아이가 큰 소리로 불렀지만 그래도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점점 아이의 얼굴에 두려움이 퍼지기 시작했다. 혹시 자신을 버리고 간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해골빠가지! 어, 어디갔어? 해골빠가… 히익!"


 프리스크는 거기까지 말하다가 까무러치는 소리를 내면서 눈밭 위를 굴렀다. "heh. 깜짝 놀랐지?" 샌즈는 그녀의 뒤에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서있었다. 샌즈가 뒤에서 옷 속에 눈뭉치릴 넣은 것이다. 아이는 눈뭉치를 빼내기 위해 버둥거렸지만 눈밭 위에서 그럴수록 오히려 눈이 더 들어갈 뿐이었다. 


 "내 동생이 나를 이긴 적은 한 번도 없어."


 샌즈는 키득거렸다. 이건 그가 동생에게 곧 잘 써먹던 방법이었다. 물론, 그의 동생은 키가 커서 등이 아니라 엉덩이에 넣어주었다. 이것에 당하면 파피루스는 눈이 다 녹을 때 까지 정신없이 뛰어다니고는 했다. 그것을 지켜보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다고 샌즈는 생각했다.


 머리가 좋은 프리스크는 파피루스처럼 다 녹을 때까지 구르는 짓은 하지 않았다. 곧 일어나서 눈을 털어내고 작은 손으로 샌즈를 찰싹 때렸다. 마구 뒹구는 바람에 머리에 쓰고있던 화관에도 눈이 잔뜩 묻어있었다. 샌즈는 그것을 대신 털어 주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샌즈의 손을 피했고 자신이 직접 눈을 털어냈다.


 "해골빠가지 미워!"

 "heh, 미안. 옛날 생각이 나서 그만."


 콜록! 아이가 씩씩거리며 돌아서는 것과 동시에 기침 소리가 났다. 킁킁, 코맹맹이 소리는 덤이다. 오, 이런. 생각해 보면 프리스크는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사이즈가 커서 몰랐지만, 옷 자체도 그렇게 따뜻해 보이지 않았다. 샌즈는 급하게 자신의 재킷을 벗어 그녀의 작은 몸이 걸쳐주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조금이긴 해도 콧물이 나고 있었다.


 "괜찮아! 더 놀 수 있어! 콜록!" 프리스크가 조금의 설득력도 없는 기침소리와 함께 도망가려고 했지만 샌즈는 단호하게 그녀를 붙잡았다.


 "전혀 괜찮지 않잖아."

 "눈사람! 눈사람 만들래! 콜록콜록!"

 "때 써도 안 돼. 눈사람을 만들다가 네가 눈사람이 될거라고."


 눈 때문에 프리스크가 입고 있던 옷이 완전히 젖어있었다. 어딘가 몸을 녹일 곳이 필요했다. 문득 샌즈의 뇌리에 문 건너편에 있는 초소가 스쳤다. 그곳이라면 일단 바람은 피할 수 있고, 불을 피울 수 있다면 몸도 녹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하는 곳이기에 더욱 괜찮다고 생각했다. 샌즈는 설원을 향해 안간힘을 쓰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문을 지났다.


 초소는 숲 언저리에 있었다. 근처에 있는 것이라고는 작은 가로등 하나 뿐인 곳이다. 이곳이라면 괴물들도 잘 오지 않는다. 샌즈는 바람이 들지 않는 초소 안쪽으로 프리스크를 밀어넣고 자신의 라이터를 꺼냈다. 마땅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자신이 핫도그를 먹고 버린 포장지가 사물함에 잔뜩 들어있었다. 그는 포장지를 모아서 초소 중앙에 작은 모닥불을 만들었다. 몸을 녹일 정도는 될 것이다.


 그 때, 마을 쪽에서 사슬이 철그렁 거리는 것만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괴물들이 사는 지하에서 샌즈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귀에 익은 소리. 샌즈는 소름이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타이밍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샌즈는 프리스크에게 말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초소 더 깊숙히 밀어 넣었다. 모닥불이 신경쓰였지만 급하게 꺼봐야 흔적이 남을 것이다. 프리스크가 눈치껏 입고 있던 재킷을 돌려주었다. 샌즈는 말 없이 엄지만 올려 보여주었다.


 이윽고 숲 너머에서 그의 형제, 파피루스가 나타났다.


 "샌즈 형! 왜 여기 있는 거야?"

 "무슨 일이야 팝? 혹시 내가 보고 싶어서 온 거야?"


 샌즈가 실실 웃으며 말했지만 그의 형제는 잔뜩 성을 내며 다가왔다. 걸을 때 마다 철이 부딪히는 특유의 소리가 났다. 투박하지만 가벼운 철갑을 두르고 있는 것은 어제와 같았지만, 오늘은 한 손에 길다란 골봉을 들고 있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형! 벌써 점심이 한참 지났다구! 세상 어떤 사람이 보초를 20시간 가까이 서겠어! 걱정되는게 당연하잖아!"

 "heh.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에? 세상에나! 보초를 서는데 불까지 편거야? 형은 초소 지키는 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어!"

 "그렇게 서두르지마. 난 아직 괜찮아. 사실 밤새 잤으니까."

 "보초를 서는데 자면 어떻게 해! 지금 지하의 치안이 어떤지 아냐구! 우리가 힘내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해질 거야!"


 파피루스는 봉과 발로 바닥을 치며 답답함을 표현했다. 물론 샌즈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파피루스의 일장연설을 듣고 있으니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었다. 파피루스는 또 강연을 시작할 뻔 했지만, 곧 뭔가가 생각난듯 급하게 말을 바꿨다.


 "하여간 그게 문제가 아니야! 지금 아주 큰일이 났다고!"

 "큰일이라니? 혹시 화장실에 가고 싶은 거야?"

 "정말로! 지금 시덥잖은 농담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파피루스는 초소에 바싹 다가와 샌즈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샌즈는 혹시 프리스크가 보일까 걱정이 태산이었다. 하지만 파피루스의 말을 들은 샌즈는 정말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다인 대장한테 들은 얘긴데, 지금 지하에 7번째 인간이 들어왔다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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