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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서, 키스

뫼르달(61.78) 2017.09.21 18:28:01
조회 719 추천 6 댓글 4


1

 버려졌음을 직감한 후에 잠시 망설였다가 이내 화를 냈다. 욕을 하고 담배를 피웠다. 꼴도 보기 싫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오래 가지는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달라진 것은 딱히 없었다. 당이 조금 떨어진 듯도 하고.


분노;

의외로 무척이나 달콤한 알사탕

주의, 깨물어 먹다가는 이가 상해요 돌돌 굴려서 먹어요

뒷맛이 남아서 저녁식탁엔 손도 안 가데



2

 그날은 온종일 밥을 굶었다. 한참 뒤척이다 잠들었고 일어난 후에는 배가 고팠다. 꼬르륵, 웃음이 나왔다.

책이나 영화 속 주인공들은 잘도 굶던데, 고독만 오독오독 씹으면서 잘만 버티던데. 고작 하루만에 배가 고팠다.

그래, 뭐 굶어 죽으려던 것도 아니었잖아. 뭐라도 먹어야지.

 헤어지던 날에 잠시 망설였던 것이 떠올랐다. 결국 이렇게 될 줄을 알았던 걸까. 아무 소용 없다는 것.

니 얼굴이 자주 떠오른다. 밥을 꼭꼭 씹으며 조용히 중얼거린다. 혼자 밥을 먹다보니 조금 허전해서.

역시 밥을 며칠 굶는다거나 마구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어. 바보같다고? 그럼 너는 그때 왜 울었는데. 뭐? 내가 언제 울었다고 그래?

밥알을 으깨고 으깨다보면 달콤함이 침에 섞여든다. 음식을 씹을 때 혀가 얼마나 열심히 춤을 추는지 알아?


 

 그냥. 혼자 추는 춤이 너무 적적하고, 어떻게든 먹고 살려고, 그런 식상한 말들이 심심하기도 해서.

수저를 내려놓고 잠시 먹먹한 기분이 되었다. 입속에서는 어금니와 혀가 열심히 밥알을 으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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