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기대 이상의 스토리를 보여준 두 사람에게 먼저 감사를 표할게
사실 저번 1차대회때도 실감했지만 아마추어에게 무언갈 바라는건 사치라는 생각이 있었고, 무엇보다 의욕이 없다는게 이번 대회를 여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상금을 걸고 대회를 취소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메일함을 볼때마다 고민해본 것도 사실이다
나는 자선사업가도 아니라서 여기에 마음에도 들지않는 단편작으로 돈을 기부하겠다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 분량이 많다고 하는데 나로선 20페이지에서 30페이지 분량을 3에서 5만원 사이로 구매하는거라고 생각하면 이것도 사치라고 생각할 수있지 않을까
그래도 메일이 온 두 작품이 기대보다는 훨씬 나은 수준이어서 안도했어
대회 후기는 이쯤해두고 심사로 넘어가자
민물고등어-무제
판타지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짧은 스토리임에도 강한 공감대와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읽어보면 어느 전개의 도입부같은 느낌을 받는데 이 분량에서 이런 스토리를 시작한건 모험이지만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세계관은 사냥꾼과 나무꾼이 천대받는다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진한 라이트노벨의 향기가 났다. 이건 내가 비슷한 소설을 읽어서 그렇게 느꼈을 것이고 다른 세계관을 그대로 배낀건 아닌듯해서 문제삼지 않았다. 주요 스토리는 왕도스토리로 보이는데 누나라는 캐릭터만큼은 팬이 될만큼 매력적이었다. 이 이야기의 강점을 나는 이 누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벙어리여야 했을까'라는 불만은 있다.
사족으로 내가 편집국이라면 이 여자는 절대 안죽였다. 차라리 헤어지게 만들었지. 이건 내 생각이니까 점수에는 반영안된다.
특히 심리묘사에선 상황만으로 주인공의 심리를 알 수있게 서술해놨다던가 움직임과 묘사만으로 인물관계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게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그렇다고해도 묘사에 특별히 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내용을 전달한다는 면에선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휘면에서 단순하다. 이 점은 마이너스 요인이 되었다.
이상했던건 폭포 장면인데 떨어지는 두 인물에게 화살을 쏜다면 활시위를 아래로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만약 아래로 했었다면 하늘을 수놓는 유성우보단 벌집같아보일거라는게 내 생각인데. 그리고 만약 등뒤에 화살을 맞았다면 주인공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본인이 방패로 세운건데 말이야. 이 부분은 확실히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뭐 이런 저런 의문은 제쳐두고 연출과 묘사면에서 약간의 감점을 제외하고 내용전개에는 플러스를 기타 요인에선 마이너스 점수를 줬다.
다만 연출에 있어선 짧은 스토리기에 복선구조는 참작했고
그래도 짧은 스토리에서 보여줄만한건 대부분 보여줬다.
수고했고 점수는
스토리(+소재) 0.7
문장(문법) 0.5
연출(구성) 0.5
총 1.7점이 된다.
다음은
종근당 - 쿠조 카렌
도입부는 영미권의 고전문학과 비슷한 형태를 가졌다 전개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쿠조 카렌과 주인공이 만나면서 시작되는 지극히 주인공 시점의 서술의 연속이다. 쿠죠 카렌을 통해 작가의 생각-작가의 생각이라기보단 작가 본인이 감탄한 지혜와 지식들-을 고대 위인들의 생각을 인용해서 나타내고 주인공은 그녀를 서술한다. 쿠죠 카렌의 정신 세계는 그녀의 특이한 능력인 영원한 기억에서 정의된다. 한번 본 것을 영원히 기억한다는 능력은 예시로 그녀가 생각한 언어학이 일반적으로 비효율적임에도 필연성을 띄게 만든다.주인공은 엘리트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그의 아버지의 죽음에도 무감각할정도로 이성적인 인간이지만 카렌에는 특이한 애착을 보이고 그녀의 죽음을 두려워한다. 드러나진 않았지만 그가 그녀의 죽음을 기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악영향을 줄 수있다는 점을 두려워했고,이것은 아주 비싼 드레스를 억지로 입고있는 시녀와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어쨌든 특이한 성격도 아닌 그를 쿠죠 카렌이 좋아하게 됐다는 것은 믿을 수없는 일이지만 마지막에 그녀는 그에게 고백한다.하지만 그녀가 데미안을 남기지 않은 점에서 이 모든 소설이 쿠죠 카렌이라는 인물을 생각하는 그의 망상에서 비롯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의심하게 만든다.
읽으면서 나는 영미권의 글들을 읽었을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고전문학을 답습한 일반문학과 닮았다. 소설의 흐름은 일관되고 수준높았지만 이 소설을 읽을 독자층을 생각해보면 지나친 지적유희는 독이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만약 지적 유희로 보여지지 않고 싶다면 먼저 그 지식을 그대로 인용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완전히 깨우치고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나타낼 수있어야 함을 알려주고싶다.
점수는 스토리(+소재) 0.5
문장(문법) 0.7
연출(구성) 0.7
총 1.9점이 된다.
다음은 리즐링의 심사평
요플레:
소재 6/10: 소재도, 전개도 자연스러웠지만 전형적이었다. 장애가 있는 친인 때문에 배척당하는 주인공도, 주인공이 친인의 죽음을 겪는 과정도 모두 지나치게 무난했다.
2000년대 판타지/무협 소설 10편의 도입부를 보면 1-2편은 비슷한 소재와 전개를 보여주지 않을까.
클리셰도 써먹기에 따라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엽편이라는 제한된 형식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버로드'에서는 등장 인물이 친인의 죽음을 겪는 클리셰를 주인공의 힘을 드러내는 장치로 이용하였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소재를 비전형적인 전개로 이어간 예라고 하겠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왤케 다들 여주로 장애인을 좋아할까??
문장 7/10: 원래 6점을 줬는데, 집에 와서 다시 읽어보니 생각보다 문장이 예뻐서 1점을 더 줬다.
일단 글이 쉽게 읽힌다. 이건 다른 모든 글에서도 미덕이지만 장르문학에서는 특히 큰 플러스 요소다.
누나가 죽는 후반부의 문장은 갬성이 충만한 상태로 썼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양판소 라노베에서 모두 먹힐 만한 갬성을 가진 문장이다.
조금 더 연습하면 팔아먹을 가능성이 있는 문장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물론 양판시장에서 문장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지만...
연출 7/10: 전개가 자연스러웠다는 얘기는 연출 역시 크게 문제삼을 곳이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사건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느낌이 강하지만 이 글을 장편의 도입부로 보면 이해할 수 있었다.
도합 2.0
종근당:
소재 8/10: 테드 창의 사변적 sf 엽편이 떠오르는 매력적인 소재였다.
일견 지나치게 현학적인 소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따지고 보면 결국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중 시간에 대한 인식은 멀리는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나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에서부터 애갤러 가까이로는 '슈타인즈 게이트'에서 하이데거를 인용하였듯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소재이며, 공간에 대한 인식 역시 '나는 내 주변의 사물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되었다.
평가와 별도로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역시 세카이계를 좋아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 5/10: 수정본에서도 어법이 어색한 문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그러나 그녀 또한 섬의 하층부류에서 자란, 특히 이주민이자 외지인으로 자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라는 문장은 '섬의 하층부류에서 자란' 과 이어지는 '특히 이주민이자 외지인으로 자랐다는'이 호응되지 않는다.
'베트남전 출전에서의 혁혁한 공로'에서 보이는 '베트남전 출전'이나 '경이롭다는 사실에 솔직하게 경탄을 금치 못하고' 에서의 '경이롭다는 사실'과 '경탄'과 같이 의미가 중복되는 단어를 사용한 경우도 간혹 확인할 수 있었다.
연출 6/10: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시도였겠으나 name dropping이 너무 많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 수많은 영미소설들, 시집들의 원서와 가장 힘들어 했던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 철학사> 1권이 들어있었다.'에서, '수많은 영미소설'이라고 쓴다면 앞의 책 제목들은 언급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책 제목을 언급해야만 한다면 수많은 영미소설이라는 말은 중언부언이다.
이렇게 작가들과 철학자들의 이름을 끊임없이 언급하는 것은 글의 전반적으로 현학적인 분위기에 어울리기도 하지만 엽편이라는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는 단순한 분량 늘리기로 느껴지기도 하고, 독자층 (애갤러) 을 고려할 때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카렌은 나를 향해 ‘먹물, ‘부르주아 엘리트’와 같은 모욕적인 언사를 입 밖에 내지는 않았으나, 그녀가 나를 그렇게 보았을 것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라는 초반의 문장은 후반부의 전개와 모순되는 면이 있고,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2013년' 이라고 하였으나 후반부에서는 '2014년 1월 13일', 정황상 화자와 동석한 시간에 사망하였다고 하고 있어 모순적이다.
소소한 전개상의 오류는 큰 흠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몰입에 방해가 된다.
도합 1.9
투표 결과는
로 4.0점 모두 민물고등어에게 배분됐어
최종 점수는
민물고등어 7.7/10
종근당 3.8/10
민물고등어에겐 입금이든 어떠한 형태로든 3만원이 수여될 예정이고
추가연재시 1만원을 추가입금할게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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