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게 며칠 전이라 질문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으니 양해 바래
답글 달까 하다가 애갤 종특 댓글꼰대짓 터진거 보고 어차피 곧 싸움판 나고 글삭하겠네 싶어서 답글 안 달았는데 진짜 그렇게 되버렸네...

내가 기억하는 내용이 맞다면

첫째, 질문자는 애니메이터가 아닌 제작진행이 진로목표고
둘째, 가급적이면 일본 현지로 넘어가서 일을 하고 싶어하며 이 방법을 찾고 있다

정도로 기억나는데 내 기억이 맞을까?

제작진행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촬영맨으로 근무했던 안본격 애니메이션 제작소라는 채널이 있어, 지금은 활동을 멈춘지 꽤 오래된 것 같아 이쪽 영상을 보고 경험담을 통해 어느정도는 답을 얻어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무슨 대단하신 분이 오셔서 애니 일은 이미 시작하기 전에 다 할줄 알아야 한다, 시작하기도 전부터 완성되어 있어야 한다, 기성인들보다 이미 뛰어나야 한다 이런 얘기 하면서 아사리판 났던 거 같은데 너무 상심하지 않길 바래 세상에 그런 직업이 어딨냐 신인땐 원래 아무것도 모르고 와장창 깨지면서 하는게 당연한거야 어떻게 시작하기도 전 부터 몇십년 하던 양반들보다 잘 할 수가 있어 이런건 이상적으로 아다리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우는 이야기라 걸러 들어도 되

두 질문 내용을 같이 달성할 수 있는 루트는 아래와 같아.

A.국내 대학 졸업 -> 일본 유학 -> 제작진행 취업
B.국내 대학 입학 -> 일본 대학 교환학생 -> 제작진행 취업
C.일본 대학 입학 -> 제작진행 취업
D.국내 대학 졸업 ->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제작진행 취업 -> 경력쌓고 일본 애니 제작사로 이직

네 가지 루트 중에 시간을 가장 크게 아낄 수 있는 루트는 C, B, A, D 순서야
반대로 비용을 가장 크게 아낄 수 있는 루트는 D, B, C, A 순서고

시간을 아끼면 -> 그만큼 돈이 많이 들고
돈을 아끼면 -> 그만큼 시간이 많이 들어

대략 중산층 정도 되는 가정이라면 B나 C루트 정도를 추천해 다만 B루트는 교환학생을 위해 가려는 국내 대학이 일본의 어떤 대학이랑 자매결연을 맺은 상태인지도 미리 체크 해 봐야 하고, 소수 선별제도로 운용하기 때문에 재수 없으면 발탁 안되서 못 할수도 있고...발탁 되려면 당연히 대학 안에서 성적이 우수해야겠지...?
더 안좋은 경우는 이게 꼭 매년 한다는 보장은 없는 제도라 진짜 운 없으면 그냥 교환학생 코스 자체를 안 돌리는 몇 년 텀에 걸려서 아무 관계 없이 졸업하게 될 가능성도 있어 근데 그건 점쟁이만 예지할 수 있는 거니까 그냥 불안요소가 있다 정도로만 인지하고 선택은 스스로 하면 되


네 루트 모두 기본전제는 일단 일어는 당연히 잘 해야겠지? 일본에서 일하려는 입장에서 일어 꼭 잘 해야 되냐 하고 묻는건 너무 웃긴 얘기라
그냥 상식적으로 잘 해야 한다는 건 깔고간다고 미리 답변할께, JPT같은 자격증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꼭 1급 따 두고.

특히 제작진행이라면 당연히 잘 해야 해 업무 특성상 애니메이션 업종 중에 소통능력이 가장 중요한게 제작진행이거든
얼굴에 철판도 좀 깔 줄 알아야 하고, 답답한 일 있어도 가능하면 웃는 얼굴 유지하면서 감정 컨트롤도 할 줄 알아야 해
애니메이터들은 동화실이든 원화실이든 어쨌든 어딘가에 틀어박혀서 일 하니까 작업물만 잘 나오면 소통능력 별로 없어도 되고
촬영맨들도 촬영실 틀어박혀서 하루 종일 편집 프로그램만 만지니까 소통 능력 크게 중요하지 않아

그런데 제작진행은 그렇지 않아 애니메이션 제작 공정의 써멀 구리스 같은 역할이라고 보면 되
이름 그대로 제작 진행을 돕는 직업이거든, 사람을 관리하는 일인데 이 관리라는 게...뭐 위에 서서 찍어 누르고 이런 식의 카리스마형으로 관리가 될거 같아?
가뜩이나 예민하고 자존심 강한 애니메이터들을 그런식으로 관리하는 건 불가능해, 그런 식으로 컨트롤 될 성향 같으면 애초에 그림을 안그렸을 거야

사회성 떨어지고 반골기질 있어야 그림 진로 타는거거든

경력이 상당히 오래 쌓여도 이건 어렵고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면
오히려 애니메이터 알력에 밀려서 나가 떨어지게 되지

오히려 아래로 들어가서 받쳐준다는 느낌으로 알랑방구 껴 대면서 사근사근 거리고 이러면서 감정적으로 친해지는 걸로 접근해서,
최대한 각 부서 사람들 자존심 상할 일 없게 여러모로 신경 써 가면서 케어 해 주듯이 관리해야 하는게 제작진행 일이야
그래서 소통능력이 중요하다고 하는거야, 어떤 양반들은 그림이나 그릴 줄 알지 말주변이 별로 없어서 자기가 하려는 말을 정상적으로 못 내뱉는 타입들도 있어

뭐 장애가 있다거나 이런 얘기가 아니라...그냥 그런 타입들이 있어 뭔가 불만이 분명히 있는데 하려는 말이 뭔지 맥락을 잘 못 잡겠는 그런 사람들이 있단 말야
잘 새겨듣고 하려는 말이 뭔지 잘 파악 해야 해


처음부터 완벽해야 할 필요도, 잘 해야 할 필요도 당연히 없어 시작하고 나서 나아져 가면 되는거야

애니 일하는데 학력 필요 없다는데 왜 대학 루트가 나오느냐?
그건 비자 문제 때문이야 고졸로 비자따는거 정말 말도 안되게 어렵거든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이 실무에 도움이되기 때문에 간다라는 느낌보단, 대졸 학위가 있어야 해외로 나갈 수 있으니까 가는거다 라는 관점에 가까운데
그렇다고 기왕 대학 다니는거 허송세월 보내기만 하진 말고 기왕 다니는거 열심히 해서 성적관리도 하는 쪽이 결과적으론 더 좋게 보여진다 이런 얘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