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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문학]나타의 심리 테스트(中)

나타가나타났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1.18 21:29:21
조회 1258 추천 25 댓글 6

"그림 그리기?"

"그래. 주제는 딱히 없어. 그냥, 네가 생각하는 걸 그리면 돼"

슬비는 종이와 펜을 건넸다. 그것을 받아들자, 나타는 오세린이 떠올랐다. 과거, 메피스토 타입과의 전투 후. 적에 대한 사진을 남기지 못 해, 그림으로 대신했는데 오세린이 워낙 그림을 못 그려서 나타가 대신 그려주었다


오세린은 나타의 그림을 좋아했다. 그가 뭐든 좋으니까 그림을 하나씩 그려올 때마다 삶은 달걀 하나씩 주겠다는 약속도 했었다. 지금 이 램스키퍼에는 오세린이 없어서, 그 삶은 달걀을 먹을 수 없지만


"그림을 그려주면, 뭘 해줄 건데?"

"으음...유니온의 전투식량을 줄게"


"좋아. 까짓거 해주지"

늑대개 팀의 맛대가리라고는 하나도 없는 전투식량과 매우 대조되는 유니온의 전투식량을 떠올리며 나타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펜을 잡았다


맨 처음 그리는 건 역시『새』. 나타의 조각품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나타에게 있어서 '새'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 여전히 개목걸이에 묶여있는 나타와는 크게 대조된다. 게다가, 인간은 새와 달리 하늘을 날아다닐 수 없다. 비행기나 행글라이더 같은 도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무거운 중력의 족쇄를 이겨내지 못 한다


그 다음은『개목걸이』. 지금도 나타의 목에 채워져 있는 초커는 여전히 나타의 심리에 트라우마로서 깊게 새겨져 있다. 이 개목걸이를 이용한 고문을 3년 이상 당했었다. 게다가 죽기 전에는, 풀 방법조차 없다는, 정말 답이 없는 이 개목걸이는, 언젠가 나타 스스로의 힘으로 풀어버려야 할 족쇄. 이것을 끊지 못 하면, 정말 제대로 된 자유를 찾는다고 할 수 없다


『고독한 늑대개』. 나타가 바라는 자유는 모든 것을 넘어서 홀로 오롯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시궁창스러운 과거와 연결되는 늑대개 팀은 그에게 있어 애증의 존재다. 그는 처리부대 늑대개 팀에 얽매여 있는 것을 질색했지만,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꺼려했다. 체념의 사슬이라고 할까. 어린시절부터 사슬에 묶여있던 코끼리가 다 커서도, 그걸 끊고 벗어나지 못 하는 것처럼. 아무리 자유를 외쳐도, 본능적으로 나타는 자유를 손에 넣은 이후의 세계를 두려워하고 있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생물이니까


『검은양 6마리』. 나타는 가끔씩 자신이 속해있는 늑대개와 검은양을 비교해보곤 한다. 하늘과 땅 차이다. 방향성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은근한 동경심이 깔려있다.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반드시 옆에 있어주는 어른. 상냥한 어른. 사이좋은 친구들. 화목한 가족의 모습. 나타가 바라던, '평범한 인간관계'. 자기 파괴적인 수준으로, 사람과의 관계에 집착하는 나타가 3년 넘게 자신을 괴롭혔던 트레이너에게 여전히 정을 떼지 못 하는 건 그런 이유다. 주변에 정을 줄 수 있는 인간이 트레이너 밖에 없었으니까. 만약 조금만 사정이 달랐다면, 나타는 트레이너를 그 누구보다도 증오하며, 자신의 손으로 반드시 죽였을 것이다


이후로도 여러개 그려나간다.『포장마차』,『편의점』,『학교』,『오토바이』,『공항』등 지금까지 나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쳐왔던 일들의 잔해와도 같은 흔적


그림을 다 그린 후, 나타는 어쩐지 탈력감을 느꼈다


*


"이게...사부가 그린 것들이구나"

유리가 나타의 그림들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객관적인 시점으로 봐도 잘 그린 그림들이다. 하지만, 이 그림들은 평범한 그림들이 아닌 나타의 심리를 나타낸 그림들이다. 슬비가 나타의 심리를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검은양, 늑대개 팀 그리고 쇼그가 모여서 일일히 보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을 나는 새......나타 녀석, 여전히 자신은 자유와는 거리가 멀다고 여기는 걸까......이 그림 하나만 유독 힘이 잔뜩 들어가 있어"

세하가 씁쓸하게 중얼거리자, 트레이너가 대답했다


"가끔씩 나타가 조각하는 새들은, 피험체 13번으로 불리던 시절의 흔적이다. 그곳에서 사귄 친구가 '새'와 '자유의지'에 대해서 가르쳐주었다고 하더군"

"그 친구는 어떻게 되었지...?"


일말의 불안감을 느낀 제이가 묻자, 트레이너는 무거운 중저음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타가 죽였다"

"......"


김유정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다른 그림을 하나 주워들었다


"학교, 네요...나타도 사실 학교에 가고 싶어하는 것 아닐까요?"

"자세히 보면, 학교는 정말로 큰데, 사람으로 추정되는 이 검은 그림자는 매우 작아요...나타는, 은근히 자기가 학교에 다니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이전에, 우정미라는 여학생이 벌처스의 사장님이신 김가면 씨에게 제안했던 적이 있었지. 나타도 학교에 다니게 해달라고 말이야"

"정미정미가요?! 그래서 어떻게 됬나요?!"

"무시당했다. 김가면 씨가 잘리고, 강남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한 사람이었던 여자가 사장의 자리에 올라서 반장난 삼아 나타의 초커를 작동시켰지"


"......"

이번에는 미스틸의 차례였다


"이 포장마차...소영 누나의 포장마차 여우네가 떠오르지 않아요? 늑대개 팀은, 우리 검은양 팀이 지나쳤던 곳을 다 따라서 왔다고 하니까, 분명 상냥한 소영 누나와도 만났을──"

"그 여자에게 스스로 처리부대라는 것을 밝히기 까지 했었지. 그리고 무슨 말을 들었는지, A+급의 차원종 키텐을 상대로 폭사하라는 명령까지 들었으면서도 전의를 되찾아, 목숨을 걸고 싸워 이겨서 바로 그 여자를 찾았으나...기억이 소거당해 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군. 목이 찢어질 것처럼, 길게 이어지던 나타의 절규가"


"......"

편의점은 석봉이가 다니는 구로의 편의점. 말할 것도 없었다. 그도 기억소거를 당했다


오토바이는 헥사부사, 공항은 램스키퍼 기타등등 이것저것 따져가던 그들은 마지막 그림인 '고독한 늑대개'를 보았다


새까만 어둠을 배경으로 하는 곳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하얀 늑대. 그냥 하얀 종이와 검은색 펜으로 낼 수 있는 색은 그것 뿐이기 때문에 이런 그림이 나온 거겠지만


"사부는...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걸까?"

유리의 서글픈 목소리에, 함교 내부가 침묵에 내려앉았다. 나타의 정신 상태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심각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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