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영국 신사라고 하면 정장과 중절모 차림에 기품있게 귀부인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사실 모든 영국 신사들이 '귀부인'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1889년 전신 배달원이었던 15살의 소년이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는데

그 소년의 품속에는 14실링이라는 거액이 들어있었다(당시 한달 정도는 일해야 벌 수 있던 돈)

경찰: ??? 너이새끼 돈 어디서 훔쳤어?

소년: 훔친거아닌데요 ㅠㅠㅠㅠ

경찰: 진실의 방으로~

소년: 훔친거아니라고요!!! 아조씨들한테 몸팔고 찰스 해몬드라는 사람한테 받았어요!!!

경찰: ..... 응? 도덕적이고 금욕적이며 윤리적인 대영제국에서 사내새끼들이 소년을 물고빨았다고?

소년: 저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애들도 몸팔고 손님들도 많았는데엽ㅎ 클리블랜드 거리 19번지에서요

당시 영국 형법 11조에 의해 남성간 성관계는 최대 징역 2년 선고가 가능한 범죄

**나중에 유명 작가 오스카 와일드도 이걸로 걸려서 중노동+징역생활함..

경찰: 호모새끼들 잡아족칠시간이군

그 소년의 입에서 나온 관련자들의 진술을 모두 확보한 경찰은 근거지를 습격

해몬드는 토끼고 대신 공범자 뉴러브를 붙잡아온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일상적인 동성애 사건으로 관련자들 처벌하고 마무리지어야했겟지만..

뉴러브에게서 쏟아져나오는 '고객님'들이 대박이었던것이다

아서 서머셋 경(뷰포트 공작)

헨리 피츠로이(유스톤 백작)

그 외 이런저런 높으신 분들+듣보잡

진짜 대박은 아서 서머셋 경 입에서 나왔는데.

당시 영국 왕세자(웨일스공)의 시종무관이기도 했던 그가 말한 또다른 고갱님은

알버트 빅터

(클래런스와 애번데일 공작,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 후일 에드워드 6세의 장남=영국 차차기 국왕)

여러 높으신 분들에 연이어 최고조넘 왕실까지 끼어들자...난감해진 영국 정부..

고갱님 일부는 해외로 튀고 일부는 체포/기소중지되는 미심쩍은 상황 속에서

(예를들면 앞의 서머셋 공작은 대법관이 나서서 기소중지시킨 틈을 타서 프랑스로 망명

피츠로이 백작은 여러 증언에도 불구하고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결국 힘없는 평민신분 관련자들만 유죄로 깜빵생활하러가게 된다

이것이 1889년의 클리블랜드 거리 스캔들(Cleveland Street Scandal)이다

영국 왕위계승자에 주요 공작,백작까지 휘말려서 당대 사회에 꽤나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여담으로, 알버트 빅터 왕세손은 1892년에 죽어서 왕위계승은 하지 못했다

(사실 에드워드 2세처럼 대놓고 게이였던 영국 국왕도 있었고

전세계 군주 중에 게이 성향 있었던 사람이 없던것도 아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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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그렇지만 영국 상류층이 동성애에 휘말린 사건은 이게 끝이 아니었고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면

1970년대 자유당 대표이자 차기 총리로도 유력했던 제러미 소프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도록 옛 동성연인을 청부살해하려 했다는 스캔들로 정치경력이 끝장나고

이후 Very English Scandal이라는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적이 있다..

그리고 1998년에는

웨일스장관 론 데이비스

상공부장관 피터 멘델슨

문화장관 크리스 스미스

농무장관 닉 브라운

토니 블레어 내각 장관 17명 중 4명이나 게이라는게 밝혀져서 대충격을 주었다

소름;;;;;;;;;;;;;;;;;;;;;;;;;;;;;;;;;;;;;;;;;;;;;;;

그렇지만 백작님,공작님,왕세손님,장관님,의원님 가리지 않고 모두 남자를 좋아할 수 있답니다

이 글을 읽고 우리 모두 동성애에 대해 조금 더 포용적인 생각을 가져보도록 해요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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